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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가 고양이별로 떠난지 벌써 2년이 다되어가요
게시물ID : animal_174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_-y
추천 : 6
조회수 : 43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23 16:03:35
글이 뒤죽박죽이 될것같아요
 
한 3년전 쯤 글을 올린적이 있어요
시청에 상자째로 버려진 작은 고양이를 두마리 키우게될것같다고 조언을 청했던 글이었어요
 
치즈와 초코가 함께한 후 너무 행복했고 위로를 많이 받았었는데. 저는 해준게 없는것같아요
치즈는 태어난지 2년도 못돼서 황달로 떠났어요
 
그리고 한참후에서야 최근에서야 인터넷을 하다가
고양이들의 대표 불치병인 '복막염'의 증상중 하나가 황달이라는 글을 보게됐어요
 
제가 타지에서 자취했을때
치즈는 요도염으로 이불, 바닥에 쉬야를 하고 다녔어요
 
퇴근하면 매일,매일,매일 이불빨래부터 해야됐어요
매트리스에는 방수커버를 덮어놓아야했고 매일 바꿔줘야했고
매주 병원에 가면 기본 10만원은 훌쩍 넘겼어요
 
한번은 너무 서럽고 돈도없고 피곤해죽겠는데 이불빨래를 하는 내 꼴이 우습고 치즈가 원망스러워서
현관문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빌라였어요. 2층이라서 도망가기도 쉬웠어요
내쫓은 직후에는 '차라리 이대로 도망가버렸으면.'
그런데 발끝은 현관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더라구요
3분 4분 지났을뿐인데 치즈가 너무 걱정이 됐어요
얼른 현관문을 열어보니 구석에서 도망도못가고 울지도못하고 웅크려서 벌벌 떨고있었어요
끌어안고 울었어요
 
치즈는 떠날때까지 잔병치레가 잦았어요
입원도 하고, 수액도 맞고.... 피도 뽑고...
주사기에 직접 습식캔 짜서 먹여보고......
 
설사를 종종 했어요. 그래서 장에 좋은 영양제도 먹였죠
고양이는 설사 가끔 한대서 그런줄 알았고
요도염은 병원다니면 나을줄알았어요. 고양이 성기?에 주사바늘을 꼽는데 그 순한게 물지도 발톱도 안세우고
그냥 저 바라보며 참더라구요. 정말 순했어요. 많이 아팠을텐데.
 
저는 사실 초코보다 치즈를 더 많이 사랑했어요
초코는 여자애라 그런지 조금 도도했고 무릎위에도 잘 오지않았어요
치즈는 눈만 마주쳐도 그르릉소리에 앉기만하면 무릎위에 꾸역꾸역 점프해서 올라왔고
잘때 컴퓨터할때 책볼때 항상 제 옆자리를 차지했어요
 
치즈가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했어요
일한다는 핑계, 주말에는 친구만난다는 핑계로
요도염이 거의 다 낫자 저는 신경을 거의 안썼어요. 꼼꼼히 어디가 아픈지 안돌본거죠
 
그래서 두마리를 키운다는 변명으로 치즈가 사료를 안먹는지 몰랐어요
밥을안먹으니 황달 지방간이 더 악화가 됐대요
입원을 해도 낫지를 않아요
 
눈과 발톱과 잇몸과 모든 치즈의 몸이 온몸이 노랗게 떴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밥을 먹어야 산다고 했는데.
습식캔을 억지로 목뒤로 넘기면 10번중 10번 다 토하고 발작까지 했습니다
밥먹이는일이 저는 꼭 치즈를 죽이는 행위처럼 느껴졌어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어요 저는 너무 무서웠어요
아픈 치즈를 제 몸위에 올려놓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치즈가 또 발작을 해요 온몸을 덜덜 떨면서 꼭 게임상에 캐릭터가 이동하다 렉먹은것처럼
 
너무 무섭고 겁이났어요
그래도 그걸 이겨냈어야 했는데
저는 치즈를 포기하면 안됐어요
다른 병원에 데려가보니 손을 쓸수가없대요
진찰받는 도중에도 발작을해요. 아마 많이 아플거라는 말씀에 하늘찢어져라 울었어요
 
저는 평생 후회할 선택을 햇어요
안락사를 결정했고
치즈는 죽고싶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그런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치즈는 아무리 아파도 살고싶었을지도 몰라요
 
안락사하던 날 낮에 패닉상태에 빠져 눈뜬채로 기절해있었어요
굶어죽을지 아니면 발작하다가 죽을지. 저는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안락사하러 병원에가는날 이슬비가 내렸어요
택시를 타려는데 택시가 잘잡히지 않았고
안락사 주사를 놓는시간이 보통 20분내외인데 치즈는 1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심장에 무리가 가지않도록 천천히 투여하는데 치즈가 오래 버텼다고 의사가 그러더라구요
 
잠시후 만난 치즈는.........
 
더이상은 못쓰겠어요. 죄책감이 항상 따라다녀요
너무 미안하고 보고싶고......... 내가 죽여놓고서 그리워해도 되는건지 싶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치즈만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나요
사람들은 치즈한테도 좋지않다고 이제 보내주라 하는데
저는 아직 치즈의 유골도 어떻게 못한채 방 책상에 보관하고잇어요
 
강에 뿌리면 추울까봐 가뜩이나 물도 싫어하는데
산에 뿌리면 치즈의 몸이 뿔뿔이 흩어지는것같아서
흙속에 묻으면 어두운곳에서 무서울것같아서
어떻게 못하겠어요.
 
치즈가 너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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