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스물다섯이 되는 평범한 여자사람입니다.
강아지를 좋아하고 요리를 좋아하고 자전거 타는 것을 즐깁니다.
나에게 정신분열증, 개명된 병명으로 '조현증'이 처음 찾아온 것은
열여덟살 때였습니다.
왕따를 당했습니다. 속된 말로 '은따'였죠.
왜 당했는지는 정확히는 알수없습니다.
어떤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개학 첫날부터 시작되었거든요.
좀 드센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가 개학 첫날부터 저를 싫어했습니다.
기숙사생활 내내, 학교생활 내내 24시간 반 아이들은 심심하면 제 욕을 했습니다.
제가 하도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서 비난할 것이 없자
제 일기장을 훔쳐보고 비웃기도 했죠.
그 당시만 해도 신문에 왕따 문제가 언급되기 전이라
선생님들도 그닥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반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어디를 가나 밤이나 낮이나 저를 괴롭히던 무리가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이젠 더이상 친구들이 따돌리지도 않는데.
이젠 같이 밥 먹을 친구도 많은데.
계속해서 저를 욕하고 트집잡던 그 목소리들이 들렸습니다.
그게 바로 '환청'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렸고
가족들은 그저 성격이 예민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뒤로 몇몇 사건들을 겪으면서
저는 제의지로 정신과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단 두달의 입원기간만에 환청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새해인 오늘 아침, 다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00? 걔 싸이코잖아."
"난 잘못한 거 없어. 그냥 좀 장난이 심했을 뿐이지."
................... 다시 병원에 가서 증상을 말해야겠습니다.
나는 그녀를 죽여버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