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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감상 들고 왔습니다:D
게시물ID : readers_130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정볼펜
추천 : 3
조회수 : 153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17 20:18:13
 
http://todayhumor.com/?readers_12862 
 
↑예전에 친구한테서 책을 빌렸다고 이런 글을 올렸었는데요,
감상 원하시는 분이 계시기도 하고 저도 생각 한 번 정리해볼겸 짧은 감상 들고 왔습니다.
사실 다읽은 건 좀 오래되었는데, 귀찮다 미루다가 지금 맘잡고 한번 써봅니다.
감상이라기보다는 제 생각을 두서없이 풀어낸 글에 불과할것 같지만요.
 
 
사실 처음 롤리타를 알게 된 건 목소리가 섹시한 배우를 검색하다 제레미 아이언스라는 배우가 나왔어서였어요.
아시다시피 이분께서 영화 롤리타에서 험버트 역을 맡으셨었거든요.
목소리를 들어볼 생각에 유투브 영상을 검색해봤었는데 관련 영상으로 나온 게 영화 롤리타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십대 소녀를 향한 중년 남자의 사랑 이야기라니, 소재 자체가 파격적이기도 하고 로리타의 어근이 되기도 한 소설이라니 호기심이 일었죠.
제가 학교가는데 오고 가는 시간이 약 40여 분이라, 버리는 시간 말고 유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버스에 탈때마다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롤리타도 그때 읽었고요.
제가 원래 문장이 짧고 의미가 강렬한 문체를 좋아하는데, 롤리타는 정반대의 문체라 읽는데 조금 오래걸렸어요.
추상적인 문장이 많았고 그 길이가 길었거든요. 이해를 위해 반복해서 읽을 부분이 많이 생겼어요.
다 읽고 나서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하고 생각했죠.
 
일단 저는 읽기 전에 이 글이 굉장히 미화가 짙은 글일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 막연한 사랑 있잖아요. 상대가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는 그런 사랑이요.
만약에 험버트가 롤리타에게 바치는 사랑의 종류가 그런 것이 아니면, 굉장히 불쾌한 글이 될 것 같았거든요.
작가가 험버트의 사랑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런 장치를 썼을 거라고 예상했었죠.
도덕적인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주인공들을 위해 다른 작가들이 으레 그렇게 하듯이요.
그런데 생각외로 글은 현실적이었어요. 중간중간에 자라난 롤리타의 모습에 험버트가 충격을 받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두어 번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장면은 제가 험버트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직시하게 만들었어요.
그가 아동성애자라는 사실을요.
물론 험버트가 후반에 도망쳤던 롤리타를 다시 찾아가, 다 자라난 그녀의 모습에도 여전한 감정을 내보이긴 했지만요.
하지만 저는 롤리타가 떠났기에 외려 험버트가 동경을 끌어안고 살수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도망쳐 사라졌기에, 완전히 자라지 않은 채 도망쳤기에 험버트가 그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다고요.
 
다만 다른 아동성애자들과 여타의 다름을 비견하자면, 험버트의 사랑은 강제적이되 강제적이지 않았죠.
어쩔수 없고, 어린 결정이었지언정 롤리타의 동의가 없지는 않았으니까요.
실제로 롤리타는 후의 재회에서 그를 원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죠. 다만 그와 함께 할수 없음을 분명하게 전했을 뿐.
험버트도 그녀를 강제해 다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하지 않았고요.
롤리타는 험버트에게 자신의 이상이었죠. 다 이루지 못한 꿈이기도 했고, 떠나버린 연인이었고, 제 열정을 남김없이 쏟아부은 상대였고요.
험버트가 롤리타를 데리고 도망친 상대에게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쓴 이유는 단순히 롤리타를 뺏어간 원한만이 아니라,
롤리타의 어린시절을 돌이킬 수 없다는데서 얻은 상실도 상당부분 섞여 있다고 생각해요.
롤리타를 잃음으로써 의미를 잃은 삶에, 그는 더 기대할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험버트 살인을 저지르고도 도망치려하지 않았잖아요.
그 죄를 외면하고 떠나 다른 미래를 얻을지라도, 그 삶엔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듯이요.
어쨌든 험버트는 결코 좋은 인간은 아니었죠.
자신의 이기심으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했고, 어린 아이와 관계했고, 살인도 저질렀으니까요.
다만 그는 사랑의 힘이랄 것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부정적으로 보면 사람이 사랑으로 얼마만큼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말 할 수도 있겠고
긍적적으로 보면 사랑이 사람을 파멸로 몰, 그만큼 인간을 불태우는 감정이란 걸 보여줬다고 할 수도 있겠죠.
이 소설에서 험버트의 사랑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유보했듯이, 저도 그의 인간상에 대한 평가는 미루어 두려 합니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었어요. 감상을 쓰는 지금도 글을 떠올리려니 머리가 복잡하네요.
 
사실 모래의 여자도 다 읽긴 했는데 이 작품은 책을 보며 대조해가면서 감상을 써야할것 같아 감상은 다음으로 미뤄두겠습니다.
짧게 평하자면 저는 롤리타보다는 모래의 여자가 더 재밌었어요.
소재도 특이했고, 풀어나가는 과정도 재밌었고, 결과를 알면서도 긴장감을 품게하는 글솜씨도 일품이었거든요. 결말도 흠잡을 것 없었고요.
아무튼 저는 이만 갑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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