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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남편을 청소요정으로 만드려는 나의 빅피쳐
게시물ID : wedlock_66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래예언자
추천 : 19
조회수 : 1586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7/01/25 0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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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매주 남편을 칭찬할거리를 찾아
일기처럼 남기고 있는데
우리남편은 그걸 알고 노린 건지
한동안 칭찬할 행동만 피해서 지냈음.

혹시 베오베갔던 내 글(강제선물조공)을 보고
소심한 복수를 하나 싶어서
"오빠 오늘의 유머라고 알아?" 하고 물었더니
"옛날에 신문이나 잡지에 쪼끄만하게 써있던거?"
라며 되물었다.
그래.. 얼마나 모르겠으면 
그렇게 오래된 기억을 꺼냈겠니..

여튼.
드디어 칭찬하고픈 일을 해주셔서 기념삼아 올림.




나는 토욜날 힘들게 일하고 집에 와서 쓰러져자곤
일요일에 또 힘들게 눈을 떠서 밥을 차렸다.

그리곤 설거지를 맡기고 나는 출근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설거지를 끝내곤 청소기를 들고와
이곳저곳 쑤셔대며 청소를 하는거다.
심지어 서랍장 틈새. tv장식장 뒷편 등
평소라면 근처도 가지 않았을.. 
보고도 못본 척 하는 곳들까지 청소기 쑤셔댄다.
특히 내 화장대 옆에선 유난히 오래 청소함.

그렇게....
평소엔 5분도 안 걸리는 청소기 밀기가
무려 25분 만에 끝났다.

그러더니 괜시리 화장대있는 내 앞을 얼쩡댄다.
내가 청소가 끝난 걸 아는지 확인하는 듯 했다.
그말인 즉슨..
나는 청소가 끝났다! 
시끄러운 청소기를 껐으니 
이제 칭찬해줘!!!!!!!!! 였다.

원한다면 해드리겠소.
'그래야 그대도 신이 나서 
다음에 또 청소를 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모든 단어와 찬사로 남편의 청소를 칭찬했다.


"엄훠!!!! 울옵하 청소 이제 끝났눼???????
왜이러케 힘들게 청소해쪙 오빠 팔아푸징...힝
그래도 집이 너무 깨끗해져서 
내가 다 기분이 좋네!!!!!!!!!!
내가 청소하는 거랑은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야!!
아주 지나가면 쓱 하고 미끄러지게쒀!!!!
빤딱빤딱한게 꼭 유리같아!! 
울집 바닥이 장판이 아니라 
대리석이었던 것처럼!!!!!!!!!!!!!!!!!!!
우와 우리오빠 청소실력이 
이정도였던 꼬야????????????????????" 등등


진짜 5분은 쉬지 않고 칭찬했던 것 같음.
그동안 우리남편의 입꼬리는 
곧있으면 천장을 뚫기 직전.
하지만 대놓고 좋아하지 않으려 입술을 떼진 않더라.

그렇게 길고 길었던 내 칭찬이 끝나자..
이젠 내 눈이 반짝였다. 
그래! 내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칭찬했으니
그대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표정으로
리액션을 내놔라!!였는데..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렇게 칭찬하지마!" 



오잉.. 이건 뭔 전개야.
나 뭐 잘못했니. 
이해가 안된다는 듯 왜 그러냐고 되물었더니..


"자꾸 칭찬하면 또 열심히 청소하구싶짜나....."
하면서 쏙.. 사라지는 우리남편.



귀엽다 귀여워.
칭찬 듣고 싶어서 
그새 또 청소하고싶어지다니.ㅋㅋㅋ
그래 내가 우리 남편때문에 웃는당♥
이번주도 궁디팡팡! 참 잘했어용!

이렇게 나의 빅피쳐는 또 성공했다.









-

화장대 청소한다고 비켜주느라 5분
칭찬해주느라 5분
10분이나 늦어서 허겁지겁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엔 물걸레질을 한다...

남편.. 나 가고나서 하면 안되는 거니..
이번엔 나 칭찬해줄 시간도.. 
해줄 칭찬도 다 떨어졌어......

하지만 남편은 물걸레가 끝난 다음에도 
내 앞을 얼쩡대더니 기어코 칭찬을 받아냈다. 
이번엔 10분 정도 걸렸다. 
그제서야 성에 찬 듯 웃어보였다. 
나는 결국 칭찬하느라 기빨려서 
폭풍칭찬한 걸 후회했다..




출처 출근길에 생각해보니 이 또한 남편의 빅피쳐인 것 같았다. 다신 기빨리기 싫어서 청소를 시키지 않게 하려는 남편의 빅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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