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내가 지금껏 격었던 불행 중 늘 고민하고 괴로워하다가 드디어 올게 왔구나하며 좌절한 적은 없던거 같다.
날 괴롭게한 불행들은 늘 언제나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닥쳐왔다.
만일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 고민들이 전부 근 미래에 현실로 나타난다면 아마 견디지 못해 자살이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지 말자.
벌써 수년째 곱씹는 말이지만 단 한번도 지켜지지 않았다.
지금 내 꼴은 과거 하늘이 무너지는걸 걱정한 바보와 같다.
가만히 있다가도 정말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것처럼 시커먼 감정이 몰려온다.
마음 속에 새까만하게 들어차있는 이 감정을 떼어다가 버리고 싶다.
누구에게 터놓고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그 고민의 대상들인데 누구에게 말할 수 있겠나.
날 짖누르는 이 고통이 실체 없는 허구인걸 아는데 그래도 무겁다.
난 잊어버리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