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된_ 묵혀둔 소소한 사이다에요
작년 추석때 엄마집에 갔다가 내 집에 가는
7호선 지하철 안
대림역에서 부평구청까지 쭉 ~가기만 하면 됐다.
날도 날이고 시간대도 한적하긴 했지만
완전 텅텅비진 않았고 한칸에 한두명 서 있을정도?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
뚜벅뚜벅 앉아있는 내앞으로 누군가 걸어와,
날 툭툭 침.
고개를 들어올림과 동시에 한쪽 이어폰을 빼서
눈빛으로
'뭥미?' 발사.
여기서 잠깐 부연설명.
저 나이 먹을만큼 먹었어요.
슬프지만 진짜로 ㅋㅋㅋ
근데 하고 다니는 꼬라지가 일단 화장을 안하고
옷도 그냥 티셔츠에 청바지 하나 , 잠바떼기 걸치고 다니는
스타일이라 얼핏보면 나이보다 어려보여요 ㅋㅋㅋㅋ
무튼,
나보다 진짜 많아야 10살? 솔직히 제 육감대로하면
저랑 대여섯살 정도 차이정도 보였으나
저와는 다르게 진한 메이크업에 너무 꼽슬거리는 파뫄
그리고 벨뱃 원피스, 앵글부츠......
무튼
눈빛으로 '뭥미' 를 발사하니
"학생, 내가 다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자리좀 양보해주면
안될까?"
하는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좀 황당...을 느끼고
"저 학생 아니구요, 저 나이 많구요.
저 얼마전에 다리 수술해서 저도 다리아파요"
(이거 레알임. 3월에 무릎내시경 수술했음)
그랬는데, 그랬더니
그 아줌마가(나도 아줌마임)
"하 참나.." "하..." 이런 감탄사를 엄청 크게
주위사람들 다 들으라는 식으로 막
계속 내앞에서 그러더니 막 주먹으로 자기 허벅지를 때리면서
제 앞에서 쇼를 하는거에요...
그래서 정말 어이가 없어서
웃었죠.
웃으면서 말했어요.
"저기요, 제 앞에서 이러지 마시구요.
무릎이 아프시면 그런 힐은 신고 다니지 마세요
전 다리가 아파서 운동화 신고 다녀요."
보란듯이 저도 큰소리로 말했어요.
곳곳에서 '피식'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사실 자리 양보받기엔 너무 젊었구요.
힐도 진짜 킬힐 앵글부츠를 신고 있었어요.
그와중에
"학생.." 이라고 부르면 뒷말을 뭐라고 할려고 하길래
"저 학생 아니구요, 내일모레면 마흔이거든요"
하면서 웃었어요
제가 원래 어이없거나 황당하면 잘 웃어요.흐흐흐흐
위와 같은 상황이 거의 2정거장 지나갈동안
있었어요. 꽤 길었죠 ㅋㅋㅋ
그리고 내리더라구요.
그냥 작년 연휴때 뭐했나 생각해보다가
생각난 일이네요~
참고로,
저 임산부석엔 절대 앉지 않구요
딱 봐도 양보가 필요한 분에겐 자동기립합니다.
지하철에서 개념없이 행동하는 분한텐
한마디 할 줄 아는 용기도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