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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 이야기 못지 않는 황구 이야기
게시물ID : humordata_130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뎅
추천 : 11
조회수 : 79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4/06/02 16:11:00
똥개라고 무지하지 마라. 귀족 같은 순수 혈통이 흐르지는 않더라도 주인에 대한 복종심과 충성만은 그들 못지않다. 자신을 버린 주인을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황구의 '견생유전'이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면 일대는 요즘 곰순이(6년령·암캐)라는 황구 이야기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개주인 정치문씨(59)는 지난 2001년 음식점을 찾아온 한 손님이 "꼭 키우고 싶다"며 간곡히 곰순이를 달라고 부탁하자 별뜻 없이 개를 줘버렸다.   새 주인을 따라 졸지에 철원으로 이사를 가게 된 곰순이는 그러나 새 주인이 올해 초 골수암으로 사망하자 철원 인근의 또 다른 주인에게 보내졌다. 곰순이는 세번째 주인과 한달 동안 지내다가 지난 3월 목줄을 이빨로 물어뜯고 본래의 집을 찾아나섰다.   곰순이가 '산 넘고 물 건너' 본래 주인인 정씨의 품에 안기기까지 걸린 기간은 2개월. 그 2개월은 곰순이가 겪은 고초를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지난 5월 초 뼈만 앙상하게 남은 개 한마리가 정씨의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개의 몸에는 때국물이 주르르 흘렀고 털은 듬성듬성 빠져 탈모현상을 보였다. 게다가 어디에서 다쳤는지 왼쪽 다리에는 피가 고여 절뚝거리기까지 했다.   온갖 고초를 겪으며 3년 만에 본래의 주인을 찾아온 곰순이를 맞이한 것은 '발길질'이었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불결한 개가 음식점 안으로 들어오자 정색을 했고, 정씨는 이 개를 윽박지르며 거리로 내쫓았다.   그러나 이 개는 식당 밖으로 나갈 기색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꼬리를 흔들고 재롱을 피우는 것이었다. 이상한 느낌에 개를 자세히 살핀 정씨는 3년 전 자신이 철원으로 보내버린 곰순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아챘다.   정씨는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연천군은 군부대가 밀집해 있어 지뢰밭과 같은 군사지역을 통과해야 하고 산세가 험한 봉우리와 강을 건너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며 "어떻게 이런 곳을 무사히 통과하고 돌아오게 됐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요즘 곰순이는 정씨가 신던 신발 옆에서만 잠을 잔다. 따로 개집을 지어줘도 소용이 없다. 다른 식구들 신발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아침마다 산책을 하는 정씨가 운동화를 신으면 곰순이는 산책나갈 준비를 한다. 주인보다 먼저 앞장서 3∼4㎞ 떨어진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정씨가 음식배달을 나가면 곰순이가 주인인 듯 식당 앞을 지킨다. 완벽한 주인행세다.   정씨는 "이젠 곰순이를 버리면 벌을 받게 될 것 같다"며 "나를 잊지 않고 찾아준 손님으로 여기고 식구처럼 살 것"이라고 말했다. 전곡(연천)〓이성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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