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글의 나눔 후기입니다.
거의 눈팅족이었던 저는 늦은 시각 윗글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두 작품은 물론 작가님들도 몰랐지만
그저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받는 책 선물이란 어떤 기분일까?'라는
새벽의 터져나온 감수성으로 열심히 삼행시를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혹여 저는 이런 가볍고, 단순한 마음으로 신청했지만 정말 좋아하는 작가분들, 혹은 작품들이라
꼭 나눔 받고 싶었던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댓글을 남겨두긴 했는데, 한참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너무 늦어버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잘 확인하지도 않던 이메일을 자꾸 확인했구요.
음 주절주절 말이 길것만 같아 중간과정 생략하고...
어찌어찌 설 전주에 메일로 연락을 받고 답장을 드리고
오늘 저녁 시집이 왔습니다.
일찍 보내주신것 같은데 아마도 설 연휴로 인해 늦게 온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가 불편하게 부탁드린 일 때문인가 싶기도 하구요.
어릴적 뒤적였던 아버지의 책들에는 항상 표지 바로 뒷장에 누군가의 이름, 혹은 짧막한 한마디, 혹은 저는 알지 못할 문구 같은게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보고 '이건 OO삼촌이 선물했구나', '이 책은 언제 받은 거구나'라고 짐작 할 수 있었고
그런 기억들이 어렸던 제게 아주 깊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언제고 나도 친구나, 지인들과 그런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며 살아왔고 훌쩍 커버렸는데
막상 크고 나니
세상이 책을 손에서도, 지갑에서도 멀어지게 변했습니다.
책 선물은 정말 아무에게나 할 수 없는, 쉽지만 어려운 일이 되었구요.
그래서 이번에 저는 나눔 받는 주제에
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책 표지 바로 뒷장에 아무 글이나 적어달라 부탁을 드렸고
nomad2gleam님은 감사하게도 그런 부탁을 들어주셨습니다.
덕분에 아주 오래도록 감사할 좋은 기억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왜 읽던 책을 보내주실거라고(소중한 본인의 책을... ) 짧은 생각을 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네요...
간단한 일이었을텐데 번거롭게하여 죄송합니다.
다른 한 권의 책에는 안토니오 그람시의
I'm a pessimist because of intelligence, but an optimist because of will
(나의 지성은 비관적이지만, 나의 의지는 낙관적이다)라는 격언을 적어주셨는데 이건 저만 보는 걸로.
'이성으론 비관해도 의지로 낙관하라'라는 말이 그람시의 격언이었다는 건 오늘 알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의외의 문구였지만 제게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래는 명절에 시집을 읽고 짧막한 감상평을 쓰고
읽은 시 중에 몇 개의 좋은 작품들은 이 글을 읽고 계실 모든 분들과 나누고자 했으나...
현재 공부중이고, 생각보다도 시가 난해하여 당장 읽고 감상하기에는 무리인지라
다 읽고서 애초에 생각한 방식으로 후기를 남기면 언제쯤 글을 쓰게 될지 몰라
급하게 올린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보내주신 캔디 잘 먹겠습니다.
(있는 걸 모르고 버릴뻔 했습니다...)
사진이 제대로 올라갔는지 모르겠네요...
nomad2gleam님.
나눔글에서 훈훈한 글을 첫글로 남기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그 훈훈함을 제가 조금은 날려버린건 아닌지
첫 글 작성의 기억이 번거롭고 귀찮은 일로 남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습니다.
부족한 나눔 후기이지만 기분 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nomad2gleam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작년보다 더 감사한 일이 많은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저 또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