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감상은 소재와는 상관없이 잘 만든 연애물을 본 느낌이었습니다. "아가씨" 같은 경우에는 자극적인 장면에서 '진짜 야하다' 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영화는 그게 좀 덜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수위가 낮다는 건 아니예요. 오히려 "아가씨" 보다 높을지도..) 두 영화가 소재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가씨가 엔터테이너적 접근이라면 블루는 다큐멘터리적 접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몰입도가 높았던 이유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다큐멘터리같은 시선으로 접근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도달하고, 납득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었네요. (후반부에서 약간 처지는건 아쉬웠지만요.)
제목을 어필이라도 하듯 영화 내에서는 끊임없이 파란색이 나옵니다. 주인공의 방, 옷, 건물색깔까지.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혹시 주인공이 엠마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나타낸걸까요?
레아 세두라는 배우는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알고보니까 007에 나왔던 배우였는데, 거기서는 금발의 미녀로 나왔더라구요. 배우로서 중성적인 마스크는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외모뿐만 아니라 눈빛이 오가는 섬세한 연기도 잘 소화해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무리를 못하겠네요ㅠ 아무튼 저에겐 꽤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배우들의 연기를 중점으로 다시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