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정도 기다린 후에 근처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이 옵니다. 배달원이 문 앞에 와서 벨을 누릅니다.

 나가서 지폐 3장쯤 건내고 잔돈을 받습니다. 치킨이 든 상자가 든 하얀 비닐봉지는 이미 현관에 놓여있습니다. 배달원이 나가고 문이 닫힙니다.

 내 손에는 비닐봉지가 들려있습니다. 양념치킨과 후라이드 치킨 상자 2개가 쌓여있는 비닐봉지는 그닥 무겁지 않습니다.

 나는 거실로 가 마루에 자리를 폅니다. 낮은 식탁에 올려두고 비닐 속에서 상자를 하나씩 꺼냅니다. 따뜻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그 공기에는 기름에 튀겨진 고기의 고소한 냄새와 양념치킨의 양념 냄새가 베어있습니다.

 나는 이제 상자를 봉하고 있는 고무줄을 제거합니다. 같이 들어있는 무와 콜라는 아직 비닐봉지 속에 있습니다. 잠시 부엌에 들려 무의 포장을 제거할 칼과 뼈를 담을 그릇을 가져옵니다.

 치킨이 담긴 상자에서 김이 오릅니다.

 뜨겁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이용해 양념치킨의 다리 하나를 들어올립니다. 몇번 불어준 후 입을 가져다 대면 입가에 온기가 전해집니다.

 입을 벌리고 이빨을 닭다리 두툼한 부근에 가져다 댑니다.

 약간 끈적이는 양념을 지나 바삭한 튀김층을 지나고 살점까지 앞이빨이 박힙니다.

 송곳니가 박힐 즈음 육즙이 흘러 아랫이빨과 잇몸, 혀를 적십니다.

 매운 자극, 칠리의 향, 새콤한 식초, 달콤한 설탕, 그리고 볶은 마늘의 향, 고소한 튀김과 고기, 한 덩어리에 이 모든 것이 든 것을 당신은 닭다리로부터 뜯어냅니다.

 뜯어진 자리에서 김이 살짝 오릅니다.

 당신은 그 한점 뜯긴 고기를 그대로 든 채 입을 살짝 벌려 아직 뜨거운 고기를 식힙니다.

 몇번 반복 후 적당히 식은 그것을 그대로 씹습니다. 튀김의 바삭함, 양념의 끈적함, 고기의 기름, 5번 에서 6번 정도 입안에서 골고루 씹은 후 삼킵니다.

 

 하지만 없습니다. 치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