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
알러지 체질이라 황사가 오면 제체기 콧물, 안구 통증이 날 괴롭힌다.
그리고 며칠 전 부터 미세먼지가 날아다니는 맑은 황사가 시작됐다.
뉴스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출근길에 급하게 황사마스크를 사다 끼고
어떻게든 버텼다.
실내는 그런대로 참을만 했다.
실내에 황사먼지가 들어오지 않는건 아니지만
보통 가라앉아있을 뿐이니까.
숨쉬는 공기는 쾌적하진 않더라도 살 만 했다.
누가 지나가거나 하면 대뜸 재채기가 나왔지만, 그 뿐이었다.
근데...
누가 자꾸 공기가 탁하다며 창문을 열었다.
거기에 불만을 제기할 생각은 없다.
본인이 탁하다고 생각하면 탁한거다.
숨쉬기 괴로워서 창문을 연다는데 무슨 이견이 있으랴.
근데.
창문을 열면 내가 괴롭다.
가장 먼저 눈이 따가워지고
곧 콧물이 흐른다.
재채기가 먼저일 때도 있다.
그럼 내가 닫는다.
또 얼마 뒤 보면
창문이 열려있다.
누가 여는진 몰라도
그 사람은 나랑 상극인거다.
적어도 이 계절엔...
잠수함 밑바닥의 카나리아가 된 기분이다.
공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죽음으로써 그 것을 알리던 카나리아.
그 어떤 기계보다 민감하게 그 변화를 감지하고 몸으로 표현한다.
아 뒤지겠네 십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