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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펌 무선얘기
게시물ID : panic_95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삼촌~*
추천 : 2
조회수 : 419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12/17 12:59:13
# 5통의 메일

 

 

<1번째 메일>

 

보낸 사람 : crown 날짜 : 2004년 8월 20일 14:36 받는 사람 : 카와이

제목: 첫 메일입니다!

 

얏호! 유코입니다.

처음으로 메일 보내보네요.

 

깜짝 놀랐어요, 정말로.

설마 같은 헬스 클럽에 카나가 다니고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으니까.

 

5년만에 만나서 상당히 즐거웠어요.

그나저나 카나도 상당히 놀랐겠네요.

 

내가 짝사랑하던 사와타리군과 결혼했으니까.

아하하.

 

그렇지만 사와타리군과의 재회는 전혀 로맨틱하지 않았어요.

카나와 만난 헬스 클럽에 다니기 전에는 아침에 조깅을 했었는데 그 때 쓰레기 소각장 앞에서 만났어요.

 

우와, 꼴사나워라.

그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내가 말을 거니까 엄청 놀라더라구요.

 

정말 얼굴이 완전히 새하얘져버리더군요.

지나치게 놀랐던 것 같아요[웃음].

 

이것이 두 사람의 재회였습니다.

그리고 서로 전화번호를 알게되어 사귄지 3개월만에 결혼!

 

지금은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에헤헤.

이런 이야기는 약오르려나?

 

아, 추신.

메일은 가능하면 점심 때에 보내요.

 

유코가.

 

 

 

<2번째 메일>

 

보낸 사람 : crown 날짜 : 2004년 8월 23일 14:50 받는 사람 : 카와이
제목: 답장 고마워!

 

예에, 요코입니다!

답장 고맙습니다,네요.

 

주부라는건 상당히 한가하니까 카나로부터 메일을 받거나 이렇게 답장을 하는 건 상당히 즐거운 일이에요.

타카후미씨는 [아, 집에서는 타카후미씨라고 부릅니다. 러브러브~]아침에 출근하면 저녁까지 돌아오지 않으니까 심심해요.

 

아이도 아직 없고 상사도 눈치 없이 일만 시키고.

빨리 타카후미씨를 데려오고 싶은데.

 

그래도 그 덕에 카나랑 메일할 시간이 생기는 거지만.

그러고 보니 아직 토막 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히지 않았죠?

 

근처에서도 없어진 사람이 있으면 그 토막 살인자에게 살해당한 거라는 소문.

무서워요.

 

뭐, 나는 타카후미씨가 있어서 지켜주시지만.

어때? 어때? 부럽지, 싱글은?

 

또 약올려 버렸다.

 

유코가.

 

 

 

<3번째 메일>

 

보낸 사람 : crown 날짜 : 2004년 8월 25일 18:05 받는 사람 : 카와이
제목 :  오늘도 자랑해야지!

 

얏호, 유코입니다!

오늘은 메일 보내는 게 좀 늦어져 버렸네요.

 

여러가지 바쁜 일이 있어서 낮에는 시간이 좀 없었어요.

그렇지만 답장이 온 게 기뻐서 다시 메일을 보내요.

 

그러니까 카나도 절대로 답장해줘야 해요!

자, 그럼 오늘의 자랑거리는 말이지.[웃음]

 

타카후미씨는 엄청 친절해서 가사는 거의 다 도와주고 있어요.

게다가 요리는 나보다 잘해! 상당히 쇼크!

 

거기다가 보통 남자들은 쓰레기 같은 거 귀찮다고 잘 안 버리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타카후미씨는 내가 말하기도 전에 직접 나가서 쓰레기를 버려줘요.

 

상냥해! 멋있어!

그렇지만 가능한 한 쓰레기는 내가 치우려고 하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의 눈도 있고 하니까.

아, 타카후미씨 돌아온 것 같다.

 

사실은 이 메일, 타카후미씨의 컴퓨터에서 멋대로 보내고 있는거에요.

업무용 컴퓨터니까 쓰면 안된다고 했지만...

 

그러니까 카나의 메일도 점심시간에만 보내달라는 거에요.

부탁할게요.

 

그러면 다음에 또.

 

유코가.

 

 

 

<네번째 메일>

 

보낸 사람 : crown 날짜 : 2004년 8월 27일 17:23 받는 사람 : 카와이 
제목: 탐험하러 GO?!

 

얏호! 유코입니다!

오늘도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지금에야 메일을 보내게 되네요.

 

타카후미씨가 올 때까지는 아직 조금 시간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헛간을 탐험해보려고 합니다.

 

왜 제멋대로 그러냐구요?

사실 헛간은 [열리지 않는 문]이에요.

 

언제나 자물쇠가 걸려 있어 열리지가 않아요.

그런데 지난 주 아침에 타카후미씨가 헛간에 들어가는 것을 봤어요.

 

왠지 타카후미씨가 아침 일찍 침대에서 빠져나가길래 이상하다 싶어서 살짝 엿봤지요.

그러더니 헛간으로 들어가서는 쓰레기 봉투를 가지고 집에서 나갔어요.

 

쓰레기 봉투가 삼각형 모양으로 가득한 걸로 보아서 액체나 생활쓰레기 같아요.

분명 나한테 쓰레기 버리는 일을 시키지 않으려고 잔뜩 신경 써주는 거 같아요.

 

그렇지만 나같은 좋은 아내는 남편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아까 우연히 타카후미씨의 책상을 치우다 헛간의 열쇠를 찾았어요.

 

그러니까 어서 헛간의 쓰레기를 버려버리려고 해요.

어떤 쓰레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빨리빨리 치워버려야지.

 

이제 곧 타카후미씨가 돌아오니까 그 전에 치워야겠어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아이쿠, 평소처럼 받은 메일을 지워놔야 하는데.

 

유코가.

 

 

 

<다섯번째 메일>

 

보낸 사람 : crown 날짜 : 2004년 8월 28일 14:36 받는 사람 : 카와이
제목: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사와타리 유코입니다.

카와이씨, 메일이 아니라 오랜만에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제가 찾아가려고 하는데 주소를 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다섯번째 메일만 말투가 다르군요..

# 친구 엄마와 귀뚜라미 떼

 

 

초등학교 때, 친구가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그 집 터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귀뚜라미가 엄청나게 많이 돌아다녀 

 

엄마가 하루종일 귀뚜라미 잡느라고 고생이라고 친구는 불평했다. 

 

툭툭 튀어다니는, 바퀴벌레처럼 거무튀튀한 색의 불쾌한 곤충이, 그것도 한 두마리도 아니고 떼로. 

 

왠지 싫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년 쯤 지나 그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 

 

가기 전, 문득 그 생각이 났지만 설마- 했다. 

 

단독주택으로, 정원이 딸린 오래된 집이었다. 

 

하지만 감탄도 잠깐.

 

현관을 열자마자 방 마루에 한 마리의 귀뚜라미. 

 

정말 저것도 큰일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에서는 위이잉- 하는 모터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그치자 안에서 친구의 어머니가 나왔다. 

 

거실 식탁 위에는 조금 큼지막한 믹서기가 덩그러니 놓여있고, 그 옆에는 과자가 진수성찬처럼 쌓여있었다. 

 

믹서기 안을 흘낏 보니까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유리의 내용물은 뭐지? 참깨? 한방약?

 

그 후 친구의 어머니가 어디에선가 돌아왔다. 

 

손에는 대량의 귀뚜라미. 

 

그것을 믹서기에 넣고 스위치 ON. 

 

그리고는 가만히 그 광경을 응시하는 친구의 어머니. 

 

「응, 우리 엄마, 조금 머리가 이상해졌거든.」


 

 


친구는 조금 곤혹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태연하게 과자를 베어 물었다.

 

 

 

*새우깡보다 고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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