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긴 밤 싸늘한 밤 공기가 머리 깊게 박히는 밤 그런 날이다. 비수같은 공기가 내 이성을 채찍질하는 날이다. 왜! 난 자야하는데! 쉬고 다음 아침을 맞이하고싶은데! 지독한 이성이 내 끈을 쥐고 놓지 않는다. 이대로 이 밤을 보내선 안된다고 아우성친다. 이대로 모든게 끝날 거 같이 나를 몰아세운다. 난 바닥이고 빈 손이며 다 피워버린 담배꽁초 같다고! 속으로 피를 흘리며 그 아우성을 새긴다. 새겨진 자리는 지친 마음. 달구어진 인장처럼 마음이 뜨겁고 따갑다. 아프다. 웃음 자리를 따라 난 주름이 오늘 밤따라 무겁다. 나 괜찮은 걸까. 아니란 걸 알지만 주름진 눈가가 다시 짓누른다. 잠 못자고 지독하게 지내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