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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923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lmoney
추천 : 3
조회수 : 6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5 05: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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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는 지금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참으로 긴 방황이었다

 

나를 제외한 또 다른 사람을 찾기위한 , 수확따윈 없는 씁슬한 여행이었다

몇몇 사람이 떠난지 얼마 안된듯한 장소는 더러 찾았지만 사람은 끝끝내 찾지 못했다

 

끝없는 고독 끝에서 실망한 나는 집으로 돌아가길 결심했다

 

딱히 나쁜 맘을 먹은 것은 아니고 그저 편안히 쉬고 싶을 뿐이었다

 

 

 

 

익숙한 풍경이 많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배에서 신호가 왔다

 

"꼬르륵" 배고프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낀 기분, 순간적으로 몸상태가 나쁜것인가 하고 착각도했다

 

가방을 뒤져보았다. 먹을 것이라곤 보이지 없다

 

가방을 뒤집고 흔들었다. 미니초코바라도 하나 떨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 가방에 툭하고 떨어졌다

 

명함이다. 그것도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연구소가 적혀있는 처음보는 명함이었다

 

왜 이런 명함이 가방에 들어있나하고 의구심도 들었지만 일단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내 고독을 끝내줄 무언가를 나는 희망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전혀 다른 형태로 나의 고독은 끝났지만

 

 

 

 

연구소에도 나를 반겨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차라리 화내는 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밖과 마찮가지로 정적만이 연구소안을 메우고 있을 뿐이었다

 

연구소 특유의 메마른 분위기에 오히려 겁이나 밖으로 나가 싶다는 욕망이 쏟구쳐 올랐지만

이왕 온거 뭐라도 건지자는 심보로 연구소 안으로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테이블 하나를 발견했다. 그리 깊이 들어온 것도 아니지만 테이블이 길을 막고 있고

그 위에는 마치 전시되어 있는 것마냥  상자가 하나 올려져 있었다

 

조심스럽게 행동하기에는 나는 이미 매우 지쳐있다. 별 생각없이 상자를 열어 안을 확인했다

안에는 약통이 가득 들어있었고 약통에는 각각 10알씩 정체불명의 알약이 들어있었다

 

순간 고민했지만 딱히 앞으로 계획도 없기에 나는 알약을 하나 꺼내 입에 던져 넣었다

이 기나긴 꿈을 깨워줄 각성제이기를 눈을 감고 깊이 기원하며 약을 삼켰다

 



 

어둠속에서 잠시 동안 생각을 하다 눈을 떠보았다

내눈 앞에는 방금전과 같이 테이블과 약상자만 있을 뿐이었다

 

입에서 삐질삐질 실소가 삐져나왔다. 눈은 점점 촉촉해져 금방 눈물이 흘러 나올것만 같았다

눈물을 감추려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목을 매단 시체가 있었다

 

나는 놀라 뒤로 자빠졌다. 저런 곳에 시체가 있었다면 분명 훨씬 전에 눈치를 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체는 분명 방금 보였다. 지금 시체가 생긴 것이란 말이다

 

당황하여 정신이 뒤죽박죽되었지만 이내 안정되어 점점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방팔방에 온통 핏자국이 나있는 것이었다

 

분명 들어올 때는 더럽혀진 곳하나 없이 깨끗한 연구소였것만

지금은 이곳저곳 눈을 돌리는 족족 핏자국들이 보였다

그것도 하나같이 딱봐도 치명상에서 쏟아져 나온것이 보이는 핏자국들이 말이다

 

나는 혼란에 빠져 연구소 밖을 향해 쏜살같이 뛰쳐나갔다

연구소 출구를 빠져 나오고 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보았고 나는 다시한번 경악을 금치못했다

출구 옆에는 반쯤 뜯어먹힌 간신히 사람임을 알아볼 수 있을정도에 시체가 있었던것이다

경악과 혼란의 연속에서 정신은 아득해져만 가고 그속에 정신의 끈이 끊어 질려는 순간

풍겨오는 피비린내에 역겨움이 몸속 깊은 곳에서 타고 올라와 입으로 쏟아져 나왔다

 

몸 속에 있던 것들을 모두 게워내고 나서야 나는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허나 내몸 속에서 나온 토사물 들을 보고 다시금 의문이 격화되었다

 

생고기가, 뻘건 핏물이 흐르는 생고기가 반쯤 녹은 채로 쌓여있는 것이다

처음 보는 명함이 가방에 있던것은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어떻게 먹지도 않았던 생고기가 내 뱃속에 가득 차있을 수가 있지?

 

나는 생각하고 또다시 생각했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이해조차 할 수가 없었다

 

가만히 서있어봐여 체력낭비다. 정신이 안정해 봤자 몸은 안정치 못하다.

그렇게 생각한나는 다시 집을 향햐여 걷기 시작했다. 절망을 향해 걸어갔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않고 앞만 보고 걷는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있는 최고의 대처다

세상은 시뻘건 페인트로 난잡하게 뒤덥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칠한 붓들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다

 

오늘내로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한발 한발 발을 때는 것조차 고역이었다. 피비린내에 파묻혀 움직이기에는 난 너무 탈진되었다

 

공원에 태양광 가로등 앞에 자빠져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해 할 수없는 이 상황에 나는 손등으로 땅을 거세게 내려 찍었다 

 

공원의 말랑한 바닥을 때려봐여 상처라도 날까싶지만 그 순간 주머니에서 무언가 굴러 떨어졌다

약통이었다. 나를 지옥으로 이끌어준 그 약이 들어있는 약통이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약통을 풀숲으로 던져 버렸다. 원망스러웠다

고독할지라도 최소한 평화로웠던 세상을 피가 자욱한 지옥으로 바꿔버린 약이 원망스러웠다 

 

웅크려 앉아 한참을 부들거렸다. 그리고 부들거림이 끝나고 나는 다시금 의문했다

진짜 세상은 무엇일까? 아무도 없을 뿐인 정적뿐인 세상, 아니면 모두가 있었던 피비린내나는 세상?

 

나는 다시금 결심하고 풀숲으로 들어갔다

 

알약을 또다시 삼키고 나는 기다렸다. 세상이 또한번 바뀌기를. 그러나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헌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없었던 기억들이 생겨났다.

아니, 이 세상과 같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지옥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없는 지옥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사람이 사람을 먹는 지옥이, 사람이 사람을 남기지 않고 뱃속에다 쳐넣는 지옥이

 

정신이 갈리는 것만 같았다. 감당하기에는, 감수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것이 었다

하지만 나는 연이어 알약을 꺼내 삼켰다. 지금 멈추면 정말 끝이라는 느낌이였다

 

허나 차라리 끝을 맞이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알약이 내 몸속으로 분해되어 흡수 될 때마다 나는 더욱더 끔찍한 현실에 가라 앉았다

 

사람이 왜 보이지 않는지 이해했다. 답은 모조리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는 순간 나타난 먹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는 사람들을 보이는 족족 먹어버렸다

그렇게 보이는 모든 사람을 먹고, 먹는 사람들은 그들끼리도 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에 남겨진 바로 자신이란 것을 3번째 알약에서 기억해냈다. 역겹다

부끄럽고 침울하며 미칠것 같다. 아니다, 이미 미쳤다 그럴것이다

 

알약을 삼킨다. 처음 격었던 평화에 대해 이해했다. 답은 잊어 버렸기 때문이다. 부끄럽다

사람을 모두 먹고 나면 모두 잊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활개치고 다닌다

그러다 사람을 찾으면 다시 미쳐 사람을 먹는다. 그리고 잊는다. 

역겹고 침울하며 미칠것 같다. 아니다, 이미 미쳤다 분명 그럴 것이다

 

알약을 삼킨다. 넘어가지 못하고 목에 걸리지만 억지로 넘긴다.

모두가 그자리에서 먹힌 것은 아니다. 몇몇은 도망쳤다. 몇몇은 모여 쉴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도망치는 사람들은 서로를 도와주웠다. 그들끼리 어떻게든 숨어 살았다

하지만 나는 찾아냈다. 그리고 먹었다. 그리고 잊었다. 항상 인기척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침울하다

역겹고 부끄러워 미칠것 같다, 아니다, 이미 미쳤다 분명 절대 그럴 것이다

 

아아 나는 이 지옥에 떨어진 불쌍한 양이 아니었다. 나는 악마고 이 지옥또한 내가 만든 것이다

정적 속에 나홀로 남겨진 것이 아니라, 나홀로 세상을 침묵 시킨 것이었다

 

제발 제발 이 모든 것이 꿈이길 불명의 약을 먹고 보는 실없는 환상이길 나는 빌었다

허나 나는 알고있다. 뼛속 깊이 이해했다. 모든 것이 틀림없는 진실이란 것을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짜내어 발작했다. 이대로 완전히 탈진하여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맘을 먹은 순간 스치듯 무언가 생각난 뒤 갑자기 격렬하 두통이 찾아왔다

 

고통에 머리를 쥐어짜 머리가 한움쿰씩 빠지고 피가 흘러 내렸다

나는 집으로 미친듯이 뛰어갔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야했다

 

아파트에 도착하고 나는 살고있는 층까지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반응하지 않는다. 아무리 있는 힘껏 연신 눌러도 버튼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손가락으로 있는 힘껏 찍어 눌러도 내 손가락만 부러져 피가 나올 뿐이지 반응이 없었다

 

아, 엘리베이터가 안되는 모양이구나. 나는 이해했다

 

계단으로 꼭대기 층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나는 이미 너무나도 지쳤다

그렇다고 쉴 수는 없다. 약통을 꺼내 남은 약을 모조리 입에 털어 넣었다

 

입안에 알약을 씹어 먹으며 나는 꼭대기층까지 쉬지 않고 뛰어 올라갔다

 

우리집 문앞에서 나는 기억해냈다. 내가 처음 기억을 잊어 먹은 장소를

문은 이미 활짝 열려있어 그저 들어가기만 하면 됬다

 

거실은 바닥이 모두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 위에 선 나는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졌다

일어날려고 해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딱히 일어나고 싶지도 않지만

 

오래되어 검붉게 굳어버인 핏자국위에서 나는 기억해냈다. 내가 처음 먹은 사람들을

소리칠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흘릴 눈물또한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내가 할 수있는 것은 

베란다를 향해 기어가는 것 뿐이다   

출처 새벽내내 써서 피곤해서 퇴고를 못했네요. 오타는 살며시 PASS해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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