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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학원 선생님 추억들 (스압ㅇ, 재미X)
게시물ID : gomin_13101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비럴시비월
추천 : 2
조회수 : 4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1/05 19:34:34
나는 그리 활발하지도, 그리 조용하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음.

생각해보면,
 그리 눈에 띄는 외모나 성격이 아니라 선생님들께 관심을 못받은 것 같음.


// 학교


1. 시험지

중학교 1학년.

그 선생님은 중년의 여교사로 딸을 둘 두셨는데,
 스스로를 딸딸이엄마, 혹은 딸기(딸+기집애)엄마라고 자칭하심.

시험시간, 시부엉 배가 슬슬 아파옴..
 참다못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화장실을 감.

그러나.. 이게 당시의 남학생들 문화 상 상당히 쪽팔린 일이라.. 교실을 다시 들어오기가 겁이 남.

그래서 다시 들어올 때 날 쳐다보는 친구들에게 오히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손인사를 건넴.. 이게 실수였던 것 같음..


그 결과, 딸기 어머님께 뺨을 한 대 맞고 시험지를 빼았김. (인생 최초 싸다구)

10분 후 쯤 흥분이 가라앉으셨는지 시험지를 다시 주심..

그날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슴.


당시 며칠간의 감정은 분노보다는 슬픔 비슷함..



2. 앉았다 일어서기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셨던 노년의 여선생님에 대해 기억나는 사건 하나는 있는데, 이게 좀 골때림.


'가정' 비슷한 비주류 과목 시험이었는데, 이게 문제집에 있는 모의고사랑 아예 다 똑같았음.

그 사실은 한 여자아이에 의해 고발당했고, 우리 어린이들 집단 술렁임. ㅋㅋ

이에 대한 선생님의 답변은 다음과 같음.

 "인정한다. 그래서 내가 평소 문제집을 많이 풀어보라고 이야기 한 것이다. 문제는 그 문제집을 풀지 않은 학생들에게 있다."

이게 다임. ㅋㅋ 재시험 뭐 이런거 없고 얼렁뚱땅 넘어감.

ㅎㅎ 순진한 어린이들은 '그렇구나.. 내 잘못이구나..'하고 넘어감.

선생님이 일부 학생들에게만 특정 문제집을 추천한 것은 뭐..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님.


각설하고, 반에 찢어지게 가난한 아이가 하나 있었음.

문제는 이 친구가 활발함과 공부안함 스킬트리를 찍고 있었던거임.

그래서 이 아이는 매일 벌을 받았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아이에 대한 선생님의 붕노는 거대해져간 것 같음.

학년 말 쯤엔, 아침부터 앉았다 일어나기를 했는데, 백 번 이상을 해야 해서, 거의 하루 종일 했었음.


문제는 이 친구가 힘들어하면 선생님이 놀리곤 했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친구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1년 내내 놀림받는 존재였음.

당시 나도 놀리느라, 앉았다 일어나기 하는 자리 옆에 앉길 원했는데, 생각해보면 참 잔인했음.



3. 쉬는 시간

초등학교 4학년. (이 땐 국민학교 ㅋㅋ)

'국민학교'라는 명성에 걸맞게 2교시가 끝난 쉬는시간은 우리에겐 없었음.

당시 담임은 고매하신 중년의 아주머니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고급스러움이 묻어나옴.

이 분의 취미는 다과.


다과란 원래 좋은 행위일 수 있으나, 악취미도 이런 악취미가 없다고 생각함.

2교시가 끝나면 선생님들을 돌아가면서 반으로 초대함.

그리고 우아하게 하하호호 거리며 과자나 과일을 먹음.

문제는, 이 때 고개를 들면 후에 매를 맞았음.

자리에 고정된 체 책을 보거나, 문제집을 풀어야 했음. 전원. 화장실도 안 됨. ㅎㅎㅎ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은 우리반의 자랑거리였음.

중학생 쯤 되니까 붕노가 차오름 ㅋㅋㅋㅋ



4. 풀스윙

중학교 2학년 때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존경했던 남자 한문 선생님.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만큼 숙제도 많이 내주셨고, 숙제를 체 못한 친구들이 항상 70~80% 정도였음.

'숙제양'과 '회초리' 사이에서 우리 하위 80%는 회초리를 택했던 것임 ㅋㅋㅋ


그 날도 우리는 매맞을 각오로 한문 선생님을 맞이함.

근데 항상 털털하신 분이 까만 양복을 입고, 손에는 당구큐대를 들고 들어오심..ㅎㄷㄷ

우리는 풀스윙으로 2~30대 씩 맞았던 것 같음.

지친거 쉬면서 때리시느라 한 교시가 모자랄 정도였음. (쉬는 시간까지 맞음)

예상했듯이 나도 하위 80%에 속해있었는데, 살면서 맞은 것 중에 베오베임.

고딩 때 7명한테 삥뜯기면서 다굴 당할 때도 그런 고통은 아니였음.


당연히 우리 80%는 피멍이 들었고, 그 때부터 한문 숙제는 칼같이 해왔음.

진정한 참교육의 시간.

후에 알고보니 한문선생님이 부친상을 당하셨나.. 해서 많이 속상해서 때리신거였지만.



5. 랜덤게임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은 악명 높으신 노년의 신사분이었음.

옆의 여고들의 교복 색으로 여학생들을 비하하는게 유일한 유머수단이었음.

초록색 쟤네는 배추장사나 할 여자들이다.
파란색 쟤네는 파출부나 할 여자들이다.

이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서 그 학교를 나온 학생들은 내가 어디 고등학교를 나왔나 알 것임. ㅋㅋ 부끄

이 노년신사의 취미는 음주였음. ㅎㄷㄷ

그래서 술이 덜 깨신 체 출근하실 경우가 많았는데, 이 날은 주번이 그냥 죽는 날임.

주번들은 아침에 교실과 복도를 쓸고 닦고 하는데, 

이게 하필 노년신사가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쓸어도 쓰레기가 날라오며, 닦아도 먼지가 움직이질 않음.

그래서 그냥 맞을 수밖에 없음.

어쩌다 깨끗해 보이는 날에는 대기중의 하얀 먼지가 칠판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마법 ㅋ

그냥.. 맞을 수 밖에..

그래서 항상 랜덤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는데,

전 주번이 음주구타를 당하면 다음 주번이 구타 당할 확률이 낮기에 머리좋은 애들은 이를 이용하고는 했었음.

그리고 예외도 있었는데, 1학기 반장을 하던 아이는 술을 마시고 와도 세상이 깨끗해 보였기에 그는 여유가 있었음.



몇 개 더 있지만.. 저녁을 먹어야 한다..



// 학원

1. 칭찬

학교를 다니며 담임이나 과목 선생님께 받은 칭찬을 아무리 떠올려 보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음..

학원에서야 거의 칭찬일색이라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으나..

국민학교 5년 때 받은 글짓기 선생님의 칭찬은 잊을 수가 없음.


그냥 글을 읽거나 글을 쓰는 널럴한 수업임.

근데 하루는 선생님이 끝나고 남으라는 것임.


그녀는 내 글짓기 노트에서 '밤송이의 모험'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함.

그건 그냥 밤송이가 밤나무에서 떨어져 군밤이 되는 일대기.. ㅋㅋㅋ

그녀는 그 하찮은 글을 보고 꼭 커서 네가 낸 책을 읽겠다는 말씀을 하심.


당시에는 그냥 흘려보냈지만, 이건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고마움을 느낌.




뭐 더 있지만 저녁을 먹어야 하는 관계로 그냥 이만 줄입니다.

재미없는 글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나이가 한 살 더 먹어가면서 잊지 않으려고 기록 겸 공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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