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든지 말든지 K씨는 점쟁이로부터 자신이 초승달에 베여 죽는다는 예언을 들었다. 그는 허무맹랑한 말이라 웃어 넘겼지만, 며칠 후 밤길을 걷다가 난데없이 건물에서 떨어진 커다란 물건에 직격, 즉사했다. 떨어진 물건은 거대한 거울로, 무수히 깨져버린 파편들이 기분나쁜 초승달을 비추고 있었다고 한다.
믿든지 말든지
어느날, 트럼프 카드를 만지고 있던 A씨는 문득 누군가 자신을 보는 시선을 느꼈다. 시선의 근원을 찾지 못했던 그는 기분나빠 하면서도 이내 자신이 들고 있던 패로 고개를 돌렸는데, 그의 손에 들린 4장의 킹의 눈동자가 모두 그를 향해 있었다.
믿든지 말든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여우 괴담"은, 단지 요괴의 장난이나 기묘한 경험담 등으로 전승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끔 드물게, 여우 괴담은 "스파이를 가려내는 일종의 테스트"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경우도 있다. 확실히 남을 홀리는 말재주, 다양한 변장능력, 미인계 등의 일화를 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것도 아니지만...
믿든지 말든지
바닷가에 사는 소라의 껍데기를 귀에 가져가면 청아하고 맑은 바닷소리가 난다. 그러나 수많은 소라껍질중에 드물게,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소라껍질이 한두개씩 섞여있다고 한다.
믿든지 말든지
세상에 자신이 전혀 쓸모 없다고 느끼는 남자가 있었다. 입버릇처럼 자신은 전혀 쓸모가 없으니, 사라지는것이 좋겠다고 말하던 그는, 어느날, 친구의 앞에서 입고있던 옷가지만을 남기고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하늘이 그의 꿈을 이루어준 것일까?
믿든지 말든지 호접지몽과 같은 사자성어처럼, 나비와 꿈은 예로부터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이제는 거의 일체화 되었다고 보아도 괜찮을 수준으로.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한가지 사실이 있는데, 바로 루시드 드림에 관한것이다. 일설에는, 루시드 드림의 경계로 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어떠한 한가지의 개체를 계속해서 관찰하고, 그것을 일종의 트리거로 삼는것이라고 한다.
믿든지 말든지 서울의 한 박물관에는 아름다운 용의 그림이 귀중하게 보관되고 있다. 누가 언제 그렸는지 알 수 없는 그림이지만, 힘차게 뻗어나가는 기백이 아주 대단하다고 한다. 일설에는, 왜란의 시기에 홀연히 나타나 쳐들어오는 왜적들을 전부 불태워 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믿든지 말든지 V씨는 어느날 밤,자신의 고양이가 누군가와 격하게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 무슨 영문인지 궁금해 하며 거실의 문을 연 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거실에 걸어두었던 그림 속에서 나온 왠 신사가 그의 고양이와 싸우고 있던 것이다! 고양이에게 바짓가랑이를 물려 난처해 하던 그 신사는, V씨와 눈이 마주치자, 들고 있던 지팡이를 챙길 새도 없이 그림속으로 뛰어서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지금도 그 지팡이는 고양이의 장난감으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믿든지 말든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김씨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돌려보던중 온몸에 소름이 돋는것을 느꼈다. 절벽을 배경으로 하고 찍은 사진에 있을리 없던 하얀 형체가 같이 찍힌 것이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심령현상인가, 하고 사진을 보던 그는 이내 한숨을 돌릴수 있었다. 사진속에 찍힌 형체의 손은... 마치 신난다는 듯이 v자를 그리고 있었다.
믿든지 말든지 열 역학의 법칙에 따르면, 우주에는 정해진 에너지의 양이 있고 ,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귀신들 또한 열에너지의 한 종류라고 볼수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셀 수 없는 세월이 흐르고 난 후, 살아있는 모든 개체들, 심지어 우주 마저도 귀신이 되어버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