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진짜 얼떨결에) 집사가 된 사람입니다. 게다가 두마리나... 둘 다 길냥이고요, 생후 7개월 정도됐습니다. 생후 3개월쯤 받아서 현재 4개월 동거 중이네요.
모든게 낯설고 힘들었던 초기시절. 이놈의 짐승들 밤에 잠도 안자고 캐뛰댕기더군요. 온갖 거 다 물어뜯고 증말 ㅜㅜ
그대로 갖다 버리려다가 꾸욱 참고 기르기를 어언 4개월...
접종 다했고 일주일 전 중성화까지 완료했습니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서킷, 캣타워, 공, 레이저, 터널 등등 장난감 아는건 다 샀네요. 현재는 어느 정도 적응해서뭐 잘 살고 있습니다만...
근데 이게요, 생각보다 보통일이 아니라 파양 고민 안해본 거 아닙니다. 참고로 전 혼자살고 집이 좀 넓은편(은근 자랑;;)이라 정말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배변 후 바로 치우지 않으면 냄새 많이 나고요, 얘들이 실수로 소변을 모래말고 다른곳에 싼 적이 있는데 모르고 몇주 방치했더니 집에서 정말 썩은내가 나더라구요. 새벽에는 또 어찌나 뛰어다니는지 아시나요? 물론 냥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여튼 보고 귀여워해주는거랑 키우는 거랑은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또 워낙 여기저기 긁어대는 터라 쇼파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어요 ㅜㅜ 좋다는 모래, 매트 다 써봤지만 온 집안이 모래사막이고요, 밥먹을 때도, 자는 곳도 온통 냥이 털 투성입니다.
퇴근하고 지쳐서 집에 돌아와서도 맘편히 쉬지를 못하고요, 외투 벗지도 못한채 냥이 화장실 치우고 모래를 청소기로 빨아 들여야 합니다.
물론 퇴근하고 문앞에서 반겨주는 그 애교와 잘때 부비부비해주는 매력으로 기르는 거긴 하지만, 철마다 모래 갈아줘야하고 예민한 녀석이라 음수대도 전용으로 사서 또 계속 갈아줘야 하는 등 손이 정말 많이 가고 번거롭습니다.
막말로 10달 품고 낳은 내 새끼도 아니고, 겁나 사랑하지 않고서야 끝까지 책임지는건 보통일이 아닐겁니다.
막연하게 생각하시는 분들 심사숙고하기길(제가 그랬거든요) ㅜㅜ
냥이 사진 올리고 턴을 종료합니다. 저희집 냥이보고 친구가 삵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