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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내가 쓰는 글은 소설이 아니다.
게시물ID : gomin_13106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ZkY
추천 : 19
조회수 : 700회
댓글수 : 74개
등록시간 : 2015/01/06 01: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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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 밤중 배가 고파 쓰는 기록이다. 오늘을 기억하여 독하게 살자는 의미의 기록이다.

내 자취방은 현재 가스비 연체로 가스비가 끊겼다.
내 자취방에 냉장고에는 연유와 케찹 그리고 고추장, 쌀 3인분 정도만 남았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나는 연극과 영화를 너나들며 연출부를 하고 있다. 월 60의 박봉의 생활에서도 나는 즐겁다.
난 게다가 당당하게 독립을 했다. 공무원 연금으로 겨우 한달을 버티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없는 사정이었다. 이 바닥은 언제 일이 들어 올지 몰라 장기적으로 알바를 하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내 개인 워크샵을 만드느라 가진 돈, 모은 돈 모두를 쏟아 부었다.
하지만 나는 미래를 위한 투자와 내 개인의 가치를 위해 행복했다.

나는 배고픈 소크라테스이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난 그들을 위해 좋은 작품을 만들것이다.

방에 들어와 비를 잔뜩 맞았다. 휴대전화는 이미 연체되었고 유일하게 밀리지 않은 것이라고는 내방 월세다. 그렇다. 난 월세를 내면 남는 돈이 없었다. 보일러는 꺼져 그나마 냈던 전기세가 희망. 전기장판으로 방을 데운다. 비를 말릴 수 없다.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없다. 하지만 난 기쁘다. 오늘 오천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저금통을 가득 뒤져 나온 오천원은 내게 희망을 주었다. 라면을 샀고 계란을 샀다. 정말 행복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백방으로 다녔지만 힘들었다. 결국 구한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주일 뒤에 첫 출근이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오늘 알바 면접을 보고 나오는데 편의점 폐기 음식이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저것 좀 먹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지 못했다. 어떻게 깨알같이 남은 자존심을 버리고 싶지 않았나보다.

친구들에게 손도 벌리고 싶지 않다. 이미 갚지 못한 돈만 넘쳐난다. 알바를 알아보러 면접을 다니고 싶지만 교통카드, 신용카드 모두 연체로 정지 상태다. 하지만 난 강하다. 난 살아 남을 것이다. 난 지금 이 난관을 이겨낼 것이다. 

타협하지 않고 나는 정말 살아 남을 것이다.
냉장고에 전 여자친구 맛있는거 만들어 준다고 사놨던 연유가 날 비웃는다. 다 먹어버렸다. 설사는 내일의 일이다. 연유가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
오천원이 이렇게 귀한줄 몰랐다.
나는 이제 알게 되었다. 돈의 소중함을. 난 또 버틸 것이고 더 아낄 것이고 그렇게 또 돈을 모아 내 작품을 만들것이다.

작품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서 나는 또 내 것을 부단히 만들어 노력할 것이다.

돈도 빽도 없지만 내 한몸으로 부딪혀 여기까지 버티며 살아남았다.

더 살아 남을 수 있다.
딱 일주일만 계란 10개 그리고 라면으로 버티면 편의점 음식으로 먹을껀 해결이 될것이다.
그리고 돈도 벌면 밀린 가스비도 낼것이고
그렇게 또 살아 갈 것이다.

난 전혀 슬프지 않다.
난 전혀 외롭지 않다.

오늘을 나는 잘 넘길것이다.

오늘은 기억해서 나는 또 나를 넘어설 것이다.
오늘은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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