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남징어 입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본 글은 내용상 욕설이 어느정도 들어가 있는 관계로 불편하신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때는 2011년 어느 봄날, 아버지 평생 첫 자동차를 구매하시고 난 후 운전이 무척이나 하고 싶으셨던 아버지가 저와 어머니를 데리고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멀리 가기엔 좀 무리가 있어서 영종도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요.
날씨도 따뜻하고 아버지의 차 자랑에 가족끼리 참 즐거운 한때였습니다.
공항북로를 한참 달리고 있을때 어느 지점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양갈래 길이 나왔는데 보통 양갈래길 갈리는 지점에 실선으로 빗금쳐진 공간(가끔 차량들 비상시에 정차하는 곳)에 소렌토 1대가 정차해 있다가 급격하게 저희 방향으로 진입하더라고요.
아버지는 경적을 울리고 약간 피하면서 지나갔지만 쏘렌토는 그대로 저희 차량 우측후방을 충돌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시비가 있을까봐 말씀드리지만
우측 후방 충돌이 될경우에는 이미 피하기 어려운 상태로 간주된대요. 보험사 직원과 고속도록 순찰대 경찰분의 말씀.)
아이고, 차 출고 되고 첫 사고였습니다. 큰 충돌은 아니라 약간 휘청이는 차는 중심을 바로 잡았고 일단 갓길에 세웠습니다.
그 쏘렌토도 뒤이어 갓길에 세우더군요. 그쪽도 가족이었는데 아저씨, 아줌마, 그집 딸래미가 내리더라고요.
내리기 전에 아버지한테 절대 때리지 마시고 언성 높이는건 괜찮은데 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파더 : 아니 거기서 깜빡이도 없이 그렇게 껴들면 어떡해요??
아저씨 : 아니 깜빡이는 둘째치고 내가 들어오는거 보고도 그렇게 지나갑니까??
뭐 말싸움은 저렇게 시작됐어요ㅎㅎㅎ 그러다 저쪽 아줌마 한마디 거듭니다ㅎㅎ
아줌마: 아니~ 어쩜 운전을 저따위로 할까 응?? 그러다 우리 다치면 책임질거야?? 어휴 우리차 긁힌거 어떡해
어머니: 아줌마가 운전한거 아니면 좀 빠져요~
그 쪽 딸래미도 껴듭니다ㅎㅎ(20대 초반으로 보임)
딸: 아니 어따대고 아줌마래 ㅅㅂ년이~~!!
나,아버지,어머니 : ??!!!!
딸 : 야 ㅅㅂ 경찰불러~!!! 불러봐 응?? 미를 친 년이 함 해보자 누가 잘못했는지 ㅅㅂ년~~
파더 : 이 년이 어따대고 욕지거리를!!
나 : 야 나도 니 부모한테 욕한마디 안했다. 당사자 아니면 그만해라.
눈돌아가기 직전인 내 스스로를 붙잡고 참고 또 참았습니다. 욕 잘하시는 울 아버지도 어머니랑 제가 한 말때문에 욕은 참으셨어요.
저는 경찰에 바로 신고를 했고, 고속도로 순찰대 분들이 5분만에 오시더라고요.
말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분이 그 쪽과 저희 가족을 거리를 두면서 사정청취를 했습니다.
이 때 제가 한마디 합니다.
나 : 저 아저씨 분위기가 좀 취한느낌인데 음주측정 해봐야 되지 않아요??
경찰 : 이 분(우리 아버지)도 동의 하시면 두 분 같이 측정하죠.
파더 : 저는 뭐든 다 할겁니다. (참고로 울 아버지 술, 담배 전혀 안하심. 아들인 제가 버릇없게 말술에 골초ㅜㅜ)
경찰 : 두분 다 이리 오세요. 여기 한번씩만 불어주세요.(음주반응기(?) 내밀면서)
아저씨 : 예?? 단순 접촉사고인데 음주측정도 해요??
경찰 : 예 합니다. (단호함ㅋㅋㅋ)
울 아버지는 당연 문제 없었고 아저씨는 음주 반응이 뜨더라고요ㅋㅋㅋ 경찰분은 정확한 수치측정을 위해 다른 기구로 재측정을 하더라고요
ㅋㅋ
경찰 : 무슨 술을 이렇게 드셨어요?? 0.1??이네요. 취소수치입니다. 면허증 주세요.
아저씨 : 막걸리 한잔 먹었는데??
경찰 : 면허증 주세요.
나 : 음주면 보험도 안되는데 어떻게 하실거에요??
아저씨 : 아 일단 몇대몇인지는 봐야지!!
경찰 : 음주운전은 그냥 100대0이에요.
나 : 그래도 사고접수는 해야하니까 보험사 전화하죠.
잠시후 그 쪽 보험사 직원과 우리 보험사 직원이 도착합니다. 경찰분의 얘기와 그쪽과 저희의 얘기를 다 들은 그 쪽 보험사 직원은 음주사고라 본인이 있을 필요없다고 바로 가버림ㅋㅋㅋㅋㅋ
우리 보험사 직원도 일단 사고접수 할테고 차가 못움직이는 상황은 아니니 갈길 갔음ㅋㅋㅋ
일단 그 쪽 아저씨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현장은 마무리 됐음ㅋㅋ
그래도 우리 착하신 아버지ㅠㅠ 정말로 딱 훼손된 곳만 공식센터에서 수리 받으시고 수리비 청구하셔서 그 아저씨한테 받으심ㅠㅠ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뜨뜨미지근함ㅋㅋㅋ 좀 더 시원하게 가야될거 같았음ㅋㅋ
간단한 제 이력을 말씀드리자면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나름 4년제 법학과 출신에 공무원 공부도 1년 준비한 경험이 있어서 생활에 불편하지 않을만큼
나름 법률지식이 있음ㅋㅋㅋ 아저씨야 뭐 돈도 다 물어줬으니 감정은 없지만 욕한 딸래미와 아줌마가 자꾸 눈에 아른거림ㅋㅋㅋ
울 아버지 첫 차이시고 애지중지 하시는 마음에 블랙박스도 엄청 성능 좋은걸로 달아놓으심ㅋㅋㅋ
울 어머니 젊은 년한테 쌍욕먹고 그래도 내 불같은 성격에 참았던 것은 저 블랙박스의 존재와 쓸데없이 책잡히기 싫었던 내 바램이었음ㅋㅋㅋ
블랙박스 영상을 재생해 보았을때 사고 당시 상황과 그집 애미랑 딸래미 욕한거 아주 선명하게 녹음되었음ㅋㅋㅋ 너무 선명해서 우리 차 안에서 욕한걸로 착각이 될 정도였음ㅋㅋㅋ 어머니한테 이거 되든안되든 고소해보자함. 울 어무니 당연하게도 괜히 문제 만들지 말자고 함.
그럼 내가 앞에서 나설테니 어머니는 경찰서 같이 가달라고만 함.(친고죄라 고소를 어머니께서 하셔야 됨)
경찰서에 도착해서 고소를 하고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에 같이 제출함. 며칠 뒤 어머니 폰으로 형사님이 연락이 와서 가해자한테 어머니 연락처 알려줘도 물어보심. 저는 제 연락처를 알려줌. 역시나 바로 전화옴ㅋㅋㅋ 아줌마 였음ㅋㅋㅋ
아줌마 : 저기 학생~
나 : 저 학생 아닌데요.
아줌마 : 뭘 이런걸로 고소까지 해요~ 그 때 나도 경황이 없어서 말실수를 했네 미안해요~(나긋나긋하게)
나 : 그럼 내 눈앞에서 어머니 욕먹는데 내가 가만 있을줄 알았습니까??
아줌마 : 그럼 거기서 얘기하시지 갑자기 이러시면...
나 : 됐고요. 사과도 필요 없으니까 그냥 법대로 하고 뭐 처벌이 어찌나오든 달게 받으셔요ㅋㅋㅋ
아줌마 : 나는 괜찮은데 우리 딸은 어떡해요...
나 : 내 딸입니까?? 어이가 없네ㅋㅋㅋ 딸 옆에 있어요?? (대답없이 딸 바꿔줌)
딸 : 죄송합니다...
나 : 나이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도 않고 나보다 너댓살정도 어린거 같은데 말 그렇게 함부로 하는거 아니에요
어린 애들 말싸움도 아니고 성인이시면 조심을 하셔야죠ㅋㅋㅋ
딸 : 정말 죄송합니다...ㅜ.ㅜ(울먹울먹 하는거 같음)
나 : 뭐 사과는 사과이고 고소는 했으니 절차 그냥 진행할게여~~ (아줌마로 주자 바뀜)
아줌마 : 아니 사과까지 했는데 정말 이럴거에요?? 그럼 우리도 맞고소 할거에요!!!!
나 : 뭘로요?? 블랙박스 다 뒤져도 울 아버지가 그 쪽 딸래미한테 "이년이" 한거 밖에 없는데?? 뭘로요?? 아 궁금하다~~~
아줌마 : 그럼 합의 어떻게 안될까요...??
나 : 그래요??(머리속에 치킨을 떠올리며) 한 사람당 합의금 00만원씩 하죠. 많지도 적지도 않은 금액이지만 이 정도는 되야 반성하죠
아줌마 : 그럼 딸 합의금만...
나 : 그럼 저 합의 안합니다.
아줌마 : 알았어요... 계좌보내주세요...
나 : 서울 사시는데 만나서 주시죠. 얼굴도 볼겸ㅋㅋㅋ(내 얼굴 각인 시켜주고 싶었음)
아줌마 : 네...
며칠 후 그래도 아줌마 배려차원에서 제가 그 동네로 가서 합의금과 정식으로 사과를 받고
합의금은 어머니 쓰시라고 백원 한푼 띵까지 않고 그대로 드렸네요ㅋㅋㅋㅋ
물론 합의금 받은 그날 어머니 모시고 가서 고소는 바로 취하했습니다.ㅋㅋㅋ
여러분도 혹시 교통사고 나시면 너무 감정적으로 욕설하시면 괜히 피해보실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요ㅋㅋ
모든 욕설이 모욕죄 성립이 되는건 아니지만 케이스가 잘못걸리면 괜히 똥밟을수도 있으니까요ㅋㅋ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행복하세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