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뻔뻔한 며느리다
명절에 시댁 가면 음식 한번 제대로 거든적이 없다
거기다 어슬렁 거리며 먹을거 찾고
음식하는 어머님 옆에서 음식 받아먹고
어머님 쉬실때 옆에 앉아서 어머님이 깍아주시는 과일이나 주전부리를 먹으면서 뒹군다
그런 나에게 일한다고 고생한다면서 몰래 용돈을 주머니에 넣어주시는 우리 어머니
그래서 난 어머님 누워계실때 옆에 누워 수다떨고
저녁에 어머니랑 둘이서만 시골동네 마실가고
어머님 얼굴에 팩 올려드리면서 남편 호박씨를 깐다
어머님이 내게 그러셨다
남자는 애 같아서 삼일에 한번씩 잔소리를 해야한다(??)
엄마가 자식들에게 잔소리하듯이 해야 조금씩 조금씩 새겨 듣더라
나도 여지껏 내 남편에게 그러고 산다
넌 유순해서 잔소리해도 잔소리 같지 않을테니 날마다 고칠것들 잔소리해라(?)
이번에 구정 지나고 내려가기전 단술 먹고싶다니 내가 좋아하는것만 잔뜩 해놓으신 어머님
기관지 약하다고 도라지청 가득 만들어서 주신 어머님
난 뻔뻔한 며느리다
딸이 없는 어머님께 진짜 철없는 막내 딸마냥 구는....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아마 아주아주 나중에 어머님이 내곁을 떠나시게 되는 날이 오면 정말 엉엉 눈물콧물 질질 흐르며 통곡할것같다
난 정말 우리 어머님이 좋다
친정 엄마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엄마보다 더 엄마같이 챙겨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