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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단상
게시물ID : bestofbest_1310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기肉
추천 : 265
조회수 : 31358회
댓글수 : 20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10/21 12:16:47
원본글 작성시간 : 2013/10/21 04:40:31




스타크래프트1의 천하가 무너지고,

수많은 '군웅'들이 차기 왕좌의 자리를 노리기 위해 나섭니다.



허나 이 모든 국내 온라인 게임을 제치고

그 왕좌의 자리는 다시 한 번, 외국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에게 넘어가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계는 완벽한 침체기.

모든 사람이 '국민 게임'하면 떠올리는 게임은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할만한 국산 온라인 게임을 말하면 모두가 '딱히 없다.'로 정해지는 희안한 마당.



도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걸까요.

늦은 밤, 잠깐 떠올려 봤습니다.





사실 스타1이 국민 게임이었다고는 하나. 그때 당시만해도 사람들은 다 제갈길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스타1 시절이라고 불리던 예전이라고 해도 PC방 가면 전부다 스타1만 하고 있지는 않았단 말이죠


허나 그때부터 지금까지 국산 게임들은 운영과 소통의 부재라는 비판을 듣고 있었고

유저들은 그런 회사들을 욕하면서도 마땅히 그 외에 대체제랄 만한게 없었기 때문에 그 게임을 즐겨야만 했었죠


한마디로 최선이 아닌 차악, 혹은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그게 그거고 차림표에 먹을게 없다.' 정도인 상황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가 등장합니다.

게임성은 차치하더라도


한국 퍼블리셔들의 운영에 있어서의 심각한 문제점을 간파했는지

라이엇 코리아의 설립을 통한 직접적인 퍼블리싱,

이에 걸맞는 초창기 오픈 치고는 꽤 준수하고 깔끔한 운영.

반짝 수입을 노리지 않은 이미지 메이킹과 유저 친화적인 회사의 접근 방식.

거기에다 스타크래프트의 부재를 이을 새 '프로 방송'에 목말라 있던 온게임넷의 전폭적인 협력 아래



리그 오브 레전드는 당당히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합니다.




어떻게 보면 국내 휴대폰 시장과도 비슷한게

그동안 서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유저를 농락하고 캐쉬 결제를 유도하며

그저 유저를 호구로 봐왔던 퍼블리셔들은 자기네들끼리 잘먹고 잘살줄 알았으나

혜성처럼 등장한 외국 기업에 직격탄을 맞고 점유율의 상당수를 날려먹게 되어버린거죠.


마치 옴니아로 해먹다가 아이폰이라는 넘사벽을 만난 삼성처럼 말이죠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여러분 모두가 다 알다시피

삼성은 이에 맞서 태도를 고쳐 먹고 갤럭시를 내놓은 반면,


국내 온라인 게임 회사는 

짜증만 내며 근본적인 작전의 변경은 무시한 채,

당장 발등의 불만 어떻게 꺼보려는 안이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미리 말씀드리고 넘어가는 것은

이 글은 라이엇에 대한 찬양 글이 절대 아니며, 라이엇의 운영에도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욕 먹을 부분도 있고, 고쳐야할 부분도 있다는 겁니다.


일단 모든 게임의 숙제이자 영원한 과제인 밸런스 부분은 빼놓더라도

라이엇 코리아의 서버 폭발 사건이나 트롤러, 욕설에 대한 안이한 대책등

분명히 지적될 부분은 있습니다.



허나 서버 폭발의 경우, 조치를 취했고 적어도 그때 당시의 대란보다는 많이 나아졌으며

트롤러와 욕설에 대한 문제는 유저들이 대놓고 험하게 나서지는 못하는 것이

2차적인 책임은 물론 관리를 나태하게 하는 라이엇 코리아에게 있으나, 1차적인 책임은

그 욕설을 하는 유저들 자신과 그리고 올바른 게임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한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죠

라이엇 코리아가 무죄, 라는 입장은 절대 아니고

예를 들어 다른 온라인 게임의 막장 패치와 비교하자면

막장 패치는 유저의 잘못이 없고 순수한 운영회사의 책임이기 때문에

'너네 정말 이따구로 할꺼야? 이런 시X..'

식이라면

트롤러나 욕설에 대해선

'좀 이렇게 좀 하시죠? 언제까지 이렇게 대처하실 겁니까?' 수준으로 낮춰진다는 거죠..




주저리 썼습니다만, 딱 한마디로 줄이자면

리그 오브 레전드란 게임이 운영 면에서 가지는 비판점은 다른 국산 온라인 게임과 비교하면 정말 하찮은 수준입니다.




또한, 비판점이 있는 라이엇 코리아의 운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이 개념 운영이다. 라고 찬사를 보냈다는 점을 떠올리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국내 유저들이 막장 운영에 시달려 왔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이죠.






이렇게 되자, 많은 유저들은 국내 정상의 위치에 오른 리그 오브 레전드를 본받아

많은 국산 온라인 게임 회사들의 운영이 나아지기를 빌었습니다.


하지만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떻죠?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도래와, 밥그릇 챙기기 다급해진 회사들의 맞물림은

상상도 못할 괴이한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게임의 인스턴트화입니다.




사실 그전에도 게임이란게 모두 히트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떤 회사든지 간에 메이저 몇개가 있으면 마이너 대다수가 어울려 굴러가는 그런 시스템이었습니다.

마이너는 좀 수익이 적거나 적자가 나도 메이저가 내는 이득으로 이를 채우는 구조였죠.

여기까진 좋았습니다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대박 흥행으로 인해

자신들이 가진 메이저들의 수입이 반토막나고 점유율의 대부분을 빼앗기자


게임 회사들은

자신들의 메이저를 개선시켜 롤과 맞설 대항마로 키울 생각을 한게 아니고

모든 게임을 마이너로 만들어 한탕 바짝 벌어먹고 털고 일어설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무슨 가수가 활동하고 컴백하면서 음반 내는 것도 아니고

게임 자체를 시즌 운영하듯이 써먹어버리게 되어 버린 것이죠.



요즘 남발되고 있는 MMORPG들이 거진 대부분 이런 부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되자, 회사 측에서는 더더욱 유저들의 소리와 요구에 귀를 닫게 되었고

더더욱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이 게임은 자신들의 노력을 담은 작품이 아닌 개발사가 만든 것이고

자신은 매년 쏟아지는 신작들 중에서 올해만 잘 버티면 될 게임을 고르면 되고

바짝 벌어먹고 떠날테니 고객한테 욕을 하든, 만렙 컨텐츠가 부실하든, 온갖 버그가 난무하든

거기에 신경쓰지도 않고 개선할 생각조차 버리게 된겁니다.






기가 막힐 일인데,

거기에 한술 더떠 퍼블리셔들은 '한국 소비자가 너무 약아도 너무 약아졌다.' 따위의 말을 내면서

아직도 자신의 거친 운영 방식이 통할 여지가 있는

중국같은 해외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뭔가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요즘 게임 시장을 보면 하도 답답해서 좀 길게 써봤습니다.



만약 개발사가 곧 퍼블리셔였다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개발이라는게 당연히 몇년 걸리는 작업이고, 이 개발이 실패하면 다음 개발까진

진짜 수입이 없는거나 다름 없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다가갈때도 좀더 절실하게, 그들의 소리를 들어가며

더 낮은 위치에서 좀더 절박하게 매달리진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라이엇의 경우엔 새로이 개척해야할 시장인 한국, 그 블리자드가 자리잡고 있고

대박을 친 국민 게임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와 경쟁해야되는 상황에

최대한 한국 유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은 전례없던 한국 컨셉 챔피언과 도박일지 모르는 직접 퍼블리싱등으로 증명이 가능하죠.


그들이 개발자이자 곧 퍼블리셔였던 라이엇의 리그 오브 레전드는

그누구보다 그들이 만든 게임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고, 한국이라는 새 시장을 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철저한 한국 마케팅으로 그전까지 이름조차 없던 무명 게임 회사가

그 한국 게임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정작 요즘 국내 게임 회사들은 자신들의 게임을 열정적으로 전파시키고자 하는 느낌이 안듭니다.

그냥 모든 게임 회사들이

'어차피 또 오픈 베타 조금 해보다가 롤이나 하러 가겠지. 빠질 놈들 다 빠지면 돈이나 바짝 벌고 다음 게임 들고오자.'

이런 식이고


거기에 맞춰 유저들 또한

'어차피 또 어디서 본듯한 게임에 돈만 뽑아 먹으려고 달려 들겠지.' 하면서 정말로 오픈 베타만 해보고

떠나 버립니다.




어디가 잘못되었고 어디부터 고쳐야할지

분명 책임은 퍼블리셔들 문제인데 그들 스스로는 이런 것에 안이한 태도로만 무시하고




마치 한국 국가대표 감독을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학연, 지연, 협회 관계에 시달려 선수 기용에서 부터 입김을 들어야 했던 한국 감독이랑

철저하게 외부 인사로 자유로운 선수 기용을 제시하여 4강 신화를 만들어냈던 히딩크.



한국 게임 시장은 현재 퍼블리싱과 개발이 거의 별개로 취급되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그저 자기가 피땀흘려 만든 작품, 퍼블리셔들이 잘 운영해주기 만을 빌면서

게임을 들려보냅니다.


허나 그 퍼블리셔들이 죄다 막장인 상황에, 일부 수작인 게임들도 이 운영에

빛을 바래고 사라져 버리고 말죠.


그러나 라이엇은 이 상황을 읽곤, 자신의 지부를 통한 직접 퍼블리싱으로

결국 한국 게임 시장을 장악해버립니다.











뭔가 맺을 말이 부족하긴 합니다만,

단상은 단상이니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한국 온라인 게임이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활개를 치는 모습을 간절히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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