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때부터 하던 오유인데, 벌써 제가 23살이 되었으니... 세월 참 빠르네요 :-)
그 옛날 인포메일을 보며 좋아하던 꼬맹이는 어느새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아가씨가 되었어요.
시간 참 빠르네요....

23살에 연애는 달랑 두 번째 하는 저지만... 요즘에 사랑은 참 어려운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건 뭘까요?
그리고 전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 

첨에 사귄 구남친 이후... 
썸씽은 좀 있었는데 저랑은 그닥 이었어요.
그러다 지금 남친을 만났는데, 이게 진짜 행복이구나 싶었어요.

지지고 볶고 하면서도... 서로 성격이 많이 다른 편이라
서로를 위해서 양보하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참 이렇게 마음 따뜻해지는 일인 걸 첨 알았어요.
내일이면 200일이 되는데두 아직두 그렇구요..^^

남자친구랑 저는 3년이나 알던 사이면서도 1년 전에 간신히 얼굴 본 사인데도
될 사람은 되는 건지.. 정말 인연이라는 게 있는걸까, 하는 생각도 할 정도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어요.

남자친구는 20대 후반인데 이제 대학원 1년 남았구. 내년이면 취직하는데...
그냥 이냥저냥 취직만 되고... 그렇게 나랑 오래오래 5년 잘 사귀면 결혼하고...
뭐 이런 걸 생각했죠. 

근데 이게 너무 자만했던 건지...설레발이었던 건지...
사람 일이라는 게 정말 맘먹은대로 안흘러가더라구요...

남자친구가 어느 날 입원한다더니, 그 담날 백혈병이래요.
그냥 띵- 했어. 엉엉 울던 건 한 순간이고 막 미친듯이 찾아봤어요.. 
이게 어떤 병이고, 치료방법은 뭐고...
10만명 중에 2~3명 걸리는 거고, 완치율은... 그냥 산 넘어 산이었어요.
치료 과정이 참 길고도 복잡한데 과정 하나하나가 환자한텐 지옥이고... 
그걸 넘으면 또 고비가 닥치고... 심지어 퇴원해서도 안심할 수 없고...
목숨을 걸고 치료를 하는데... 현대 의학이 발전했다해도 아직도 너무나 큰 병이더라구요 .... 

전 타인이예요. 여자친구지만... 
면회도 하루에 한 번 되는데 그 때 부모님이 가시니까
난 그냥 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이 무력감........하

그러다 면회에 한 번 가서 부모님을 뵜는데 되게 멋지셨어요. 긍정적이시구.
젊은 저를 오히려 다독여주시고 다 잘될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시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희망을 느끼고 힘이 났어요...
속이 말이 아니실텐데도... 저한테 그렇게 말씀해주시더라구요...
근데 저는 저대로 하루하루 돌 것 같아요ㅠㅠㅠㅠ

막말로 제 목숨이라도 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우리 부모님 아시면 미친년이라고 당장 내쫓으실텐데...ㅠㅠㅋㅋ
근데 제가 아직 철이 없는 건지 뭔진 모르겠는데 불효죄로 억겁의 시간 동안 죄를 받아도
(신과 함께의 영향인지ㅠㅋ)
그냥 오빠 발병 전으로 돌아가서... 나 같은 거 모르고 딴 년이랑 잘 먹구 잘 살아도 되니까...
낫게 해주고 싶어요... 너무 괴로워요...
저도 우리 집 귀한 딸인데... 남부러울 것 없고 부족함 없이 살았는데... 
말도 안되는 생각이지만.. 그냥 이런 생각도 가끔 들었어요ㅠㅠㅋ

꼴에 걱정된다고 맨날 핸드폰 붙들고 문자하고 방명록 남기고 그러는데 (전화는 못하는 상황이고..ㅠ)
이게 오히려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용기가 없어서 우리 부모님한테도 못 알렸어요... 헤어지라고 하실까봐...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 하면서 오빠한테 용기주면서 저대로 열심히 사는 것 밖엔 할 수 없는데
그런다고, 그러겠다고 약속했는데...
오빠는 지금 하루하루 열심히 치료 받고 있는데, 그것도 못하는 제가 한심스럽네요...

그냥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참, 예전에 베오베도 갔었는데 그때 검사 결과는 이번 1차 치료가 끝나면 나온다고 하네요ㅠ
너무 떨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