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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바이로 지내면서 느낀 것들
게시물ID : gomin_13119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hrZ
추천 : 14
조회수 : 28166회
댓글수 : 85개
등록시간 : 2015/01/07 08:30:35
 안녕하세요!
 혼자서 이래저래 해왔던 생각들을 써봅니다.

@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이니 아래의 이야기를 기정사실화하지는 말아주세요.

@ 19를 단 것은 야설을 풀었기 때문인 것이 아니라, 성적인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 게이, 레즈, 바이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는 활동적인 편이어서 지인이 많고, 운이 좋게도 인복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커밍아웃도 제법 여러번 해봤고요. 놀라웠던 점은, 제가
 "나 사실 양성애자야."
 라고 했을 때,
 "나도 그런데."
 "난 동성애자야."
 이렇게 말해주는 분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총 네명에게 맞받아치는 커밍아웃을 받아봤습니다. 제 게이다는 썩어빠졌기 때문에 그들이 동성애자나 양성애자일 거라고 짐작하고서 한 커밍아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왜 인터넷에만 이렇게 많지? 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왜 현실에서는 밝힐 수 없는 거지? 라고 생각해주세요. 게이든 레즈든, 내 주변 사람만 아니면 괜찮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차라리 그냥 인정하기 싫다고 말해주세요. 당신에게 커밍아웃을 할 일말의 가능성도 깔끔히 접어드릴테니.

 아 물론, 위의 이야기에서 성적 소수자들끼리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기에는, 맞받아치는 커밍아웃을 해오지 않은 이성애자 지인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2. 저도 이성애자, 동성애자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냥 좋으면 좋은 거죠. 설레고 끌리고 질투가 나면 사랑하는 거죠.

 거기에 동성이면 사랑하지 않는다, 이성이면 사랑하지 않는다, 는 조건이 붙는 이유를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이성/동성은 못 사랑하는 거지? 그런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해왔고, '양성애자'라는 사람들은 이성과 동성 모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스스로를 양성애자라고 칭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성애자들이 이성만을, 동성애자들이 동성만을 좋아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그 사람들이 누굴 좋아하든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니니까요. 달라지는 것도 없을 거고요.

 ASKY.

 
    
 3. 게이든 레즈든 바이든 헤테로든 섹스를 합니다.

 사랑하면 보고 싶고, 보고 있으면 가까이 있고 싶고, 가까이 있으면 닿고 싶고, 닿아 있으면 안고 싶죠? 그거 다 똑같습니다. 게이는 특별히 더럽고 레즈는 특별히 순수한가요? 남자만 성욕이 있고 여자는 없다고요? ㅋㅋㅋㅋ? 멍멍?

 개인적으로는 게이에 대해 유난한 악평이, 게이가 섹스만을 추구하며, 섹스 상대의 이상형(조건)을 정해놓고 그 유형의 사람들과만 섹스한다는 말이 꽤 퍼진 데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소문은 사실이 아닙니다. 적어도 평범하게 자란 게이라면 아닐 거에요.

 일단, 헤테로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며,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도 본 적이 있습니다. '게이라서 그렇다'는 절대 아닙니다. '섹스 상대의 이상형(조건)'에 해당하던 용어도 요즘은 그냥 '일반적인 이상형' 정도의 의미로 쓰이고요. 아웃팅 위험을 줄이고자 정확한 용어는 쓰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혹은 간접적으로 아는 대부분의 게이는 이성애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연애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즈, 바이도 마찬가지고요.

 바로 제 친구 중에도 게이가 있는데요. 걔는 그냥.. 네.. 뭐.. 존나 고자같습니다. 애인 분과도 인사를 했는데 역시 고자같습니다. 웬만한 헤테로 커플보다도 진도가 느린 걸로 압니다. 보름 만에 손 잡았다고 어떡하냐고 저한테 와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닥쳐줄래?

 반대로 어떤 레즈 커플은 행복하게 신혼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결혼식은 그냥 홈파티처럼 소소하게 했지만 그거빼곤 할 거 다 했습니다. 물론 역시 고자같은 다른 레즈 커플도 있습니다. 헤테로 커플도 마찬가지고요.

 결론 : 레즈 게이 헤테로 가리지 않고, 모든 커플들은 케바케입니다. 또라이 보존의 법칙 아시죠? 또라이 같은 헤테로 커플만큼이나, 또라이 같은 레즈, 게이 커플들도 있는 것뿐입니다. 더 화제가 되기는 하겠지만요.

 @ 게이는 기저귀를 차야 한다, 에이즈에 더 쉽게 걸린다는 얘기도 한 몫 했을 텐데요. 게이도 바보가 아니라서 그런 일을 막을 수 있는 대비책이 다 있긴 있더라고요. 제대로 할 책임감만 있다면. 연예인 걱정만큼이나 쓸모없는 게이 섹스 걱정. 알아서 행복하게 놔둡시다.


 
 4. 커밍아웃은 당신을 향한 사랑 고백이 아닙니다.

 제곧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성이 생겼을 때 꼭 거치는 과정이기는 해요. 그렇지만 맞받아치는 커밍아웃을 듣지 못한다면, 저는 곧바로 마음 정리를 시작합니다. 간접적으로 차인 거니까요.

 뭐 이건 정말 개인별로 다 다른 얘길 겁니다. 그렇지만 다른 말에는 거의 상처를 안 받았던 튼튼멘탈인 제가, 커밍아웃 이후 스킨십을 불편해하는 동성 친구를 보고 멘탈에 까자작 금이 갔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커밍아웃 받았다고 너 나 좋아해? 하고 마구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커밍아웃은 그냥 단순히(?), 신뢰하고 의지하는 당신에게 미리 말해주는 겁니다.
 '나 언젠가 동성을 애인이라고 데려와서 자랑할 수도 있어. 마음 준비하고 있어라.'
 김칫국.. 야메떼..

 만약 그런 생각이 든다면, 커밍아웃을 해준 지인 분의 성향에 맞춰서 대처해드리라는 말밖에는 못해드리겠습니다. 그 생각이 사실이었다면, 남녀든 남남이든 여여든 간에, 마음을 거절하는 일은 어차피 상처를 주는 일이 불가피하니 그냥 딱 잘라버리세요. 그게 짱.

@ 세상에 너랑 나만 남아도 넌 내 친구야 이 뇬아. 그 친구에게는 제가 참다못해 그렇게 직구를 날렸고, 지금은 잘 해결되어서 어느날 집에 갔더니 다시 브라에 팬티 바람으로 다니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옷은 좀 입어줄래?

@ 실제로 제가 커밍아웃을 가장 많이 한 것도 애인과 사귀던 동안입니다. 너무 귀엽고 예뻐서 자랑을 하고 싶었던 나머지 그만. ..물론 헤어졌습니다. 오유 안 아픕니다.

 

 5. 이상은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성적 소수자 커뮤니티를 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곳에 대해 아는 것도 아주 적으며, 갖고 있는 견해도 없습니다.

 단, 커뮤니티 특성상 성적 소수자가 공개적으로 존재하는 곳에서 활동한 적은 있었습니다. 이상은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을 토대로 제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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