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다 못쓰고 잤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어서...
"보살님이 가마솥에 불을지피면 첫번째로 보이는것을 집안에 두면 안됩니다. 그 물건에는 어느 사람의 한이 있어요 이것들을 정리한후 정성껏 제를 올리면 좋은일이 있을거에요" 라고 했단다.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 첫번째로 창고를 열어보니 섬뜩하게 관목재가 서서 쳐다보듯 벽에 괴여져 있었고 이것을 좀떨어진곳에 가져다 태우고 관주인에게 죄송을 빌었단다.
두번째로 창검으로 쓰던 수동드릴 공구는 태울수도 없는것이라 어른들께 물으니 쇠붙이에 좋지 않은 기운이 있는것은 소금 물에 삶으면 된다고 하여 그리했고
세번째로 가마솥에 불을지피면 첫번째로 보이는것에 대하여 고민 하셨는데 세번째 흉물에 대해 무속인이 명확치 않은 답을 준것은 왜일까.? 생각해 보았다.
무속인은 우리집에 와본적도 없는 먼동네의 신당 사람인데 그것들을 짚어낸 자체가 신기할 일이고 그것을 명확히 짚어낸 앞의 두가지는 흉스러움의 기운이 매우 강한 것이라 무속인이 정확히 감지해낼수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또한 귀신은 인생사의 모든것을 다 말해줄수는 없다는 의미로도 여겨진다. 어쩌면 중요한 한가지 정도는 본인에게 맡겨지는 것이라 생각되어지는 중요한 귀신의 설명이리라....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가마솥에 불을 지피니 아궁이에 불길이 어두침한 부얶에서 맡은편 찬장을 텔레비젼 화면마냥 어루어룩 비추더란다. 그것이 가마솥에 불을 지피면 첫번째로 보이는 것이었다.
그 찬장은 어머니가 아버지와 만나 첫번째 이사들어간 셋집에서 전주인이 놓고간 것인데 써도 좋다고하여 쓸만한 살림살이로 그간 우리집에 한자리를 차지 하였던것이다.
다만 추정하기를 옛날 못살던 시절 여인네들은 농이나 찬장, 화장대 같은것들을 구입하는일은 가정사에서 굉장한 금액을 투자하는 중대사였고 이 물건들은 당사자가 매우 애지중지 할수있는 것들이었다.
그 아녀자가 어떤일로 죽었을때 무덤도 없었다면 그래서 혼이 집안에 머무른다면 고작 머무를 곳이 아끼고 애착하던 그 중요 물품 뿐이었을 듯하다. 이사를 하더라도 그 물건에 따라올듯 어쩌면 서글픈 우리 민간의 사연일게다.
어머니는 그 찬장을 동산 넘어에 이어서 내려 놓으셨고 한두 차례 무속법당에 제를 지낸후 아버님의 병은 거짓처럼 낳으셨단다. 서울의 큰병원 의사도 포기한 중병은 그렇게 수그러졌다.
신통함은 고통함이 해결될때 잊혀가며 고통함이 다시할때 기억하나 기억전의 신통한곳 다시찾긴 쉽지않다
아버지는 다시 얻은 삶이어서 그것이 축복이셨고 오십전후의 연세에 남동생을 얻으셨다. 그리고 남동생이 생기므로 어머니가 당시 적벽돌 공장에 일했었는데 동생을 임신하여 무리할수 없음과
아버지가 완쾌된 상황도 아닌지라 우리 가족은 가게가 달린 집으로 이사를 하여 상점을 열게된다.
나의 지금 복잡한 운명은 핑계일테지만 아마도 여기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말로는 "타짜"라고 하고 이판에서는 겜블러라고 하지만 그냥 내생각엔 도박쟁이 노름쟁이 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리고 그 의미들을 담아 풀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