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전화할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는 말. 힘든얘기 들어줄 사람 나밖에 없었다는 말. 믿고 있어. 아직도 마음에 담고 있어.
사랑한다는 말, 내 얼굴 어떻게 다 기억해 가냐는 말. 잊지 않을게.
장난끼 많은 웃음, 장난끼 가득했던 행동들. 그 것도 잊지 않을게.
이제 너 군대갈 날 2주 정도 남았네. 얼마 안남아서 친구들 만나기도 바쁠텐데 신경쓸 일도, 정리할 일도 많을텐데 나까지 신경쓰게 해서 미안해.
기억에 남을 만한 일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문자 안한다고 투정부리고 전화 안받는다고 짜증내고 혼자 화내다가 결국 수신거부 등록해서 전화 안받은 것도 미안해.
입대하는 날 나 놓아준다는 니 앞에서 울었던 것도 미안해. 어쩌면 나보다 니 맘이 더 아팠을지도 모르는데 왜 그걸 못참고 철없이 울었는지..
어떻게 적다보니 미안한거밖에 없니. 얼마 안남은 시간 나한테 나눠줘서 너무 고마워.
그런 고마운 너, 사랑하는 너, 이제 조금씩 정리해볼까해.
사실은, 처음엔 몇시간이나 니 문자 기다리고 전화 기다리는게 조금 힘들었었어. 그치만 원체 폰엔 무신경한 너인거 아니까 언제부턴가 괜히 답장오는게 고맙더라. 전화기에 니 이름 뜨면 괜히 심장 두근거리고, 목소리만 들어도 괜히 웃게되고. 니가 안아줄 땐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고 하루가 지나갈 땐 니 시간만 조금 더 늦게 갔으면 좋겠고.
내 투정 다 받아주고 짜증 다 받아주고 그러면서도 사랑한다 말해주고.
사랑해. 너무 사랑해.
이대로 가다간 너 군대 못보낼거 같애. 왠지 입대할 때 못들어가도록 집합소 앞에 드러누워버릴까봐 나보다 더 아플 니 앞에서 펑펑 울게 될까봐 그래서 나보다 더 아플 니 마음에 상처 하나, 무거운 짐 하나 더 늘어나버릴까봐 나 그게 너무 무서워.
이젠 조금씩 추스려볼게. 더 커지지 않게 내 마음 꼭 붙잡고 있을게.
아 왠지 술한잔 들어가니까 말이 두서가 없다. 이거 니가 읽을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글 쓰면서도 심장 뛰는 내가 왠지 좀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