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 남자입니다...
남자셋있는 집에 막네로 태어나 어리광 부리며 이쁨받고 자라다가 중학교때 부모님 이혼 후 형들은 지들 살길 찾아 나가고.
어머니와 둘이 살면서.. 어리광도 사춘기도 없이.. 묵묵히 그자리에 조용히 있었어요..
주변에서는 역시 막네라 그런지 속이 깊다고 하시고.. 저는 그 말에 더욱더 조용히 어머니 옆을 지키며 단칸방에서 자랐습니다..
어릴적 어리광 부리며 막네로 이쁨받고 살던 저는 조용히 묻어둔체...
어제 날씨가 추운데.. 나가서 친구들과 맥주에.. 전기구이 통닭을 먹고 들어왔어요...
옷을 벗는데.. 옷에서 익숙한 냄새가 나는겁니다.....
정말 익숙한데... 기억은 나지 않는.. 어디서 맡아본것 같고 굉장히 오래전에 맡아본 냄새......
순간..기억이 떠오르고..정말..가슴이 내려 앉더군요....
가장 어릴적 기억에.. 아빠가.. 밤에.. 룸에서 밴드로 일하시고 들어오시면서 사오셨던 통닭...
그 술냄새와 통닭냄새가... 났던 아빠..... 그 냄새가... 지금 나한테 나고 있었어요....
이제것 울어본적 없던 제가.. 그렇게 서글프게 울었던 적은 처음이었던것 같습니다...
어릴적 어리광 부리던때의 행복과 추억의 아빠의 냄새.. 이미 잊은줄 알았던... 냄새와... 옛 기억들...
내가 얼마전까지 아무것도 책임질것도 사회적 무개감도 없었던 아이였던 기억들...
이제는 아빠와 같은 냄새를 가진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복잡미묘한 감정에... 너무 서럽게 울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