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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쓴 글 몇 가지 올려봅니다 : ) [홍보주의]
게시물ID : lovestory_811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男學生
추천 : 2
조회수 : 2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14 22:33:28

시간을 동경해본 적 있습니까

시간을 동경해본 적 혹시 있습니까. 속절없이도 흘러버린 시간을 원망해보기도, 혹은 어서 지나가주지 않는 힘든 시간을 원망해보기도,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간절히 바래보기도, 지나온 어떤 시간을 흐뭇하게 곱씹다, 이러다 닳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보기도, 함께 했던 누군가를, 또는 어떤 시간 속의 나를, 기꺼이 아름답게 담아주었던 시간에게 고마움을 느껴보기도, 오직 나를 위해서, 때로는 선명하게, 때로는 흐릿하게 자리에 남아있어준, 그런 시간을 동경해본 적 혹시 있습니까.


2017년 2월8일 오후 10시04분에 쓰여진 글

숫자로써 내가 이 세상에 쓰여진다는 것은 그러고보면 참 슬픈 일이다. 성적, 석차, 등급, 연봉, 재산. 헤아리고자 인간은 수를 만들어냈다지만, 사람을 숫자로썬 다 헤아릴 수 없는 것을. '그는 x년간 사범대에서 수학했고, y년간 임용시험을 준비했으며, 현재는 z호봉의 교원이다.' 라는 문장이, 그는 3학년 1반 학생들의 성장을 보람으로 삼고, 그들의 꿈을 함께 바라는 사람이라는 걸 말해주지 않는 것을.


어제, 나는 버스를 잘못 탔다. 148번 버스를 탄다는 걸, 144번 버스를 타고 말았다. 148번 버스는 성수대교를, 144번 버스는 한남대교를 건넌다. 무려, 다릴 건너고 나서야 버스를 잘못 탔다는 걸 깨달았는데, 그래, 차라리 깨닫지 못했더라면. 성수대교에서 보는, 한남대교에서 보는, 두 한강 모두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갑자기 이 세상에 틀린 길 따위는 없고, 그저 다른 길만이 무수히 트여있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 나는 가끔은 버스를 잘못 타기로 했다.


아쉬움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것. 긴 여행 끝에 닿은 공항 앞에서, 도착한 버스를 멍하니 떠나보냈던 것. 지루한 졸업 연사를 끝으로 학창시절은 막을 내렸지만, 졸업장을 꼭 손에 쥔 채, 혹여나 앙코르가 있진 않을까, 하고 강당의 자리를 지켰던 것. 1월의 중순을 지나면서도, 탁상 위의 달력 속, 지나가버린 12월을 애써 넘기지 않았던 것. 네게 받은 보라색 안개꽃 한 다발이, 비쩍 마른 줄기만 남긴 채 책장 한 켠에 피어 있는 것.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 미련히 끝까지 아쉬워하는 것.


여행가는날

여행 가는 날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터무니 없을만큼 이어진 체크인 줄 앞 기다림에도, 설레는 마음 하나 붙잡은 채 친구와 지루함 대신에 기꺼이 기대를 나누고. 샅샅이 살펴지고 또 시험에 들어야할 보안검색대와 출국심사대 앞에서도 의연한 마음으로 당당한 나를 보여줄 수 있으며. 미처 보지 못했던 시계가 야속해, 딱 5분간만 더 열려 있어줄 탑승 게이트까지 미칠 듯이 내달려야 할지라도, 다급함보다 더 치밀어 오르는 설레는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호탕하게 웃으며 내달릴 수 있는. 여행 가는 날처럼.



https://facebook.com/maljjangjaehyuck/

제가 직접 글 써서 업로드 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
제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작은 욕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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