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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글쓰고 싶어서 썼습니다.
게시물ID : readers_277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노콧수염
추천 : 7
조회수 : 2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15 02:17:24
 사랑과 증오는 늘 함께 다닌다. 사랑하는 사람을 어찌 증오하느냐 하겠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증오할 수 있다. 내 모든 것을 불태울 사랑은 결국은 증오로 타버리게 된다. 이제 나는 내가 그를 증오하는지 사랑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내가 그를 만난 건 우연도 운명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남들이 다 있는 남자친구가 필요했고 그는 한 달 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슬픔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한 이유로 사귀게 된 우리가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은 애초부터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나는 완벽주의자다. 아버지에게 그렇게 배워왔다. 성적은 물론 남에게 들려오는 작은 이야기에서도 내 험담은 나오면 안 됐다. 착하고 바르다, 성실하다, 이해심이 많다. 나에 대한 수식어는 늘 완벽해야만 했다. 그런 교육을 받아온 내게 그의 삶은 너무나 이상했다. 그는 자유로웠다. 얽매이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가 부러웠다. 나는 땅에 박혀 가시덩쿨로 둘러싸여있는데 그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그를 올려다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어야 했는데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이었다고, 눈을 뜬 모든 순간 그만을 찾아다닌 것은 단지 부러워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고.

 실수였다. 나는 그저 그가 가지 않았으면 그랬으면 했을 뿐이었다. 그는, 멍청한 그는 더는 나와 사귈 수 없다고 했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너무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며 울었다. 나는 그가 왜 우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말에 갈기갈기 찢기는 것은 나인데 왜 그가 우는가. 울지 말지. 그 와중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미웠다. 그리고 그도 미웠다. 그가 밉다는 생각이 한 번 들자 멈출 수가 없었다. 그를 향한 사랑이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 틈도 없이 증오가 되었다. 내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고 나는 손에 집히는 것을 아무거나 그에게 던졌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억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쓰러지는 그가 보였다. 나는 어쩌면 알고 있지 않았을까. 내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면서도 외면하고 눈을 감은 것이 아닐까. 정말 나는 이렇게 될 것을 몰랐을까. 

 내 아버지는 날 사랑했다. 나 또한 아버지를 사랑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가 내게 하는 모진 말들을 견딜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그보다 더 증오했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게 상처주지 못했다. 기것해야 생채기가 나는 정도. 따가울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 상처가 있었냐는듯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다르다. 그가 하는 말은 사소한것도 못이 박힌다.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을 때 그가 날 외면한다면 그 상처는 낫지 않는다. 죽을 것 같았다. 이대로 가단 내가 자살해버릴 것 같았다. 무서웠다. 그가 아니면 내가 죽었을거였다. 정당방위였다. 그렇게 날 위로했다.

 결국 아니었다. 나는 그저 미친 살인자일 뿐인가. 










낮에 커피마셔서 잠이 안오네요ㅠ 피드백 감사히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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