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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에 갔다와서 펑펑 울었어요..
게시물ID : gomin_13133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즈치자
추천 : 14
조회수 : 1119회
댓글수 : 94개
등록시간 : 2015/01/08 20:02:40
작년 12월 2일, 그러니까 한달 쯤 전이네요. 

고게에 글이 올라왔어요. 
http://todayhumor.com/?gomin_1275914

몸은 너무나 병들고, 주변에 사람도 돈도 없고.

삶에 대한 의욕도 무엇도 없어보이는 그 분은

이제 그만하려한다며 당신 계좌의 스크린샷을 함께 올리셨어요.   

걱정이 됐어요. 

랜선 너머에 사람 있는거잖아요..

괜찮으신거냐고, 보시면 댓글 좀 달아달라고 

며칠 지나서도 들락날락하고, 댓글도 몇 번인가 달았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죠.



119에 신고를 했어요. 

사정을 설명하니 아이피 추적을 할 수 없으시다고 경찰에 하라시더군요. 

빨리 하시라는 말씀과 함께요. 
 


112에 신고를 했어요. 

설명을 다시 쭉 하고나니 주소랑 이것저것 물으시고는 관할 파출소에서 연락이 갈거라셨죠.

 "그럼 아이피 추적해서 그 분이 무사하신지, 혹시 변을 당하셨는지 파악하시는건가요?" 

물으니 맞다고 하십니다. 

기다리니 관할 파출소 분께 전화가 왔어요. 

전화로 다시 한번 상황을 설명하니 뭔가 석연찮은 대답..

집앞으로 오시겠다기에 슬리퍼 신고 나갔죠. 

제 또래의 순경 한 분 서계시기에 
 
글도 직접 보여드리고.. 다시 설명.

"아는 사이세요?" (이 얘기 오늘 진짜 많이 들었네요....)

아뇨..

"어디 사는지 아세요?"

아뇨 모르는 사람이에요..



뭔가 확실하게 "접수 안됩니다."라고
말은 안하시고 말이 맺어지지 않더라고요.

 
"제 삼자셔서..."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고.."

차에 있던 다른 경찰분 (삼촌뻘) 오셔서 

다시 또 아는사이냐고 물으시고  또 설명하고..

그분은 다시 차로 가시더니

저에게 경찰차에 타라고 하시더군요. 서에 가서 얘기하자고.

오후에 일이 있던 터라 오래걸리느냐, 얼마나 걸리느냐, 꼭가야하느냐 여쭈었는데

시간은 모르고 가서 얘기를 해야 접수를 할 수 있다는 식이었습니다.

친절과는 거리가 먼, 솔직히 느끼기엔 절 귀찮아하시는 것 같은 모습이라 긴장했죠.


파출소에 가니 경찰서에서 사람이 오기로 했으니 기다리셔서 혼자 앉아있어어요.

경찰분들 흘깃 다른분께 왜왔대요? 하시면 혼자 일부러 당당하게 "신고하려고요" 하고요. 



드디어 경찰서에서 온 분들을 뵙고, 

다시 또 한번 처음부터 설명.


대뜸 하시는 말씀. 

이런 사건이 접수되면 바로 아는데, 관할에 그런 접수가 없었답니다. 

이게 뭔 소린가 싶었어요.

그럼 내가 대한민국으 모든 서에 전화해 이런 사건이 접수되었는지 물어봐야하는건가...

요새 고독사 문제가 대두되는 세상인데..

접수 수=사건 수 도 아니잖아요..



"아는 사람이냐"

 -모르는 사람이에요.

 "어디 사냐"

 -모르는 사람이라고요.

 "아이피를 아느냐"

 -저는 그냥 개인이에요. 수사해달라고 신고한거에요.

 "아이피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냐"

 -경찰에서 그런거 수사하시는거 아닌가요.

 "주변사람이 하루이틀만 연락 안되어도 신고할거다" 

 -글 방금 안읽으셨나요? 주변에 사람 없대요. 그리고 요새 그런 사람이 한둘인가요?

"제3자가 아니냐"  

 -사람이 죽는다는데 제 3자이면 신고도 못하나요..

"확실한 상황이 아니지않냐"

 -신고는 사건이 벌어진 후가 아니라 의심될 때도 할 수 있는거잖아요.

"위급한 상황이 아닐수 있다"

  -위급한 상황이면요?

"허위일 수 있다. 수사력 낭비라 일일이 대응할 수 없다."

 -일일이 대응할 수 없을만큼 이런 신고가 자주 들어오나요?

 "아니다"

 -만약에 허위사실로 밝혀진다면 저는 이 과정을 인터넷에 올릴 것이고 그럼 허위로 글 쓰는 사람이 줄어들 수도 있어요.

"그 사람들은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런걸 보다라도)그렇지 않다."



그분들은 알고보니 담당도 아니고 형사님들이셨어요.

두 분 중 한 분이 저랑 얘기하시다가

사이버팀에 전화하시더군요.

"자살고민사이트에 그런 글이 올라왔다더라."

"이해를 시켜도 이해를 못한다." 


네. 저를 두고 그러셨어요.

"유머사이트인데 요리, 동물, 예술, 세월호 등 다양한 게시판이있는 커뮤니티다. 고민게시판이 있는데 이곳은 익명으로 글쓰기가 가능하다"

이런 내용 다 말씀드렸었는데

오유는 자살고민사이트가 되었고,

저는 이해를 시켜도 못알아듣는 사람이 되었네요.

다시 설멍하며 "제 얘기 제대로 안들으셨다는 걸 알겠습니다." 라고 했어요. 후..
   
사이버팀과 전화 후 그러시더군요.

"나중에 경찰서 민원실 와서 접수하시라"

-....방금 사이버팀과 전화하시고 안된다고 하신 것 아니냐. 된다 안된다 확실하게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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