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6년 8월에 입대하여, 이제 곧 일병4호봉이 되며
현재 휴가나와 있는 흔한 육군 병사입니다.
저는 군생활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운동을 좋아했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여 인간관계도 아주 좋은 편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반장을 3년 내내 맡았습니다)
헌데 정신적으로 힘든점이 몇 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사회에서는 이런증상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남들 다 오는 군대 와서 분위기 잡고 앉았네라는 생각이 들지만, 별개로 감정적으로는 잘 제어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신적 고통은 훈련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낯선환경에서, 매일매일 갖가지 통제에 시달리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해서 스스로 크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고, 정신이 아득해져 가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습니다.
훈련소에서 외진을 받았는데, 불안장애의 초기증상이지만 처음 군대라는 환경에 적응 중인
훈련병에게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이후 훈련소를 수료하며 이 증상은 완화되었다생각했는데,
현재 자대 생활을 하고 있는 제게 몇가지 정상적이지 않은 증상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정신이 아득해짐을 때때로 느낍니다. 평소 갇혀있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는데, 사실 군인이 출타가 아닌 이상 위병소 밖으로 못나가고 막사에서 병영생활을 하는 것이야 너무 당연한 것이고 대한민국의 청년이라면 모두 겪는 것이라고 이성적으로 충분히 인지함에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항상 중압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갇혀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데 이렇게 하루,하루 사회로 나갈날을 기다리며 1년넘게 보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끼는데 아득해짐이란 순간 시야가 블랙아웃되는것처럼 뇌의 활동이 멈추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두번째로, 심장이 매우 빠르게 두근거립니다. 입대 후, 지금까지 24시간 항상 심장이 매우 빨리 뛰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면 칼로리 소모가 늘어나 살이 빠져야하는 것 아닌지.. 살 엄청 쪘는데.. 여튼 이 증상은 사실 지금은 충분히 익숙해진 것입니다만, 위에 열거한 첫번째의 증상이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위에 말했듯이, 이성적으로는 매우 편안한 상태이고 제가 처한 상황이 전혀 특이할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또 인지하고있지만 감정적으로는 불안감을 느끼고,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어 하루종일 귀에 심장소리가 울릴 지경입니다. 잠도 깊게 못자고..쩝
군필분들, 조언부탁드립니다.
군생활하는데에 문제가 있지도않고, 평소 우울함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쾌활하게 즐거운 군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다만 저 스스로의 이성적 판단이나 의지와는 별개로 저러한 정신적 증상들이 계속 나타나는 것입니다.
간부님들께 말씀드리면, 혹은 정신과 외진을 받으면 공연히 부적응자,관심병사, 도움을 요구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볼까봐 두렵습니다.
훈련소에서 정신과외진을 갔었는데 훈련소 간부가 바로 정신에 큰 문제가 있는사람처럼 보던 시선이 생생합니다.
그래서 검문지에 일부러 운동을 특히 좋아하고, 대인관계가 밝아 고등학교 3년 내내 반장이었습니다 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정신에 큰 문제 있는 사람처럼 보는 것이 억울했습니다. 힘들다 군생활 못하겠다가 아니라, 군생활 잘하려는데 이런 사회에선 없던 증상이 나타나니 불편하다 약먹으면 나을려나? 이런 심정으로 진료한번 본건데..
아마 제 동기들이 제가 이러한 증상이있다는 것을 알면 많이 놀라겠지요. 부대 내에서 저는 활발하고, 일 열심히하고 ,운동도 열심히하고
대인관계도 괜찮은 축에 속합니다.
지금 제 심정은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나서 군생활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군생활 잘 하고 있는데 원하지 않게 저런 증상들이 나타나서
불편하다. 정도입니다. 어떻게 해결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