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지름글로 찾아뵙네요.
오늘 열심히 오전 근무를 하고 있으니 우체국 택배 알림톡이 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에 가니 역시나 택배 상자가 와 있군요.
뜯어보니 뽁뽁이 사이로 희미하게 상자가 보이네요.
이것만 보고 아실 분이 계실라나요?
바로 무접점의 최고봉인 토프레가 대만의 더키와 합작하여 만들어낸 리얼포스 타이완 에디션 저소음 균등 30g입니다.
대만에서만 출시됐고, 수량 한정판으로 나와서 이제는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얼마 전에 키보드 전문 모 사이트에 어느 분이 올리신것 보고 지름신이 제대로 강림했던 모델이죠.
처음에는 이하넥스를 통해서 시켰는데, 물량이 없어서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직구 사이트를 통해 주문했는데, 그 사이에 중고나라에 매물이 올라왔고...
판매자 분과 연락이 닿아 어렵게 구했습니다.
기본 구매 비용만 40만원에 육박하는데다가 윤활, 방청 작업 까지 끝낸 모델이라 더 비싸게 주고 샀죠 ㅠㅠ
월급이 정말 텅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조심스럽게 까보니 아름다운 자태가 드러나네요 ㅠㅠ 감격의 순간입니다.
국내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화이트 키캡이 눈에 확 띄면서 그 동안의 기다림과 텅장으로 인한 아픔이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일단 키캡을 제거하고 속살을 살펴봅니다.
원래는 검은색 보강판이 보여야하나, 원 구매자 분이 빨간색으로 방청 + 도색을 해 놓으셨습니다.
보강판 사이사이에 보라색 저소음 슬라이더가 보이네요.
회사에서도 106키 저소음 차등을 쓰고 있어서 익숙한 슬라이더 입니다.
저소음 차등 모델의 경우 새끼 손가락이 누르는 키는 30g 나머지 45g 두서너개의 55g 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은 30g 균등 키를 채용하고 있어서 모든 키의 키압이 같습니다.
그런데 엔터키나 쉬프트 등 긴 길이를 가지고 있는 키들은 보라색이 아니네요. 얘네들은 저소음이 아닌건가?
이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키캡을 다 분리하여 보았습니다. 키캡들 아래쪽으로 스페이스바에 들어가는 스프링이 보이네요.
자, 보강판과 슬라이더가 전부 드러났습니다.
원래는 검은색이었지만 빨간색으로 도색이 되니 마치 106키 저소음 차등 보강판을 보는 것 같네요.
리얼포스 보강판은 모든 제품이 검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방청처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한데, 제대로 하지 않아서 녹이 피어오르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 때문에 30만원도 넘는 비싼 키보드가 마감이 안 좋다는 말도 많이 듣습니다.
국내 106키 저소음 차등의 경우 전 모델 중 유일하게 보강판이 빨간색으로 도색이 되어 나오는데요,
기존의 검은색 보강판과 비교해서 녹방지 면에서 얼마나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예 안 되어 있는 모델들 보다는 훨씬 낫기야 하겠죠.
개인이 작업을 하신거라,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처리되서 나오는 것들 보다는 퀄리티가 살짝 떨어집니다.
사진에 보시면 표면이 불균등하거나 도색이 완전치 못한 부분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만 해도 어디입니까! 장인급이 아닌 다음에야 이 정도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보강판이야 키캡 끼워 놓으면 보이지도 않는데요, 뭐. 녹방지로 충분합니다.
아 그리구 위에서 말씀을 안 드렸는데, 리얼포스 키캡을 분리 할 때는 일반 기계식 키캡과 다른 방식으로 분리하시는게 좋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보라색 슬라이더에 작은 돌기가 튀어나온 것이 보이실 겁니다.
와이어 리무버로 키캡을 제거하다 저 부분에 와이어가 걸려서 슬라이더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주의합시다.
저 돌기들이 오른쪽으로 360도를 돈다고 가정했을 때, 45도 방향이나 225도 방향, 즉 우상단이나 좌하단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와이어 리무버가 키캡 좌상단과 우하단에 걸치게 하여 돌기가 리무버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게 좋습니다.
바로 이렇게 해서 제거하시면 됩니다.
보강판에 잔여로 남아있던 이물질을 제거하고 다시 키캡을 장착한 모습입니다.
다시 봐도 이쁘네요 ㅠㅠ
마이웍스님이 제작한 리얼포스 루프를 장착한 모습입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 먼지가 키캡 사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저 하얀 키캡을 오염 없이 얼마나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ㅠㅠ
정말 딜레마네요...
많이 치면 칠수록 키캡의 오염은 가속화될 것이고, 쓰지 않자니 사놓은 보람도 없는데다가 무접점의 특성상 러버돔 경화 증상이 올 테니...
아무튼 이런 골치 아픈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고 오늘은 새 친구의 아름다움과 손가락의 즐거움을 만끽해야겠네요!
이상으로 리얼포스 타이완 에디션 저소음 균등 30g 개봉기를 마치겠습니다.
오늘 받은 제품이고 사용 시간이 극히 짧은 터라 리뷰는 무리네요.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타건한 바로는 지금까지 사용해 본 어떤 키보드보다 느낌이 부드럽고 잘 눌립니다.
체리 축 중에서 가장 가볍다는 적축이 45g인 것과 비교하면 그 2/3의 압력으로 눌리니... 정말 가볍네요.
게다가 원 구매자 분이 어느 정도 윤활도 하셨다고 하여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타건에 대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불금 되세요.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