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만화 속 인상깊은 말. 1~20
제가 읽었던 소설과 만화 중에서 인상깊었던 말들을 모아봤습니다.
혹시 이 말들을 읽다가 느낌이 오면 한 번 그 책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 책이 당신의 인생을 바꿀 책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
(린을 키우기 위해 회사에서 갑자기 부서를 옮긴 다이키치가 송별회에서 같은 부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하는 것을 듣고 말하는 독백)
그렇다고 내 일에 소홀해져도 상관없다는 게 아니다.
요 몇 달 간, 내 안에서 소중한 것들의 비율이
(린이 이전과 달리 충격적인 일을 당하고도 긍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다이키치가 말하는 독백)
변한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토끼 드롭스, 3권, 208~209 중에서)
아이는 어른이 될 때까지 다양한 형태의 좌절을 경험하지만 그 좌절의 태반은 그전까지 자신이 배우고 연마해 온 가치관이나 상상력을 완전히 뛰어넘는, 전혀 다른 것과 부딪힘으로써 생기는 것이라는 성장공식, 이 상황에 와타루는 처해 있는 것이지만 물론 그 자신은 그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화가 나는 것이고, 그래서 더욱 흥미를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브레이브 스토리, 1권, 58~59 중에서)
5.
“우리,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어떻게 하면 아버지 돌아오시는 거야?”
구니코는 바로, 짧게 대답했다. 솔직한 본심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듯이. 이 말의 주어는 ‘나는’ 이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생각하고는 ‘엄마는’ 이 숨겨진 주어가 되도록 덧붙여 말했다.
“하지만, 와타루는 그런 생각하지 않아도 돼. 아무것도 걱정할 건 없어. 네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큰아버지도 그렇게 말했다며? 엄마도 그렇게 생각해. 이것은 아버지와 엄마의 문제니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와타루의 머리는, 그건 아니라고 반론을 세우고 있었다. 확실히 ‘아키라와 구니코’의 문제라면, 와타루는 관계 없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문제’라면 그것은 애초부터 와타루를 빼고는 성립되지 않는 문제이므로, 와타루를 제외하고 해결할 수 있을 리 없는 것이다. 주어가 달라요, 엄마.
하지만 지금 이런 말을 어머니에게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브레이브 스토리, 1권, 295~ 298 중에서)
“그래서,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설령 어느 정도 힘들더라도, 곤란한 사정이 있더라도,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한 번뿐인 인생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으니까.”
무겁디무거운 말투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와타루의 머리에 남은 것은 ‘잘못’ 이라는 단어뿐이었다.
(브레이브 스토리, 1권, 326 ~ 342 중에서)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별읽기는 세상의 이치를 규명하기 위해 학문을 거듭하고 있네. 물론 아직 길은 멀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알지 못하는 게 더 많지. 우리가 얻은 지식을, 한 숟가락의 설탕에 비유한다면 아직 얻지 못한 지식은 눈앞에 가득 펼쳐진 사탕수수밭과 같아.”
“그렇네. 그대로는 아직 넓기만 할 뿐, 설탕을 얻기 위해서는 자르고 정제를 하지 않으면 안 되지. 효과적으로 자르는 방법도, 불순물이 섞이지 않는 정제의 방법도 동시에 배우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네. 학문이나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지.”
와타루가 다니던 현세의 학교에서는 그런 소리는 하지 않았다.
(브레이브 스토리, 3권, 195~198 중에서)
『
“당신은 용감하지. 당신은 상냥해. 당신은 타인을 배려할 줄 아네. 친구를 생각할 줄 알지. 당신은 선량해. 하지만 그런 당신의 안에도 증오가 있고, 질투가 있고, 파괴가 있네. 그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 눈을 피하고 등을 돌려 도망칠 수 없는 진실이야.”
(브레이브 스토리, 3권, 223 ~ 230 중에서)
고조의 분노는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았다.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지 의문스러웠지만, 양심의 가책을 숨기기 위해서라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안심해서 긴장이 풀린 나머지 살짝 웃음기까지 도는 얼굴로 자리에 돌아가려는데, 동료들의 시선이 아직도 자신에게 꽂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그 시선들은 모두 어딘가 모르게 차가웠다. 뭐야,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날 탓하는 거야?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동료들의 태도가 터무니없게 느껴져서 린타로는 심사가 뒤틀렸다. 의자에 앉으면서도 속으로는 오로지 ‘난 잘못한 거 없어.’ 하고 중얼댔다.
… 얼마 전에 잠시 시간을 내서 과거의 역사를 헤집어보고 새삼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은 아무리 많은 눈물과 함께 삼킨 교훈이라도 목구멍을 통과한 순간 잊어버리는 생물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너에게 한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렴. 고리는 항상 가장 약한 부분에서 끊어지지. 우리는 가장 약한 사람을 배려하지 않으면 안 돼.”
“물론 양쪽 모두 인정하지만, 사키 씨는 인간의 통찰력이 가장 떨어지는 게 언제라고 생각해?”
”모든 게 너무 잘될 때가 아닐까요? 마음을 놓으면 아무래도 느슨해지잖아요.”
“물론 그런 경우에 사람은 쉽게 따뜻한 온천물에 들어가곤 하지. 하지만 신중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방심하지 않도록 투구 끈을 바짝 조이는 법이야.”
“내 경험으론 오히려 최악의 상황에서야. 안 그래도 절망적인 상황에서, 실제의 상황은 더 나쁘지 않을까 냉정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적이 없거든. 모두 부질없는 희망을 찾아 헤매는 와중에 위험한 징후는 깨끗이 간과해버리지.”
“다시 말해 지금의 저희가 그렇다는 건가요?”
“상황이 이렇게까지 가혹해졌을 때, 무서운 사자의 몸속에 벌레가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은 없는 법이니까.”
그는 피아니스트였을까. 아니면 그것을 꿈꾸었던거. 그러다가 악보 넘기는 사람이 되었나… …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저렇게 내려앉는 것일까… … .
(악보 넘기는 남자, 107 ~ 109 중에서)
준영이 빨대를 입에 문 채 눈만 치뜨며 물었다.
그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복권을 산 사람들은 모두 자기는 꼭 당첨될 거라고 믿는대, 하고. 그런 걸 ‘희망’이라고 믿는다면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고.
“내 약이오. 내가 알아서 관리하게 해주더군. 한번은 내가 죽게 놔두는지 보려고 일부러 주사를 놓지 않았소. 난 아직 여기 살아있으니, 답은 알겠지. 하지만 와서 주사를 놓기 전에 몇 시간 동안 바닥을 뒹굴게 내버려두더군. 생각해보니 딱 당신이 했던 그대로구먼.”
“지금 말한 내용 중에는 날 도와줄 이유는 없는데.”
그는 무지하게 머리 나쁜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직 이토록 어린 나이라도 똑똑히 알고 있었다.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을 그리워할 때, 그 그리움에는 반드시 이별의 예감이 결부되어 있다는 것을. 그는 이미 그것을 한번 겪은 적이 있었다.
감히 바랄 수도 없는 높이까지 나는 그녀의 인도 덕분에 올라갈 수 있었다.
거기에서는 지상의 온갖 더러움, 추함,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것이 마치 아름다운 태피스트리(tapestry)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이 별을 떠났고 나는 그저 평범한 펭귄이 되었다. 슬픔이 찾아왔지만, 나에게는 하늘의 기억과, 바람을 가르는 날개를 가졌던 그녀를 꼭 닮은 사내아이가 남겨졌다.
즉, 이제 나는 이따금 슬픔에 휩싸이기도 하는, 대충 행복한 펭귄이 되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 134 ~ 135 중에서)
』
출처 |
제가 읽어본 소설, 만화들 (토끼 드롭스 / 별의 목소리 / 브레이브 스토리 / 난반사 / 신세계에서 / 악보 넘기는 남자 / 유령여단 / 지금, 만나러 갑니다)
내 포스트 '소설. 만화 속 인상깊은 말.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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