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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주의) '정알못'과 '정알싫'이라는 원조 콘크리트층에 대하여
게시물ID : sisa_8516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예술가고양이
추천 : 3
조회수 : 27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20 10: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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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물을 마시고 두 번째로 화장실에 가고
세 번째로 오유에 들어옵니다. 상시 로그인 중이라 방문수는 적은 편입니다.

뉴스룸은 빼먹지 않고 보고 청문회는 첨부터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SBS스페셜이라던가 대통령 후보 나오는 면접 방송, 그알, 스포트라이트 챙겨보고 있고요.
뉴스공장 팟캐 듣고 때때로 파파이스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네이버 기사에 들어가 좋은 의견엔 추천을 비정상적인 의견엔 반대를 누르고 있습니다.
12월부터는 집 밖에 오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창문에 "박근혜퇴진" 카드를 달아두었습니다.

토요일엔 지방에 살고 있지만 일부러 광화문으로 촛불집회를 나갔습니다.
청와대와 가까운 곳에 집결하여 이만큼 시민들이 화가 났고
시민들이 다 알고 있으며 이젠 참지 않겠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촛불집회에서 만난 사람들 하나같이 훌륭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생각하며 제 일처럼 눈물 흘리고
박근혜와 최순실, 부역자들 이야기를 하며 분노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많이 알고 정보를 공유하고 부지런히 행동하는 깨시민들이었습니다.

오유에는 (정원이 빼고) 말할 것도 없이 행동하는 깨시민들이 가득합니다. 
이재명을 지지하든 안철수를 반대하든 안희정을 지지하든 문재인을 지지하든 어쨌든
정치에 대해 알고 기사를 수집하고 댓글이나 게시글을 쓴다는 면에서 행동하는 시민들입니다.

그런데 저번 설 이후로 몇몇 사람들을 만났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니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 날마다 뉴스로 예능에서 풍자로 신문기사로 지인들의 SNS로 
박근혜나 최순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는데도 전체적으로 별 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났던 사람들의 말과 행동, 그들의 지인들이 했다는 말들을 여기 적어봅니다.
그들은 박사모도 아니고 그냥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정치 따로, 현실 따로인 사람들입니다.
(편의에 따라 반말로 작성)

1. 뉴스가 잘 못 전해주는데 우리가 어떻게 알아? 

2. 현실이 이렇게 힘든데 뉴스보고 정치에 관심가질 시간이 어딨어? 

3. 정치는 정치고 나는 대선후보 면접보다 <보이스> 같은 드라마 보는게 더 좋아. 

4. 정치 뉴스보면 인상쓰게 되고 주름 늘어서 싫어. 지루해. 차라리 <실제상황> 보는게 더 유익해. 

4. 박근혜가 잘못했다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탄핵까지는 너무 한 거 아닌가?

5.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이 나라가 쉽게 바뀌겠어? 

6. 정치인들은 다 똑같아 문재인이 되도 박근혜랑 똑같을 거야. 

7. 너처럼 진보주의자들이 촛불집회에 나가는 거지.

7. 정치는 정치고 나는 매일 새벽기도 나가는 게 더 중요해.

8. 정치는 정치고 나는 타지역에 살아서 대선 투표는 못할 것 같아.


그들은 타인에게 나쁜 평가 받지 않고 열심히 사는 선량하고 좋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뉴스를 볼 시간도 없을 만큼 현실에 지친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계속 핑계를 대면서 정치를 멀리하고 매일 새벽기도는 나가면서
뉴스 챙겨볼 시간은 없고 심지어는 대선 때 투표를 못하겠다는 말을 들으니 화가 납니다.

저는 진보주의자도 아니고 그냥 정상적인 세상에서 살고 싶은 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들에 비해) 정치를 많이 안다고 똑똑하다(?)고 하고 
촛불집회에 나가는 게 비정상적인 듯한 말을 하는 것이 화가 납니다.

스웨덴은 총리 후보가 법인카드로 가족들에게 초콜릿을 사줘서 그만뒀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은 박근혜와 최순실, 이명박, 전두환 등등 이만큼 해처먹었는데도 당장 탄핵당하지도 않고
떵떵거리면서 경찰들 호위받으면서 산다는 게 정말 너무 너무 짜증이 납니다.

더 화가 나는 건 사람들이 그만큼 익숙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왜 화가 나는지 이해도 못하고 조선시대에 사는 사람들처럼 박근혜 탄핵은 너무 한 거 아니냐는 사람들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베오베 글에서 자신을 '촛불집회에 나가지 않아서 민주주의 단물만 빨아먹는 쓰레기(?)'라 칭하며
촛불집회에 나가지 못한 미안함에 반대파의 팟캐를 정주행하며 고소 자료를 수집하고 제공한다는 분을 보았습니다.
그 분은 절대 절대 절대 쓰레기가 아닙니다.

심하게 말하면 '정알못'이나 정알싫'이 진짜 민주주의 단물만 빨아먹는 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알기 싫어하는 사람들, 아무 변화 없는 사람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니 더는 이해하기 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깨어나야 진짜 변화가 온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반대세력도 저들끼리는 깨시민일지 모릅니다. 
정치 뉴스를 접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집회로 행동하고 있으니까요.
진짜 콘크리트층은 박을 지지하는 반대세력이 아니라
'정알못'이나 '정알싫'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반대편 세력들이 헛웃음나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배포하는것도
'정알못'이나 '정알싫'을 겨냥하기 위해서겠지요.
우리는 팩트가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지만 그들은 모르더라고요.
'국정원 댓글 공작'이야기를 해도 쉽게 믿질 못합니다.
태반 주사, 마늘 주사도 설마 설마 합니다.

믿기지 않는 팩트들이 넘치는 세상
의심과 의심의 사이를 가짜뉴스가 파고들어옵니다.

그들은 정권과 재산, 나아가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수라도 쓸 것입니다.
돈을 뿌려서라도 투표에 사람을 동원하고 부정선거도 하고 암살을 할 수도 있습니다.

투표권은 1인당 1표입니다.
정상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우리에겐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박사모보다 원조 콘크리트층인 '정알못'과 '정알싫'을 깨는 게 
깨시민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아무리 여기서 떠들어봤자 고인 우물에 불과합니다. 
찾아오지 않은 이상 우리들만의 리그가 돼버립니다.
맑은 우물 물 마시고 맑게 살아 있되 시냇물 따라 강 따라 흘러흘러 가야
마침내 썩지 않는 바다에 이를 수 있습니다.

현실과 정치가 하나라는 진실을 전도하고 제대로 된 사람 뽑아 
정상적인 세상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힘들겠지만 1인 당 1명씩 깨트려봅시다.
(포켓몬고처럼 1명씩 잡아서 레벨업? ㅋ)

처음엔 화가 나서 글을 썼는데 쓰다보니 생각 정리가 됐네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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