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즉문즉답 강연
▼이명박, 박근혜도 선한 의지에서 정책을 펼쳤을 것이다.(유쾌, 조롱 분위기) 다만, 그 과정이 불법적이며 용납될 수 없는 것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
▼해부, 분석, 비판(의심) 은 20세기의 낡은, 잘못된 지성사다. 21세기 지성은 통찰과 통섭이어야 한다. 사과가 떨어진 것에 대해, 누가 사과를 던졌지? 하고 의심하는 게 아니라 사과가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뉴턴의 만유인력이 발견될 수 있는 것.
※ 궁금증
▼통찰과 통섭.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다. 대연정을 하자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인가? 안 지사 본인이 말한 대연정은 단순히 정부 직책을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정당이라도 뜻과 정책을 함께할 수 있다면 같이 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적폐 청산에의 의지는 안 지사에게 ‘선의’로 다가오지 않는가? 괴물이 습격해 와서 함께 맞서 싸워야 하므로 -혹은 마을의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협동해야 하므로- 우리 집을 털었던 옆집 도둑과도 힘을 합쳐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어찌 보면 일리 있어 보일 수 있으나, 시민들은 옆집 도둑은 처벌받아 감옥에 가고 새로 이사 올 주민(혹은 옆 단지 주민)과 함께하게 되기를 바란다.
▼사과, 만유인력, 통섭 → 사실판단 사례로 가치판단 태도를 설득하려는 잘못된 비유라고 생각한다. 우선 사과를 누가 던졌을까 의심하는 것과 그냥 떨어졌다고 받아들이고 왜 그렇게 됐을까 생각하는 것 모두 해부, 분석, 비판의 동일한 과정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그 문제는 차치하도록 하고, 자연법칙을 발견 또는 해석하기 위해 가져야 될 태도와 사회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데 가져야 될 태도는 다르다고 본다. 우리는 사회 정치적 문제를 대함에 있어서, 故 노무현 대통령이었든 문재인 전 대표든 모두 해부, 분석, 비판해야 한다.
※ jtbc 대선주자 검증 인터뷰
▼선의로 받아들여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도지사로서 자신을 찾아와 어거지를 부리는 시민들이 악의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으면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었을 것.
▼상대의 주장이 선의(진심)이라 받아들이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법치는 의도가 아니라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이명박,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선의를 가지고 행했다는 것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 손석희의 질문
▼정치가는 자신의 생각을 퍼뜨리는 사람. 만약 안희정 정부가 구성된다면, 그 정부를 대하는 시민들의 태도도 정부의 주장을 모두 선의에 의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인가?
→ 안 : 그것은 아니다. 나 자신의 정치적 태도를 말씀드린 것. 맘껏 정부를 비판하시라.
▼이명박근혜 정부의 잘못이 이렇게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은 해부. 분석.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 안 : 우선은 선의로 받아들여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 궁금증
▼?????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손석희의 표정도 애매해 보임. 의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행위들의 위법성을 따지면 된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 정치인으로서 명확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 결론
안 지사가 말하는 '선의' 는 '받아들임', 혹은 '인정'으로 대체하는 것이 그의 주장을 이해하기에 용이할 것 같다. 상대와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정당하게 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대화를 하자.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가치판단, 정치문제에 대한 그의 태도 및 주장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모든 주장을 신뢰하고 받아들인 후 대처하다간 순식간에 빈털터리가 되어 길거리에 나앉기 십상이다. 뒤늦게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고해도 사기꾼은 이미 달아난 후일 것이다. 또한 동일한 범법 사례가 있을 때, 우리는 그 행위에 대한 의도도 짚어보지 않는가?
이런저런 논쟁들을 뒤로 하고, 정치인으로서 애매하고 잘못된 워딩으로 생겨난 일들에 대한 책임 또한 안 지사가 짊어지고 가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故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던 “불의에 대한 분노”가, “부정선거와 쿠데타는 과거의 역사” 라는 안 지사에게서는 보이질 않는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안 지사가 ‘책임을 안고 가는 일’조차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게 되어 안타깝다.
+ 추가로 소셜 Live - 안희정과 마크맨들과의 대화를 보고 든 생각.
안희정은 ‘방향’을 강조한다. 자신은 그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지도자이며, 구체적인 방안들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정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지지율은 상승중이며, 자신의 도전이 기적을 일으키면 새 세상이 열리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완전 국민 경선에서 그가 가진 지지율이 온전한 ‘민의’ 인지 나는 의문스럽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안희정이 속한 당과 뜻을 함께하는 국민들의 지지라고만 보기에는 당장 심각한 수준의 역선택이 우려되고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 하나만을 외치는 안희정이 정작 이러한 민주주의적 가치의 훼손에 대해서는 입을 싹 씻은 채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며 자신을 어필하는 모습에 매우 당혹스럽다. 민주적으로 당내 후보를 뽑기 위해 정당하게 당내 경선으로 가자고 주장해줄 생각은 없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