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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머쉰이 향후 가져올 영향
게시물ID : gametalk_1315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5
조회수 : 42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11/26 11:26:10
 
밸브는 우리에게 죤나 많은 것을 선사해줬습미다. 개중에서도 손가락에 꼽아줄 만한 건 일단 첫번째로 빠루가 인류 결전을 위한 행성파괴병기라는 걸 알려주었고, 그것보다 덜 중요한게 스팀이져. 아, 전 트럴이라서 손가락이 두개밖에 업쓰요. 발가락도 두개임.
 
 
아무튼 간에, 빠루야 말할것도 없이 죽여주는 겁니다만 스팀은 빠루만큼 죽여줍니다. 소프트웨어라는 상품의 특성을 놀라울만큼 잘 집어서 그 강점을 극대화 한 시스템이니까요. 농담 아니라 님이 구리선만 깔아도 히말라야 산맥에서 스팀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쓸데없는 위성 연결장치 비슷한 걸 구해다 놓으면 구리선조차 필요가 없겠지만 그건 아무도 안쓸테니 넘깁시다. 중요한 건 스팀이 '유통'을 한번 뒤엎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밸브는 만족을 모릅니다. 마치 지갑을 탐하는 스팀의 손아귀처럼, 유통망에 혁신을 불러오는 것도 모자라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도 혁신을 가져다주려고 합니다. 스팀OS와 스팀머쉰이 바로 그것이죠. 증기OS야 뭐 남이 써주겠거니 싶으니 넘어가서, 증기기계를 한 번 봅시다.
 
사실 스팀머쉰은 별 거 없습니다. 우리들이 조립PC를 만드는 것과 거의 흡사한 과정을 밟거든요. 부품 구하고, 조립해서, 끝. 이게 답니다. 거기에 이쁘장하게 밸브 로고 딱하니 박힌 후라스틱 상자에다 포장해둔겁니다. 그게 다에요, 전부에요. 여태까지 밸브가 우리에게 3 빼고 안 말한게 없다는 전제 하에선 스팀머신은 이게 답니다.
 
자, 스팀머쉰이 사실 우리가 쓰는 PC, 그것도 조립PC랑 별로 다를게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럼 여러분은 에이 뭐여 쉬벌 이게뭐여라고 생각하고 말겠죠. 하지만 이건 콘솔이면서도 PC이면서도 플랫폼입니다. 오로지 오락만을 위해 만들어진 물건(콘솔)이기도 하고, 내부 부품은 콤퓨타 부품이랑 별반 다를게 없고(PC), 밸브가 정한 규격에 딱 들어찹니다(플랫폼).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여기서 잠깐, PC와 콘솔의 차이점을 알아봅시다. 콘솔과 PC도 사실 안을 뜯어보면 부품이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마개조를 조금 더하면 콘솔도 PC처럼 쓸 수 있거나, 최근 추세는 콘솔을 PC처럼 쓰도록 만들려는 시도도 있죠. 자체 OS를 넣고 멀티미디어 기능도 추가되고 인터넷도 추가된 콘솔이 그렇죠. 아, 그렇습니다. 이게 PC입니다. 원래 콘솔은 PC의 종합기능에서 콤퓨타 께임에 최적화되도록 만든 겁니다. 근데 요샌 콘솔이 PC가 되려고 하네요. 쌜먼도 아니고 뭐여.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콘솔의 '규격화'입니다. PC는 부품 조합에 따라서 오만때만가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만, 콘솔은 기계를 구성하는 부품이 정해져 있습니다. 뭐 내부 스펙이 조금 차이가 나지만 모델이 같다=같은 물건이다의 공식이 성립됩니다. 거기서 조금 메모리를 추가한다의 차이가 있지만 결국 부품 자체는 거의 같습니다. 그럼 이게 뭐가 좋느냐? 개발자들은 정해진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기계를 괴롭힐 수 있는 최적화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PC와 콘솔의 결정적인 차이가 이겁니다. PC쪽 개발이 난이도가 높은 이유가 뭐냐면, 사방팔방에 컴퓨터라고 하는 게 지멋대로 규격인 만큼 그 테두리의 상당수를 커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거든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200만원짜리 콤퓨타랑 50만원짜리 콤퓨타의 스펙이 천지차이인데, 게임은 양쪽 모두가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골까죠. 하지만 이건 두 개의 경우의 수고, 실제로 컴퓨터는 이보다 더 많은 가짓수의 조합이 널려있습니다. 자세한 콤퓨타 내용은 컴게에서 여쭤보세여.
 
PC 플랫폼은 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괴롭습니다. 하지만 PC의 강점은 개인용 컴퓨터를 자기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죠. 자, 그럼 절충안이 있습니다. 컴퓨터 부품 중에 최적의 조합을 낼 수 있다면, 그걸 표준으로 만들면 어떨까?
 
세쥔콤퓨타나 맥힌토쉬의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상술이고, 이건 께임을 돌리는 기계의 최적화에 대한 방향성 제시입니다. 콘솔은 한정된 스펙을 통해 최적화된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PC는 많은 종류의 부품을 통해 다양한 조합을 내놓을 수 있으며,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스펙은 천지차이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럼 적당하게 등급을 내놓아서 조립을 하는 규격을 내놓으면 어떻겠습니까?
 
제가 뭔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가신다면 스팀머쉰의 목적이 뭔지도 이해하셨을 겝니다.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중구난방의 사양을 가진 PC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준'을 세워 개발자들이 좀 더 최적화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스팀머쉰이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저사양,고사양,양민스펙의 기준점을 내놓아서 그 기준점에 맞춰 개발만 하면 장땡인 겁니다. 그리고 그 기준점만 맞춘다면 어디에서 스팀머쉰을 만드는 건 별로 신경을 안쓴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죠.
 
스팀머쉰은 기계를 팔아먹기 위해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준을 세우기 위한 것이 목적입니다. 다양한 기준, 하지만 확실한 기준이죠.
 
만일 이걸 특정 회사에서 독점적으로 기계를 찍어낸다면 100% 망하는 플랜입니다. 기준점이 다양하다는 건 모델이 다양해진다는 뜻이고, 그러면 생산라인이 복잡해진다는 뜻이죠.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밸브는 스팀머신을 팔아먹기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기준점을 만들기 위해 이러는 겁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면, 각 나라마다 평균적인 지갑사정이 있다면, 그에 맞춰 최적화된 모델이 주로 팔려나가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건 게임을 좀 더 쉽게 접하도록 만드는 초석이 되기도 하겠죠.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북미,남미,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스팀박스 모델은 각각 다를겁니다. 하지만 모두들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팀머신이 추구하는 목표가 제대로 굴러간다면 말이져. 잠재적 게임인구를 활성화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겁니다.
 
스팀머쉰이 우리에게 다가온다면, 그리고 스팀OS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아 님드라 새 컴퓨터 사려는데 역시 내 지갑에는 몇마넌짜리 스팀머쉰이나 사야징 땡큐염이라는 시대가 올 지 모릅니다. 기본적으로 스팀머쉰은 콘솔입니다만 콘솔이 아니거든요. 그냥 죤나 밸브가 정한 규격대로 조립한 콤퓨타를 가지고 스팀머쉰이라고 이빨을 까는거에요.
 
 하지만 상관 있나염. 우리들은 좀 더 편하고 쾌적하고 최적화된 환경에서 더 싸고 편하게 게임할텐데.
 
 
p.s 스팀머쉰의 강점 하나 더.
 
님이 레고블럭을 조립할 수 있는 능력만 된다면 스팀머쉰을 갈아엎그레이드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기준점에 맞는 부품만 잡아넣으면 장땡일테니까염.
물론 제작자가 닭장처럼 만들어버리면 불가능하겠지만 말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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