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우리집간의 사이가 매주좋지 않다. 물론 직접적인 다툼은 아니지만 소소한 행동과 말들이 모여 지금은 스쳐지나갈 이야기도 지금의 와이프귀에는 모든말들이 부정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어쩌다 집에 전화하는 날 그날 저녁 퇴근 후 집에돌와 앉기 무섭게 전화했던 내용을 이렇게 말해서 저렇게 말해서 서운하다는 투덜거림을 멍하니 듣고 앉아 있어야된다.
어제저녁도 퇴근 후 돌아왔는데 이제는 시아버지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까지 험담이다. 그나마 시아버지는긍정적인 대상이였는데 대화내용이 맘에들지 않았는가보다.
와이프가 우리 가족한테 서운한 이유는 한가지. 임신 초기 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서다. 전화해서 몸은 괜찮은지 입덧은 어떤지 물어보지 않아서다. 우리집에 전화도 잘 안하면서 임신한 며느리가 있으면 먼저 전화해서 안부라도 물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와이프의 논리다.
사실 지금 집은 형수의 출산으로 가족의 관심이 모두 그쪽으로 쏠려있다. 통화를 하게되면 자연스레 형수의 출산 얘기로 옮겨지게 되고 자기의 대한 얘기는 별로 안하니까 그게 서운하고 서럽단다.
그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으면 되도롭 대화로, 우리둘이 사는거니까 우리의 행복에만 집중하자라는 식의 이야기를 꺼내 어떻게든 달랬지만, 이젠 그마저도 지친다. 항상 그때뿐이고 통화한날 저녁은 어김없이 울음과함께 서운함을 토로한다.
내앞에서 우리가족을 흉봐도 속으로는 욱 하지만 임산부니까. . 내와이프니까. . 우리둘이 사는거니까. . 하고 꾹꾹 참았다. 그 이야기를 듣고있는 내기분은 안중에도 없다. 말끝마다 자기는 기분 나쁘겠지만. . 이 붙는데 이게더 기분 나쁘다.
어제는 컨트롤이 힘들었다. 회사에서 사정이 어려워 계약연장불가 통지를 받았다. 3월달 급여는 80%만 나온다고 한다. 우울함에 직원들과 술한잔을 하고 어떻게 얘기해야되나. . 고민으로 집앞에서 서성거리길 30여분 끝에 집에 들어 갔더니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대화내내 침묵을 유지했다.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말 한마디가 나오면 큰 싸움이 될거 같았다. 울다지쳐 와이프는 잠이 들고 나도 조심스레 밤을 보냈다.
오늘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집안문제 회사문제 모든게 개같이 꼬여버렸다. 차라리 결혼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처음 내입으로 헤어지자고 하던 날 그녀가 울며 붙잡던 그날이 문뜩 떠오른다. 그때로 돌릴 수는 없는것인가. . 별에별 생각이 다 들었다.
지금은 집으로 향하는 비내리는 퇴근길. 이 버스에서 내리기가 싫다. 어제 얘기못한 회사일은 어떻게 말해야하나. . 혼자 타지에서의 회사 생활이라 술한잔할 친구도 없다. 모든것이 힘들고 괴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