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일을 보며 다시한번 차별적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는 한국남성으로써 부채감을 느낍니다.
여성들이 이번 사건을 가지고 한국남성 모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일반화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일반화가 잘못됐다 하여 여성들에게 비판할 자격이 없습니다. 해외에 나가본적은 없지만 미군기지 근처에 간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작은 덩치는 아니지만 서양인들의 큰 체구앞에서 왠지 움츠려 들고 위압감이 느껴지더군요. 그때 제가 들었던 생각은 내가 비록 의도친 않았으나 내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겐 공포가 될수있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구조속에서 남성이 힘이 강하기에 남성을 기준으로 짜여진 시스템들, 제가 그곳에서 얻는 남성으로써의 수혜들이 있을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써 고기를 먹는 자연스러운 행위나, 나름 경제대국의 국민으로써 해외의 가난한 나라 국민들을 의도치 않으나 착취하는 행위등, 그 모든것들이 미군기지에서의 경험 이후 저에겐 원죄로 다가옵니다.
저는 위와 같은 원죄의식을 과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원죄의식에서 우리는 환경을 생각하게 됩니다. 약자가 차별받는 사회시스템 개선을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원죄의식은 사회발전과 진보를 가져옵니다. 우리가 과거로부터 발전해온 것들도 그런 원죄의식이 가진 불편함의 직시로부터 출발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전 고통받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기위해 고민합니다. 내가 아직도 인지하지 못한 죄업은 없는지 생각합니다. 불편함을 직시할 수 있도록 제자신을 경계하고요.
그렇기에 저는 여성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들이 '여성이라서 죽었다.', '한국남자들이 잠재적 범죄자다.' 라는 주장이 저에겐 남성혐오가 아닌 이 구조속에서 고통받아온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으로 들립니다. 그래서 죄송합니다. 이후에는 과거에 성급한 마음에 조야하게 반말로 달았던 댓글을 붙여넣기 하겠습니다.
2016-01-09 18:21:05
무슨 대단히 위험한 일을 하는것도 아니고 일상적인 행위에서 조차 끊임없이 조심할 것을 요구받는게 정상인가? 길거리를 거니는게 조심할 짓인가? 화장실을 가는것이 위험한일인가?
예전에 범죄자가 핸드폰을 해킹해 남성의 자위행위를 올린다는 협박을 하며 돈을받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돌아다닌 적이있다. 그것을 보면서 남성들은 누구나 그런짓을 하지 않는 사람조차 경각심과 공포심을 느꼈을거라 생각한다.
문제는 여성들은 그것을 언제나 일상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지. 나참 히잡이라도 쓰고 다녀야 정상인 사회같다.
왜들 이걸보면서 불편하게 생각하는걸까? 남성이 여성을 억압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가?
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 조심하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구조 아래에서 여성들이 조신한 행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생각부터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 만화는 그러한 인식을 일깨우고 있는것이고.
나는 여성에 대해 억압한적도 없는데 왜 내가 죄의식을 느껴야 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것을 감당하라고 하고싶다. 어찌됏던 남성은 남성으로 태어났단 이유만으로 남성이 주도적으로 만든구조에서 이익을 보며 살아가고 있다.
예컨데 사회 온갖 집단들에서는 남성의 강한 위계질서의 문화 효율성만 강조하는 문화가 당연한듯한 기준으로 자리잡고있다. 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오로지 능률만을 생각하는것이 아닌 서로 조화롭고 편안환경에서 일하고자 하는 여성적 특징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사회로 오면서 그러한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아주 일상적인 행위조차도 남성이 기준인 경우가 다수이며 따라서 이렇게 남성에게 특화된 문화속에서 남성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더 편한 생활을 영위 하게된다. 때문에 나는 이것을 일종의 원죄라고 생각하며 남성으로써 마땅이 짊어져야 하는 업이라 여긴다.
만약에 그러한 모든 관습적 행태를 당연하것으로 여기고 그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불편하게만 생각한다면 지금 이 사회는 그 어떤 문제로부터도 진보할 수 없을것이다. 이런 불편함 대한 직시와 이해가 우리사회를 발전케 하는 원동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