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글을 썼던 바부팅팅입니다.
오늘도 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이게 웬걸요? 웬 자그마한 호프집 앞에 그 뚱냥이가 앉아 있더군요.
그래서 또 똑같이 쪼그려 앉아서 불러봤습니다.
"나비야~ 야옹~"
역시 오네요.
마구 쓰다듬어 줬습니다.
그런데 그 가게에서 아주머니가 나오시더니
"우리 나비, 웬일이래?"
이러시더군요.
이 녀석 이름은 "나비"로 낙찰.
원래 얜 보통 고양이들이 그런 것 처럼 기분파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기분 좋으면 오고, 아니면 안 오고.
(그럼, 내가 불렀는데 계속 온건 내가 호구란 것?)
여쭤보니, 이 동네 길냥인데 이 가게에서 거의 8~9년째 돌봐주고 있는 아이라더군요.
가게 옆에 보니 고양이 사료와 맑은 물이 가득 비치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얘, 암컷인데
TNR 당한받은지도 거의 8년 됐다고 했습니다.
이 동네 터줏대감 할머니셨구나.
난 여기에 이사온지 1년밖에 안 돼서 몰랐죠.
할머니를 잘 돌봐준 호프집 아주머니가 고마워서
들어와서 혼자 번데기탕 하나에 생맥주 한 잔 하고 있습니다.
어우 근데 이 할머니, 밖에서 레이져 쏘고 있네요 ㅎㅎ
어쩔 수 없이 다시 쓰담쓰담 타임!
(쓰담쓰담 + 사진찍기 병행이 힘들어서, 잠시 손 뗀 상태에서 사진 찍고를 반복했습니다.)
이 할머니, 매일 밤 12~1시 전후에 주로 출몰하신다는데,
잘못하면 이 시간대에 이 집 단골 될지도 모르겠어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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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이 할머니 그동안 얼마나 그로밍 안 했으면, 쓰담쓰담한 제 손이 이래 초토화 됐어요.
이 정도로 먼지가 심하게 묻어 나오는 고양이는 또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