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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와의 길고 질긴 인연(2)
게시물ID : beauty_1013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로곰
추천 : 17
조회수 : 125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2/24 19:23:18
※ 개인적 경험 주의 + 본 글을 작성한 것은 몇 년 전으로 현 시점에서는 팔지 않는 물건들도 다수 있습니다. 아, 가격도 지금과 다릅니다.
 
 
넵, 화장품.

그때까지 얼굴에 바르는 건 미샤나 페이스샵 같은 로드샵 말곤 써본 적이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얼굴에 트러블이 많군!" 이라며 러쉬 화장품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심한 트러블도 아니었고 그냥 스트레스+불규칙한 생활 때문이었던 것 뿐이에요. 그냥 사고 싶었던거죠, 러쉬 화장품이. 목욕용품이 채워주지 못한 허영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었던 거죠.

어쨌거나 전 물욕에 약한 여자.


샀습니다.
 

 
 
005.jpg
 
 
티트리 워터(250g, 당시 가격 25900원)
 
이때가 아마 바디샵이고 어디고 간에 티트리가 붐이었던 시절이에요.
바디샵 티트리가 소나무향이 강했다면 러쉬 티트리는 그것보다는 연하고 순한 향이었습니다.
스프레이 타입이니까 미스트처럼 얼굴에 칙칙 뿌려주기만 하면 돼요. 칙칙. 칙칙. 칙칙....?

찍찍-! (끝에 느낌표 필수)

쓰기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티트리 워터는 한줄기 섬광같이 얼굴에 쏟아졌습니다.
 
 
도대체가! 250g밖에 안되는 주제에 25900원씩이나 받아먹으면서 왜 용기는 이따위로 만들었던 걸까요.
고질적으로 러쉬가 욕을 먹고 있는 부분입니다만 용기 내구성이 형편없습니다.(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백화점에서 파는 화장품에 비하면 저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1x년 전... 당시 전 로드샵 매니아.. 미샤에서 나오는 DSW라인 3300원짜리 스킨을 쓰고 있었단 말입니다.
8배 가까운 가격을 지불하고 산 스킨치고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었어요.
이때의 깨달음으로 이후로도 '닦토용은 자고로 자극없고 싸고 양이 많아야 한다'라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허영의 끝은 멀고도 험한 법.
티트리 워터의 실패를 딛고 다시 한 번 날개를 폅니다.
 
 
 
 
006.jpg
 
 
인첸티드 아이크림(45g, 당시 가격 45000원)
아이크림을 쓰고 계시는 뷰징님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아이크림이라는 놈이 원래 가격대 성능비가..
양은 쥐꼬리만한게 1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하고. 막상 써보면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잖아요. 그저 20대에 미리 바르지 않으면 30대 넘어서 후회한다더라, 는 말로 서로를 위로할 뿐이죠. 2x살이 되던 해, 주변 친구들의 얘기만 듣고 귀가 팔랑거려 구입한 러쉬의 아이크림입니다.
일반 화장품 회사의 아이크림에 비해서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비록 아이크림이 갖고 있는 고농축의 미덕은 없지만...
그냥 아주아주 가벼운 질감입니다. 바르면 금방 스며들지요. 이걸 살 때는 '난 아직 어리니까' 하는 마음에 이런 가벼운 질감을 무척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이크림이랑은 원래부터 맞지 않는 체질이었나봐요.
쓰기 시작한 지 일주일만에 눈가에 비립종 크리(...)

사용을 중단하고 한 달 정도 지나니 없어지더군요.
..... 한동안 아이크림을 눈가 말고 어디에 발라야 하나-에 대해 심도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목이나 입가에만 열심히 바르다가, 절반도 못쓰고 버렸죠. 근데 이건 그냥 제가 아이크림이랑 안맞는 것 같아요. 지금도 아이크림 2-3일 바르면 비립종이.. 그저 눈가 주름과 함께할 운명.

당연한 얘기지만 이것도 용기 내구성이 형편없긴 마찬가지에요.
 

그렇다고 해도...,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을 러쉬에서 절대 사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거에요.
 
 
 
 
007.jpg
 
울트라 블랜드(45g, 당시 가격 21800원)
지금도 그때로 돌아가서 이걸 사는 나를 매우 치고 싶....
이때가 DHC에서 클렌징 오일로 대박 터트리고 있을 땐데요, 왠지 '스베스베' 어쩌고 하는 광고가 마음에 안들어서 잔뜩 삐뚤어진 마음으로 구입한 물건입니다. 크림타입의 오일 클렌저..라고 하던데 워터프루프 제품까지도 지워진다는 말에 솔깃,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말에 또 솔깃, 해서 구입했어요.
 
 
 
결과는... 비참.

정말 비참.
이건 뭐 화장이 지워지지도 않는데, 얼굴에서 씻겨나가지도 않는
그런 사태가 발생했어요. 하......
 
화장은 화장대로 남아있고, 클렌저는 클렌저대로 기름덩어리 같은 느낌으로 얼굴에 달라붙어 있고...
제형도 크림이 아니라 엄청 단단한 밤 내지는 버터 형태.
아무리 폼클로 씻어내도 얼굴을 버터로 칠한 것 같은 느낌은 사라지지 않아요. 게다가, '러쉬니까 재료가 좋겠지' 싶었으나...
 
땅콩오일,서양장미수,비즈왁스,꿀,오리스뿌리추출물,올리브오일,글리세린,벤조인팅크,소듐보레이트,프로필파라벤,메칠파라벤



넵. 차라리 그냥 식용 올리브유를 사는 게 훨씬, 훨-씬, 훠어어얼씬 좋은 클렌징 오일이었을 거에요....먹을 수도 있고.

티트리 워터는 다 쓰기라도 했고, 아이크림도 1/3은 썼어요.
울트라 블랜드는 정말 두 번 써보고 한 구석에 처박아둔채 몇 달을 보내다 결국 버렸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그때 저에게 러쉬는 큰 맘 먹지 않으면 사지 못할 정도로 비싼 거였거든요.
 

하지만 왠지 모를 러쉬에 대한 허영은 가라앉지 않았으니....
 

 
출처 아주 오래 전 일기장으로 쓰던 변방의 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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