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에 삽니다 하지만 집회에 자주 갑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집회는 오늘로 다섯 번쯤 참석한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저에게 묻습니다 넌 서울 사람도 아닌데 무슨 집회를 그까지 다니냐고 그래서 오늘 스스로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1. 집회는 오프라인이다 우리는 대개 인터넷과 뉴스로 세상을 접합니다. 하지만 집회는 현장입니다. 내 눈으로 촛불시민을, 그 물결을 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2. 현장에서 같은 마음으로 호흡한다 우리 사회는 정치 이야기를 금기시합니다. 그래서 지방에 살다보면 뉴스에서 촛불집회 이야기를 하는 게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건 우리를 민주주의에서 멀어지게 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집회에 나가면 나와 같은 마음으로 외치는 소리들을 듣습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특검을 연장하라" 그간 뉴스를 보면서 생각했던 내 마음들을 쏟아냅니다. 3. 울분을 토해낸다 한국 사람들은 노래방에서 화를 삭힌다고들 하는데 노래방에서 박근혜 최순실 감옥 가야지 하는 노래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광장에서는 하야 하야 하야송을 백 번 불러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습니다. 마음껏 소리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현장입니다. 4. 강추위보다 마음의 추위가 무섭습니다 홀로 있으면 울적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함께일 때 사람은 용감해집니다. 내 편이 이만큼 많다는 것, 그것이 희망을 갖게 합니다. 가슴 속에 희망이 없다면 방바닥에 온돌이 있어도 죽고 싶을 겁니다. 5. 민주국가 시민으로서의 의무 제가 존경하는 조정래 작가님은 시민단체 하나조차 가입하지 않는다면 민주국가 시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실련, 뉴스타파, 416연대를 정기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표도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이렇게 광장에서 서명하고 목소리내고 행진하는 것도 적극적 참정권의 한 형태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한 언제나 참석하려 합니다.
우리는 촛불이 줄어든 잠시 동안 저들이 얼마나 다시금 치고 올라오는지 잘 보았습니다. 오늘 추위에도 나오신 70여 만명의 시민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못 나오신 분들도 다음에는 꼭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