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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oda_50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uchi★
추천 : 21
조회수 : 4833회
댓글수 : 43개
등록시간 : 2017/02/25 16:15:51
일단 난 어제 공구하나 잘못돌리다 발목인대가 댕겅 나가서 발모가지를 사용할수 음스므로 음슴체를 사용하겠슴
상기본인은 박스줍는 할매, 야산에서 주인없는 나믈,도토리 줍는 어르신을 보면 딱히 할일 없음 옆에 앉아서 같이 수다떨며 같이 줍줍하며 인생을 보내는 26세 건장한 청년임.
우리집은 도시외각 단독주택인데 집바로 앞에 100평정도 땅이있는데 직접 농사지을 여유도없고해서 동네 어르신깨 땅을 내어렸슴
근데 농사짓는 공터와 집 사이 도로길이 동네 마실!? 운동하러 나오는 오색찬란한 등산복의 조깅거들의 화개장터였던 탓인지 한국인의 정을 운운하며 마음대로 할배의 텃밭을 무료로들 이용하엿음
그래서 울아부지가 연두색 철망 펜스를 작년에 설치해드렸슴
작년여름 펜스를 설치해도 아줌마 할무니들이 무단침입해서 농작물을 훔쳐가는통에 골모리를 앓았는데... 오늘 일이터짐...!
할배가 시금치는 겨울시금치라고 펜스를 따라 열씨미 심어놓으셨는데 왠 할무니 한분이 펜스앞에서 쪼그려계시길래 펜스앞에 냉이 캐시는구나 하며 내 발모가지를 슬프게 쳐다보며 테라스에 앉아있었슴
근디 펜스안에 손이 타짜의 아귀마냥 손은 눈보다 빠르다고 그 작은 구멍사이를 들락날락 하는게 아니겠슴!?
그치만 나의 눈은 예리했슴 바로 쩔뚝거리며 대문밖을 나서니 문닫히는 소리에 움찔하시는 할무니
서론이 길었슴 아래의 대화내용임
나-할무니 여기서 뭐하세요!
할-그냥 뭐 나믈이나 캐고있었지~~
나-할머니 이거 농사지으시는 할아버지 계세요 캐시면 안돼여
할-아냐 나 이거 밖에꺼만 했어 (이미 펜스안 50센티 이상의 폭으로 시금치는말끔하게 사라져있었음)참 할머니는 호미까지 가져와서 아주 싹 털어가시려고 작정하신듯
나- 안에 시금치가 다 없어졌는데 밖에껏만 하셨다구요!?
할-아니 이거 원래 다 캐도되는거야 지금안캐면 못먹어
나-여기 아까도말했는데 할아버지가 직접 씨뿌려서 나온 시금치구요 사유지라서 함부로 캐가시면 신고하면 경찰서가요!
할-아니 이거 캐도된다했는데 이게 망이 있어서 못들어가니까 내가 이렇게 캐는거야~ (자꾸 이렇게 딴소리하심)
나-여기 주인할아버지가 캐도된다고 하셨다구요!? 여기 밭주인이?! 그리고 주인말고는 들어와서 캐지말라고 이 팬스도 설치한거에요.
할-근데 이거 지금 안캐면 못먹어 캐도괜찮아!
나-할아버지 일주일에 한번씩 오셔서 밭정리도 하고 저희집에서 커피도 한잔 하고 그러셔요 관리안하는거 아니고 이렇게 외부인이 건드리면 말좀 해달라고 하셨구요 이제 그만 캐셨음좋겠어요 할머니
이러니까 그제서야 내가 뭐 캐지말라는걸 알고있었나?! 하며 호미챙겨서 툴툴거리며 가셨슴
강탄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도 한마디도 안지고 할무니의 기세를 꺾고 내쫒은게 사이다!!!!
제발 내 농작물 아니면 건들지 말아주세여ㅠㅠ
펜스 설치하고도 수확률이 60%정도 라는건 왕 고구마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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