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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5.18
게시물ID : humorbest_131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벼멸구
추천 : 21/3
조회수 : 709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5/18 15:26:35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5/18 11:37:02
젊은 벗에게, 

 5월의 태양이 대자연의 축복처럼 내리쬐고 있습니다. 이 땅에 아직 살아 있음이 기적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근거를 알 수 없는 슬픔이 마냥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 나이에 불현듯 청소년기에 앓았던 ‘데미안’적 고뇌나 ‘베르테르의 슬픔’ 같은 것이 되돌아오는데, 그것이 주책없는 일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 때만 되면 떠오르는 광경이 있습니다. 80년 5월 광주의 모습입니다. 유럽으로 떠난 바로 이듬해였습니다. 프랑스 공영텔레비전은 연일 광주를 톱뉴스로 비쳐주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하늬들은 ‘해방’과 ‘대동세상’의 순간들을 잠깐 맛보았을까요, 주먹밥으로도 모두 행복했던 그 순간들은 그러나 너무 짧았습니다. 곧 ‘작전’이 있었고 무자비한 진압이 있었습니다. 그 잔인한 모습에 유럽인들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광주 사람들은 이교도들인가, 소수민족인가?” 

  이 물음을 저는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이교도들이나 소수민족에게 가해지는 앵톨레랑스도 용인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이교도들이나 소수민족에게나 가할 수 있는 행위가 이 땅에서 저질러졌습니다. 그만큼 차이를 빌미로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또 집단 광기로 흘러갈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 이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2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광주 민중항쟁은 ‘민주화운동’으로 기념되고 학살 책임자들은 사면되었습니다. ‘용서’와 ‘화해’가 주장되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학살책임자들이 참회하지도 않았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참회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은 자에게, 용서와 화해라는 게 가능한지 알 수 없습니다. 또 억압과 불의에 저항한 시민들을 ‘폭도’라고 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했던 언론들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용서’와 ‘화해’란 다만 억지 봉합이나 타협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령 우리는 신사참배와 망언을 계속하는 일본 우익 세력을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광주 학살 책임자들에 대한 용서와 화해란 결국 힘의 역학관계에서 앵톨레랑스에 바탕을 둔 세력이 아직 강력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들의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홍세화  < 한겨레> 시민편집인 드림 

...아놔 또 짱날라구하네.
그 쉐이들 우리 때 끝장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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