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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널 구원했다고 생각했다.
게시물ID : animal_131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o08
추천 : 12
조회수 : 534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5/06/20 11:17:54
길고양이의 삶이란 너무 혹독한 것이니까.

널 그 쓰레기장에서 데려왔던 날. 나는 널 구원했다고 생각했으며 네가 좋은 사료를 먹고 좋은 모래를 쓰고 네 몸무게가 점점 늘어날 때마다 내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네가 죽지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신이라도 된것마냥 들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깨달았어.

내가 널 구원한 게 아니라 네가 날 이 세상에서 구원해준거구나.

네 작은 숨소리로,
호박같은 눈망울로,
아기같은 소리로,
부드러운 털로 
너는 나를 괴로움으로부터 멀어지게 해줬어. 

내가 울고있을 때 내 눈물 냄새를 맡던 너를 꼭 껴안던 밤을 어떻게 잊겠니.

네가 수술하고 책상밑에서 축 쳐뎌있을 때 곁에 누운 나를 바라보던 네 눈빛을 어떻게 잊겠니.

나는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거야.

네가 떠나면 아마 난 죽을 만큼 힘들거야. 
너말고 다른 고양이를 키울 수도 없겠지.

하지만 난 너와 함께 있는 지금 시간이 너무 행복해. 행복해서 눈물이 나고 네가 떠나는 상상을 하면 가슴이 아파.

내가 사는 이유가 너라고 하면 사람들이 비웃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너야.

사랑해.

나의 고양이.

영원한 나의 고양이.

4살이니까 딱 20년만 더 살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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