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때부터 아빠없이 자랐어요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는 아빠가 있긴 했어요
근데 아빠가 바람나서 집을 나간지 벌써 15년이 넘었어요 ㅋ
그런데 더 놀라운건 우리아빠는 법적으로 엄마의 남편이 될 수 없대요
이미 아빠한테는 다른 아내와 딸 둘이 있었던 거에요 바람에 바람을 거듭한 바람의 사나이였던 것이었습니다
간통죄가 있던 시절 엄마는 그 아줌마에게 큰 돈을 물어줘야 했죠
그 즈음부터 엄마는 우울증같은게 걸린거 같아요
저를 많이 혼내시고 절 잘 챙겨주지도 않으시고
옷도 씻는것도 신경써주지 않았어요
2000년대에 이 라니요! 하도 안 씻어서 머리에 이가 많아서
엄마가 제 머리에 에프킬라 뿌리고 하나하나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ㅡㅡ;;
그리고 그런 이유로 전 왕따를 당했죠
그러니까 저는 엄마가 그냥 밉기만 했고 집이 정말 지긋지긋하고 싫기만 했어요
근데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 결혼하고싶은 사람이랑 헤어지니까
엄마 마음이 딱 이해가 가게 되네요
제가 지금 회사때문에 연고도 없는 타지에 나와서 혼자 살고있거든요
아는 사람 회사사람 말고는 한명도 없어요
그렇다고 회사사람이랑 친하지도 않는데다가
딱히 고향이나 예전에 살던데도 아는 사람이 있는건 아니에요 ㅋ
저는 의지할수있는 사람이 남자친구 딱 한명이었거든요
나의 유일한 친구이자 연인이자 상담사이자 내 해방구였던
참 여러 역할을 하느라 고생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제가 잠시 미쳐서 용서받지 못할 큰 실수를 해서 헤어졌어요
우리 엄마도 저랑 비슷한 상황이었을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기댈곳 하나도 없는데
그나마 남편이라고 있는 사람이 충공깽이고
헤어지고나서 의지할 곳은 저밖에 없었을거에요
그러니 신세한탄+푸념+스트레스+우울이 한데모여
저를 방치하거나 혼내는 걸로 나타났던거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짜증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우리엄마.. 결혼식도 제대로 못하고 남자친구랑 살다가 애생겨서 낳고 키운걸텐데
아빠 집나가면서 엄마의 큰 부분이 사라졌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나보다 더 힘든 일을 감당해내신 우리엄마 존경스럽습니다..
지금은 엄마랑 잘 지내고 있지만
그냥... 갑자기 물밀듯이 감정이 밀려오면서
엄마가 이해돼서...써봅니다...
애인 있을때는 가족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이별하니 이제와서 ㅠ 참 저도 이기적이지만 엄마 많이 보고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