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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질.끌질 연습
게시물ID : diy_2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924
추천 : 10
조회수 : 91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03/01 12: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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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오?
소햏.. 게으르고 게을러 톱질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소.
오리궁댕이로 기마자세를 섞어 골프채 잡듯 힘주지 않고 중력의 힘만으로 써는데..
꼭 연필심 한두개 정도로 어긋나오

머리속 향단이 생각은 접어두고 눈에 불을 켜 자르면 어긋남이 없소.
근데 눈이 빠질거 같아 오래 썰지 못 하오.

끌질도 그..그.. 사월이 생각에 자꾸만 똑바르지 못하오.

아니.. 방금 우리 옆집 아낙이 밤에 내야 할 소리를 냈소.
휴일이라 밀린 숙제라도 하는 모양이오.
허허 참.

공방에서 톱질 한 번. 망치질 한 번. 하다가 뒷마당 나무에 묶여있는 개에게 황태채 하나 주고 오고.
커피 한 사발 타 먹고.. 이어폰으로 뉴스공장 듣다보면 시간 잘 가오.

공방 선생이 일이 많아 보조 선생을 쓴다 하기에 
이제 손님 오면 커피 안 타도 되겠구나. 
여인 손님 얼굴 보며 카눈지 맥심 나영인지 연아인지 맞춰서 타주는 재미가 있었는데..

다음 날 보조 선생이 오셨는데..
긴 치마에 선이 들어난 저고리 날렵한 팔 하며.. 가늘디 가는 발목.
샤론스톤 누님이 오신 줄 알았소.

혼자 먹으려 광에 넣어 둔 스타벅스 유스베리 차를 갖고 와 타 드렸소.
뜨건 물에 들어간 티백은 새콤달콤 향기를 뱉으며.. 맑은 핏물을 여지없이 토해내 찻잔 마저 뜨겁게 달궈줬소. 아아-

"샤-선생님. 차 드시지요"

내 목소리 끝은 미세하게 떨리기 까지 하였소.
그날 밤. 베개잇에 하두 감았다 떳다한 눈썹이 여럿 떨어지지 않았겠소?

담날.. 맑은 정신에 바늘끝의 오차도 없이 내 원하는 대로 톱질이 잘되는 진귀한 광경을 보았소.
선조들이 왜구가 쳐들어 왔을 때 방패귀를 노려 적들의 눈을 쏘아 맞혔다 하는걸 믿지 못하였으나..
이젠 이해가 되었소. 그분들도 간절하였기 때문일 것이오!!

난로에 불을 때다 곁에 놓인 구두를 보았소.
이건 샤선생 신발인데.. 왜 이걸 두고 가셨을까.
그제야 어제 차마시던 샤선생의 눈빛이 기억이 났소. 공방선생의 눈빛도.

.
.
.
내 톱이 왠지 휜 거 같소.
좀처럼 잘 잘리지 않소.
출처 내 머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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