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지나다가 봤습니다. 추모공간이 마련됐더라구요. 꽃도 있고 포스트잇도 꽤 붙어 있었습니다.
그 근처에 있는 시에서 조성한 화분은 다 깨어지고 엉망이 돼있었어요. 술먹고 깽판을 부린거겠지요.
포스트잇의 내용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추모자체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여겨 훼손된 주변에 대해 쯧쯧하고 넘어갔습니다.
다음날인 오늘 낮에 그 근처를 또 지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미화원분들께서 깨끗하게 정리를 해놓으셨더라구요.
그곳엔 추모하는 사람들이 아닌 사진작가들만 있더군요. 커피를 물고 약 10분 이상 근처에서 앉아있었습니다.
사람은 많이 존재했지만 그 곳엔 진정한 추모는 없었습니다.
사진작가들만 존재했고 그들은 그저 밝은 얼굴로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진정한 추모공간인지, 그저 포토존인지, 저는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추모의 마음은 없고 인증만 남은 공간, 저는 그 곳을 지나며 무엇을 위한 추모인가 또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