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 서버에서 앤서니 라는 닉으로 소서러를 키우고 있는 유저입니다.
글의 취지는 1:1 거래 절대 만들지 마세요.. 정도입니다.
그리고 1:1거래를 만들어달라는 유저분들을 설득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1. 시장의 최저 가격이 없을경우.
시장을 고수들과 오토들이 독식하게 되는 기반을 줍니다.
예를들어 25행동력을 가진 숙련된 자이언트의 경우 한번 나무 캘때마다 보통 10여개 가량의 나무를 가져옵니다.
본전 치기 하려면 나무 한개당 40원에 팔아야 합니다. 마진으로 80원만 남기면 개당 120원 가격입니다.
'이렇게 하면 돈 언제 벌어?'
그렇지가 않습니다. 고수들은 공헌도가 빵빵해서 전맵에서 재료를 수급해냅니다.
잉여한 자원...즉 비인기 품목들은 모두 마진이 아슬아슬 하게 남을 정도로 땡처리해도 됩니다.
안파는것보다야 이득이니까요.
게다가 이런 이득이 결코 작지가 않습니다. 검사에 존재하는 수많은 채집 구역에서 나오는 잉여 자원을 다 팔면
얼마가 나올까요? 평균 채집시간을 1시간으로 잡고 해봐도 시간당 수만원 가량이 그냥 굴러 들어옵니다.
그럼 초보들은 어떨까요?
개당 120원짜리 나무를.. 부족한 기운까지 짜내가며 캐내려 할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그냥 거래소 가서 사는게 이득이지요.
이미 모든 농장, 모든 바다의 자원은 고수들이 돌린 일꾼들에 의해 자원이 씨가 말라버린 상태입니다.
그러니 채집도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거래소를 이용할수 밖에 없지요.
근데 이렇게 되면 다수의 초보들의 푼돈이 모이고 모여서 전체의 1할가량의 고수들에게 몰려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다음 항목에서 이어집니다.
2.시장의 최대 가격 제한이 없을경우
고수들은 이 돈을 가지고 일부 인기 품목을 삽니다. 돈이 넘치기 때문에 이 가격은 천정 부지로 치솟지요.
예를들어 자작나무가 어떤 탈것을 만드는데 쓰여서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 되고 있다면..
이 품목의 가격만 지나치게 상승합니다.
고수들은 생각하겠지요 '어짜피 초보들이 거래소에서 아이템 사면서 나한테 돈 갖다 바칠껀데 이쯤이야.'
그리고 초보들은 생각하겠지요. '저걸 캐내서 팔아봐야겠다.'
근데 아시다 시피 필드에 존재하는 자원의 총량은 아주 제한적이고, 농장에서 생산되는 량도 금방 고갈되 버립니다.
그럼 해당 품목의 희소성이 더욱 높아져서 가격은 더 뜁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특정 품목은 계속 희귀해져서 말도 안되는 가격이 되고, 초보들은 도저히 그걸 감당해낼수가 없습니다.
뭘하나 만들려고 보니.. 약 400여개 가량의 인기 품목이 들어간다고 칩니다...
재료템이 개당 몇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는데 농장에서도 필드에서도 씨가 말라서 구할수 없게 됩니다.
돈많은 고수들이야 그걸 다 서서 만들고, 그걸 통해 더욱 이득을 보겠지요.
하지만 초보들이 할수 있는거라곤 기껏 캐낸 비싼 재료도 팔아서 내일 쓸 물약비를 버는 일밖에 없습니다.
왜냐구요? 이미 다른 재료들은 고수들이 독식해버려서
본전치기가 겨우 나오는 수준의 시장을 형성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퀘스트 깨는데 편해서.. 저랩구간의 탈것들 쓰기가 편해서 썻던 그 거래소가...
중랩이후가 넘어가면서 엄청난 진입 장벽을 만들어 버리는 겁니다.
물약값과 수리비는 커지는데... 초보때 벌던 수입으론 도저히 충당이 안되고
이걸 충당하려면 비싼 재료들을 들이부어져서 만들어지는 아이템을 써야하는데
도저히 그럴 재력은 없고...
그래서 채집으로도 사냥으로도 해결볼수 없게 된 초보-중수 유저들은
수천만원대 마차들을 그저 지켜나 보다가 게임을 접게 되지요.
아니면 현질을 하게 되거나요.
3. 최저가 최고가 제한이 있음으로 해서 현제 검은 사막의 시장은?
현제의 검은 사막은 그런 것을 원천 차단해버린 상태입니다.
최저 가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수들과 오토들의 시장 독식이 어렵습니다.
예를들어 고수들이 어떤 템을 지나치게 벌어서 이걸 내다 팔려고 합니다.
그래서 최저가에 수천개의 재료를 올립니다. 근데 이게 잘 팔릴까요?
몇몇 유저는 사용하겠지만 몇몇 유저는 그냥 자기가 캐내서 쓰는걸 생각하게 될겁니다.
수많은 잉여자원들이 쏟아져 나와도 수요가 적어서 해당 시장을 죽여버립니다.
고수는 생각하겠지요 '팔리지도 않을꺼. 그냥 캐지말자.'
그럼 해당 농장은 초보들이 자생해서 커나갈수 있는 발판으로 남게 될것입니다.
돈이 없으면 채집으로 해결하고,
돈이 남으면 자기도 한번 일꾼을 고용해서 농장에 보내보는 여유를 가질수 있게 되겠지요.
최고가 제한은 어떨까요?
일부 품목이 지나치게 인기가 좋습니다. 그런데 최고가 제한이 있다면?
아무도 시장에 물건을 내놓지 않습니다. 그럼 초보는 고수와 동등한 기회를 얻게 됩니다.
고수들이나 초보들이나 해당 농장에 노드를 잇고 일꾼 보내면서 벌어내거나
직접 자기 발로 뛰면서 재료를 구해야하는데
초보든 고수든 이 부분에선 서로 다를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래소에 물품이 없으니 서로 해당 재료를 모아들이는 속도는 똑같고
어떤 컨텐츠에 접근함에 있어서 동등한 수준의 노력만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빈부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되는겁니다.
4. 그럼 돈이란건 뭐야?
눈치가 빠르신분은 돈으로 할수 있는게 아주 제한적이라는것을 깨달으셨을겁니다.
돈이 많아봐야 희귀하거나 중요품목을 구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정도 돈을 모을정도면 비인기 품목쯤이야 일꾼 보내는걸로 손쉽게 충당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돈이란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1000만원을 들고 있든 1억을 들고 있든간에 자기가 필요한 액수 이상의 돈은 죄다 잉여 자원이 되어버립니다.
따라서 사실상 우린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돈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벌어들일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돈이 많아도 매일 적자를 보면 언젠간 빈털털이가 되고
돈이 없어도 매일 자기가 쓴만큼 벌기만 하면 언제까지고 즐길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검은 사막을 재미있게 플레이 하기위해 하루에 약 10만원 가량의 돈을 써야한다면
더도 덜도 말고 딱 그정도의 돈만 벌면 됩니다.
따라서 돈에 집착할 이유가 사라지고 유저는 좀더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는데 시간을 할애 할수 있습니다.
예를들자면 세월 잊고 낚시나 즐긴다거나, 소소하게 배낭배고 전국을 걷는 보부상 컨셉을 잡는다던가 말입니다.
5. 이를통한 미래 예측.
물론 펄어비스가 이정도로 끝낸다면 검은 사막은 언젠간 망겜이 됩니다.
시장을 아예 죽여버리는 것으로써 이런 끔찍한 악의 순환고리를 없애버리는데엔 성공했지만
반대로 유저들이 뭔가에 불타오를만한 목표의식도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즐길사람만 즐기는 매니아 게임이 된다는 말이지요.
게다가 현제 상황은 NPC로부터 유저에게 들어가는 돈이 유저에게서 NPC에게 들어가는 돈보다 많습니다.
유저끼리 돌진 않는다곤 해도.. 이런 과대한 재화의 축적은 게임의 재미를 해칠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어딘가에 초대량의 자원이 그저 '즐거움을 위해서' 사라져 버려야할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수 있는것이 바로 '전쟁' 입니다.
검은 사막에선 성채전이겠지요.
예를들어 성채를 가진 길드는 유니크 아이템과 같은 것들을 획득할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됩니다.
그럼 유수의 길드가 성채를 가지기 위해 서로 난투를 펼칠것이며 이 과정에서 NPC에게 다량의 자원을 투입하게 합니다.
예를들어 공성 병기를 만든다거나, 성채를 보수, 증축하는것으로 초대량의 자원을 NPC를 통해 없애 버릴수 있습니다.
또한 유저끼리의 경쟁은 끝이 없기 때문에 거래소를 통해 초보자들이 채집한 각종 재화도 불티나게 팔리게 될것입니다.
그럼 돈들이 자꾸 쌓이진 않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바로 거래소에 매겨진 세금.. 35%나 됩니다.
이것말고도 성채를 가진 길드가 따로 세금을 매길수 있게 된다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고수가 거래소를 통해 재료구입 <- NPC 세금
초보가 돈을 번뒤에 그걸로 무언가를 산다 <- 고수에게 성채 세금으로 돈의 일부가 넘어감
고수는 그돈으로 또다시 거래소에서 재료를 사모은다 <- NPC세금
이런 소비의 고리로 무한히 연결 되기 때문에 시장에는 자원도 돈도 남아날 구석이 없게됩니다.
아직 구현되진 않았지만 펄어비스가 노리는 궁극적인 시장 구조는 NPC를 통해 계속해서 재화가 사라짐으로써
게임상에 재화와 돈의 총량은 언제나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에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소비를 가속화 시키기 위해서는 길드끼리 연합먹고 성을 점령하게 해도 되겠지요.
그럼 소비해주는 집단이 더 커지니까 이전보다 훨씬 만은 소비활동을 하게 될것입니다...
그럼왜 진작에 이런 컨텐츠를 내놓지 않았을까요?
제 예상이지만 이건 유저하기 나름입니다.
이런 대규모 소비를 해줄만큼 일부 유저들이 튼튼한 기반을 다지게 된다면
사실 내일이라도 컨텐츠를 업데이트 해서 시장 활성화에 빠져있는 마지막 톱니바퀴를 채워 넣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클베때도 이런 전투를 미리 실험했으니 구현 못해서 안하는게 아니라
아직 유저들이 다진 경제 기반이 약해서 시기 상조이기 때문에 안한다는것이 제 의견입니다.
다만 펄어비스가 시기를 잘 잡기를 바랄 뿐입니다.
너무 기다렸다간 유저들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게임이 일어서기도 전에 엎어질것이고
너무 이르면 시장이 아수라 장이 되어서 현제 커가는 시장의 지반을 무너 뜨려버릴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
요약하자면
1.현제의 시장은 초보와 고수 가릴것없이 동등한 기회를 주는 시장이라는것.
2.1:1 거래나 최저가, 최고가 제한이 풀리는 순간 이겜은 망겜 트리 탄다는것.
3. 근시일내에... 그러니까 검은 사막의 유저들이 어느정도 기반을 잡고 본격적인 소비 컨텐츠를 즐길만한 시점이 되었을때 대규모 소비 컨텐츠가 풀릴것이고 그때서야 제대로된 시장 경제가 완성 될것이라는것.
4. 그러니 자기 목표에 맞춰서 돈을 벌것. 떼쟁할사람은 돈과 재화를 쟁여놓고, 유유자적 놀사람들은 돈에 집착할 이유가 없으니 맘편하게 할것
이상 온갖 상상(혹은 망상)글이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