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세계 세력도 - 1. 세계의 전환이 다가온다!
미국 - 소제목 : 1970년대 시작된 국가권력의 쇠퇴로 패러다임을 바꿔봤으나..
때론 생각컨대, 저는 국가는 생명체와 비슷한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치명적인 위기가 발생하면 극복도 하고 혹은 죽기도 하고 뭐 도망갈때도 있습니다(보통 일부 지역을 뺏긴다고 하죠). 강성함을 떨치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늙어 죽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하기 이전, 즉 서기 이전부터 남아있는 국가가 있습니까?
뭐 패권유지같이 쓰잘데기없이 타국 간섭에 힘을 빼는 나라의 경우 일반적인 나라보다 수명은 더 짧은것같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살아남고 싶어합니다. 그러므로 독수리가 스스로 바위로 떨어져 낡은 부리를 깨어, 새 부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 다시 생명을 연장한다는 말처럼, 국가도 위기에 빠지면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 위기를 극복하기도 합니다.
2차대전을 거치며 초강대국이 된 미국, 그에 대해 저자가 적는 그 후의 위기는 총 세번(뭐 지금을 보자면 네번도 부족하지만) 왔고 그 때마다 미국은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방법으로 살아남았습니다.
1950~1970년대 미국의 황금기가 끝나자, 미국은 기존의 금본위제를 탈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베트남 전쟁으로 금보유고가 떨어진 것이죠.(1971년 기준으로 100억불이라고 합니다.) 이때 일어난 것이 1차 패러다임 시프트, 닉슨쇼크로서 달러와 금과의 연결을 끊어버리고,달러본위제(실제로는 페트로달러 본위제)와 변동환율제를 실시한 것이죠.
두번째 패러다임 시프트는 플라자합의였습니다. 미국 연준 전 의장이었던 폴 볼커가 21프로인가 23프로인가 살인적인 금리로 '인플레이션'을 '뿌리부터' 조지고 나서, 그 악효과는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레이건 시대의 경상수지 적자-재정적자라는 쌍둥이 적자의 확대로 인해,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했고 이 방법은 환율조정이었죠.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과 독일은 50%이상의 평가절상을 요구받습니다. 뭐 그 결과는 다들 아시는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제조업은 당시 고금리의 영향으로 결국 쇠퇴해버렸죠.
제조업이 끝나면 뭐먹고 살죠? 1985년 당시 영화 '빽투더 퓨쳐 2부'를 보면 한편으로, '이러다가 우리 일본한테 먹혀 죽겠어!'란 절박감이 묻어납니다. 망해버린(뭐 지금은 진짜로 망해버렸지만) 디트로이트의 '민완경찰' '영화' 로보캅도 비슷한 소재를 담고 있죠.(3탄에선 진짜 일본 사무라이 로봇이랑 맞붙지만;)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주인공이 중국 인스턴트 누들을 먹고, 일본 게이샤가 광고판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장면들이 기억납니다. 3번째 패러다임 시프트는 저자에 따르면, IT와 금융이었습니다.
금융공학은 개인용 퍼스널컴퓨터가 널리 퍼지던 때부터 IT와 상호상승작용을 하며, 그동안 '제조업'의 보조산업으로 이해되었던 금융업이 재생되기 시작했죠. 마침 1990년대 클린턴의 경우 당시 의장 그린스펀과 죽이 맞았고, 컴퓨터를 통해 계산인력을 줄이니 은행이나 금융같은 경우 저금리로도 재미를 보기가 쉬워지는 환경이 조성됐죠. 뭐 어찌되었던, 뭐 저자의 완곡한 표현을 조금 과격하게 바꾸어서 제 표현으로 해보자면, '해외투자를 해서 단물을 빼먹어보겠다'라는 금융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시작합니다.(워싱턴 컨센서스의 본격적 시작이기도 하고. 레이건부터 시동이야 걸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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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번째가 문제였습니다.
미국이 금융자본주의로 전환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1994년 멕시코 금융위기건인데, 당시 멕시코는 경상수지적자문제로 위기에 빠져 있었고 이 위기는 아르헨티나까지 퍼지지만, 재무부 루빈의 강제 자금 각출로 겨우 넘겨내긴 했습니다.
이 당시 저자는 병환중이었는데, 래리 서머스가 일본도 협조 개입을 요청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고, 그런 이유로 엔화의 환율은 조정이 되었죠.
다음 문제로 아시아 통화위기(1997년)이 오게 되었는데, 저자에 따르면 태국 바트화에 투기세력이 눈독을 들이게 되면서, 이 위기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넘어서 한국까지 위기가 오는 파국적인 결과가 오게 된 것이죠.
이 당시 먼저 말씀드렸다시피, 당시 대장성 재무관으로 있었던 사카키바라는 'IMF의 아시아판, AMF(아시아통화기금)'을 창설하여 융자지원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반대했죠. 그들의 주장은 아시아의 경제 체질이 나쁘다며 '패거리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을 깨부셔야 한다는겁니다. 크루그먼이 말하는 정실 자본주의죠.
책 외로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크루그먼도 비슷한 논조로 말한 겁니다만, 경제위기랑 패거리 자본주의 혹은 정실 자본주의랑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참고로 크루그먼은 아시아의 설비와 자본투자가 너무 많다며 아시아의 경제는 더이상 급속성장할수 없다고 주장하여 IMF사태의 예언자로 취급당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그것과 IMF사태는 상관이 없었다고 부연설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책으로 돌아가, 저자는 통화위기란, 글로벌리즘의 진전에 따른 자유로운 자금이동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세계규모의 통화가 단기간에 작은 나라에 집중되기도, 빠져나가게 되면 어느 나라가 버티겠냐는거죠.(미국은 버티겠지만)
이런 식으로 자본집중이 되면 통화가치가 올라가고,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자본유출이 되고, 자본유출이 되면 자본집중에 따른 버블경제가 붕괴가 되고,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결국 나라경제 파괴가 됩니다. 라고 저자는 적고 있습니다.(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전 대장성 재무관이었고, 다른 책을 읽어보면 사실상 일본은행(중앙은행)이 최고위급 엘리트로 만들어내기 위해 키워낸 인물이었습니다. 이런 양반이 이런 얘길 하고 있는겁니다.)
이럴 경우 거대한 자본 입출에 대항하기 위한 위기의 해법은 두가지입니다. 통화당국에 따른 규제(다른말론 자본통제), 혹은 그 거대한 자본입출에 대항할 만큼의 외환보유고를 준비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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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요구는 재정-금융을 긴축시키고, 매우 과격한 자본의 자유화를 하라는 요구였습니다.
AMF에 대해 저자가 설명한대로 적자면(뭐 별도로 제가 표시해놓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여태까지의 리뷰는 저 개인의 주장을 제외한 다 저자의 주장대로 적었고, 앞으로도 '별도로 전제하지 않는 한' 그럴겁니다.) 구상은 일단 1천억달러의 자금을 공탁하고, 차관에 IMF의 요구와 같은 엄격한 조건은 없게 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성사되지 못했던 것은, 중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미국같은 경우는 IMF와 세계은행에 의한 국제금융질서가 붕괴된다는 이유로 맹렬하게 반대했습니다.
원래 IMF는 당초엔 AMF를 환영했는데, 이 것은 보조적 존재로 쓰일 수 있단 생각에서였죠. 하지만 일본의 생각은 IMF와 독립적으로 아시아 국가를 원조하는 것이었고, 미국은 자신의 헤게모니가 사라질 수 있음을 염려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로, 중국의 경우 금융결정권이 당시 당에 있었기 때문에 물주가 없었단게 가장 큰 화근이었죠.
이 외환위기는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이 종착지가 아니라 일본이 가장 컸던 모양입니다. 주요은행 4개사가 파산했다고 하니까요. 1998년으로 넘어가 러시아가 모라토리움에 빠지고, 일본까지 위기가 확산되자 미국은 그제서야 허겁지겁 기조를 바꿔서 '파산전 금융기관에도 자금투입이 가능'하다고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
21세기 들어선 아들부시는 이른바 단독행동주의(영화 '더티 해리'나 '영화' 저지 드레드의 표현에 따르면 "I'M THE LAW!'정도로 볼수도 있겠네요)에 따라 아프간 이라크 전쟁을 냈죠. 다른 책에 의하면 아들부시는 아빠부시 회사다닌다면서 술먹고 놀다가, 링으로 묶은 카드묶음에 따른 성경을 보고 술끊고 개심한 양반입니다. 책외로 다시 말하자면 저 이양반이 911당시 연설에서 "이 전쟁은 성전(Crusade)입니다"하는 말 듣고 깜짝 놀랬다니까요-_- ;
뭐 일본에 대해서도 쓰긴 하는데.. 이미 글이 길어져서 좀 짧게 쓰자면 뭐 아시다시피 일본의 국가부채는 심각하지요. 하지만 그래도 일본은 항상 버팁니다. 버티는게 가능한건 일본 금융기관이 국채를 사기 때문인데.. 왜인가 하면 전 그동안 일본이 강압적으로 은행이 시키는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저자 말로는 사실 국채 말고 은행이 따로 살만한게 많지 않아서 그랬다고 합니다.
에도막부 시절에도 비유하는데, 유지가 안될것같지만 어찌되었든 이 구조는 근근히 어떻게든 유지가 되는 구조라는거죠.(250%에 가까운 부채를 안은 상태에서도 일본국민이 멀쩡히 사는걸 보면 이해가 갈듯-안갈듯 하긴 합니다=_=) 하지만 이 구조도 2020년까진 지탱하지 못할거라고 우려하죠. 전 그보단 더 버틸것같긴 합니다만.(사실 '은행'이란 기관을 생각하면 이 기관이 더 불가사의하죠. 어느 나라나 자기는 GDP의 4-5배정도 부채와 자산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이게 더 위험하거든요. 뭐 사실 남의나라에서 돈을 빌린게 아니라 자기나라에서 돈을 빌린 이상은 일본수준으로 마구 늘린 수준 아니면 위험한지도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책은 아시아 국제분업 네트워크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제로(12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지만) 달러 약세 전략은 결국 아시아 공동 통화의 기대를 부를 것이라고 사카키바라는 예언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인민은행장이었지만 지금도 중국 은행장인 주소천은 2015년부터 잊을만 하면 케인스의 '방코르'같은 국제무역화폐를 주장하고 있죠. 위험한 경상수지적자는 용납못하겠고, 기축통화의 시뇨리지도 안받아먹을테니 그냥 국제무역화폐를 쓰자-라는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현 세계정세로 보아 몽상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되기에는 5-10년정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의외로 빨리 될 수도 있지만요.
저자는 경상수지적자해소에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1. 불황이 되면 수입이 줄어서 저절로 경상수지적자가 해소가 됩니다.
2.외국의 수요를 촉진하면 외국인이 물건을 사니 경상수지적자가 해소가 됩니다.(이 경우는 반대로 상대방 나라를 키워줘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겠지만=_= 그럴리가)
3. 평가절하의 방법이 있습니다.
책 외로 감상을 적자면.. 묘하게도 - 2008년 금융위기부터의 미국은 불황이 되어 수입이 줄어 경상수지적자의 폭이 일부 줄었습니다.(...) 전 이런 전략을 '자기궁핍화'라 부르는데, 자기를 궁핍시켜서 남의 나라를 힘들게 하겠다는 전략이 19세기 영국에 있었죠(...) 택도 없는 말도 안되는 전략같은데 뭐 실제로 쓴 나라가 있으니 뭐(...) 물론 19세기 영국의 것은 효과가 확실했던 반면 미국의 것은 아니었으니, 의도한건 아닌것같긴 하지만요.
사실 미국의 경우, 지도층의 경우는 헤게모니 유지에 상당히 신경질적인 것 같더군요. 사카키바라가 아시아나에 대해 발언하자, 키신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을 선택한다는 것입니까?(저자는 그 말을 중국에 접근하면 동맹국으로 보지 않겠다고 바로 이해했죠.)
...
음..
사실 원래는 저작권 문제때문에(무단전제를 하지 말라고 책에는 분명히 적혀져있습니다. 어느 책이든 그렇죠.) 정상적인 '외국' 리뷰어라면 이런 리뷰를 하기는 매우 힘들겁니다. 그래서 2년 전부터 리뷰를 올리기 시작했을 때는 그 문제가 매우 심적으로 힘들고 부담이 많이 가고 그랬습니다. 어디까지나 전 대한민국 국민이고. 이 나라의 법을 어기며 활동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하지만 네이버 블로거 어디를 살펴봐도 이정도로 책 인용이라던가 정리라던가를 마구잡이로 올려놓은데는 적지 않더군요. 그런걸 봐서는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책의 판매 자체가 워낙 부진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리뷰를 올리는 사람은 책이라도 사기 때문에, 책의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그냥 놓아두는것같아요.(1-2년 전 어떤 팟캐스트를 보니 2천부 찍은걸 많이 찍었다고 놀라고 막 그러더군요. 물론 경제학같은 비인기 부류의 책자여서 그렇겠지만)
하지만 전 비영리 리뷰어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약간은 더 자유롭고.. 두번째로 제가 리뷰를 올릴 마음을 가진 책들은 '정말 좋은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절대 올리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이런 글을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된 상대방에게 읽게 만들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올리고 있습니다.(앞으로는 별로인 책들도 좀 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책들은 적당히만 인용할 생각입니다.) 대신에 책이 더 잘 팔릴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거죠.(물론 출판사가 '저작권 위반입니다. 하면 바로 내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할 수밖에 없긴 하지만요^^;)
이 책을 읽으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라는, 정년 후에도 재무부 장성이라던지 하는 식으로 출세길이 탄탄히 보장되(었을 수 있었던)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지 궁금하더군요. 사실 일본의 경우 '매뉴얼과 관료로 돌아간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경직된 관료조직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나라거든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일본 드라마 '아이보우(파트너) 보면서 피상적으로나마 이해하긴 했지만요.
뭐 하지만 사직서 내고 양심고백한 스티글리츠처럼 이 사람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카키바라의 예지력도 놀랍습니다. 사실 나라간에 선택가능한 길의 폭도 몇가지 없긴 하지만요.
아마 이 정도까지 읽으셨다면 책에 대해 관심이 좀 가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전 경제학도중에 조금 더 높은 길까지 가고싶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나, 혹은 '중앙은행장같은 높은 사람들의 진솔한 경험담을 알고싶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도 보고, 동시에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세상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그당시 최고로 높았던 사람이 했던 말을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보고, 경제에 문외한이지만 쉽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도 좋은 책이라고 보고, 마지막으로 적자면 논리전개가 간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였기 때문에, 좋은 책입니다. 일본인들같은 경우 책을 적을때 적어도 100명중 80명은 이해할 수 있을 수 있도록 쉽게 적는 경향이 있더군요.(물론 그런 책도 많진 않지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좀 정보를 적자면, 온라인상에서는 절판이 되었습니다. 곧, 오프라인상에서도 절판이 되었단 얘기죠. 전 중고로 책을 구매했는데, 도서관에서 만나기도 힘들것 같구요. 아마도 정말로 책을 사보실 요량이라면 알라딘 온라인 중고를 뒤져보는게 제일 빠른길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IMF가 그당시 벌였던 일에 대한 추가적인 책 리뷰도 있습니다. 제 닉으로 검색하시면 '세계화와 그 불만'이 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