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래 Article들을 주로 참조하였습니다.
특히, 최근의 포브스 기사는 AI 기술의 발전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선두주자 IBM이 AI 의사 시장에서 물먹은 기사입니다.
2017년 현재, AI 의사의 진단 결과는 사람으로 구성된 일련의 의사 그룹이 특정 질병에 대해 진단한 결과와 99% 일치하며, 2017년 중에 사람 그룹의 진단 정확도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AI 의료 시스템은 AI 사법 시스템 등 여타 부문의 AI 시스템보다 만들기 쉽습니다. 첫째, 데이터가 충분하고, 둘째, 로직이 단순하며, 셋째, 축적된 기술이 있습니다.
IBM은 무려 2006년부터 인공지능 의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그 당시는 요즘 유행하는 알파고의 알고리즘이나, 고성능 GPU가 나오기 전입니다. 따라서, 대단히 지식집약적 연구로 출발했으며, 현대의 주도적인 AI 기술과는 사뭇 다릅니다. 물론, IBM도 최신 기술인 Deep Neural Network를 적용한 의료 AI 프레임워크를 공개하였습니다.
전술했듯이, AI 의사는 비교적 만들기 쉬우며, 2018년부터 한국의 중고등학교에서 진행할 초급 머신러닝 과정에서도 제작할 수 있습니다(모 단체에서 초중고등학교 머신러닝 MOOC 강좌를 준비 중입니다).
간단히 아래의 몇 단계로 제작합니다.
첫 단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이런 저런 보험사들의 정보를 취합하여, 어떤 질병에 어떤 처방이 제공되었는지, 해당 질병을 진단한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그 다음, 신경망을 작성하는데, 혈액형, 혈압, 진단과 처방 이력, 증상, 혈액 배양 검사 결과, 체온 등의 Input 수가 고작 수백~수천 개에 불과하므로, 백만 개를 훌쩍 넘는 여타 신경망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그럼에도 AI 의사의 인풋 수는 사람 의사의 그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감기나 몸살, 피부병으로 내진할 때, 의사가 관찰하는 인풋은 10개 안팎입니다. 감기의 경우, 아~ 입벌리고, 심박동 체크한 뒤 바로 처방이 나오기도 하죠(인풋이 둘? 셋?). 어쨌거나, 건보공단과 보험사의 정보만으로, 정확도 99% 이상의 진단 시스템을 작성할 수 있지만, 문제는 증상을 누가 어떻게 수집하느냐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 번째 단계는, 증상을 수집할 물리적 수단을 개발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MRI 장비에 AI 모듈을 추가하는 것 등입니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MRI는 거대한 자석이며, 제작 과정은 굉장히 까다롭지만, 의외로 작동 원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쇳조각만 자석에 붙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질은 자성(강자성과 상자성 등)을 가지며, 인체도 예외는 아닙니다. 또한, 물질마다 자석에 반응하는 속도가 서로 다르고, 자석이 사라진 뒤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도 다릅니다. MRI는 이 점에 착안한 장치입니다.
사람 몸에 강력한 자석을 대면, 인체 세포 각각이 자기력선에 반응합니다. 자석을 떼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데, 자석을 떼자마자 잽싸게 사진을 찍으면, 각 세포에 포함된 수분의 함량 차이로 인해 세포마다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가 다르고, 자성의 방향을 포착하는 사진기를 이용하여, 정상 세포와 비정상 세포들이 구분되는 사진을 출력합니다.
MRI 장비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다는 것은 세계의 모든 MRI 장비에 AI 시스템을 부가하여(의외로 그 비용 역시 MRI 장비 가격의 1/1,000 이하입니다), 어떤 이미지와 어떤 질환이 상호 연관되는 지 학습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의 모 병원에서 작동하는 MRI 장비와 일본, 미국, 중국 등의 MRI 장비들이 서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수년 내에 정확도 99.99%의 진단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이 적용된 MRI 장비는 영상의학과 의사보다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개별 장비마다 전 세계의 모든 MRI 촬영 환자들을 진료한 경험을 공유하고, 둘째, 시간 당 수천 장의 사진을 판독할 수 있으며, 셋째, 진단 결과가 실시간입니다. 판독의 정확성도 사람 의사와 비교하기 어렵습입니다. 비단 MRI 장비뿐 아니라, 혈액배양검사 장비, 조직 검사 장치는 물론, 심지어 간단한 체온계나 심박계도 AI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AI 시스템을 만드는 건 전혀 까다롭지 않으니까요.
이러한 AI 의사들의 효용은 종래의 사람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지요. 다만, 1차 진료 기관은 AI 의사가 담당하고, 2차 및 3차 진료 기관은 사람 의사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의료 체계를 재편한다면, 기존 한국의 인구대비 의사 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 더, 미국에서 재밌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초저가 MRI 장비를 만들어 보자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인데, MRI 장비 제조 비용의 상당 부분이 초강력 자석을 만드는 초전도체 비용입니다. 자기부상열차에 쓰이는 바로 그 초전도체인데, 그게 상당히 비쌉니다. 인공태양을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연구 비용에서 제일 큰 지출항목이기도 하죠. 저렴한 초전도체를 개발하는 연구가 성과를 거두고, 오픈소스 MRI 장비가 현재의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난다면, 동네 의원이나 보건소마다 인공지능 MRI 장치를 구비할 수도 있겠지만, 가까운 장래에 실현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어쨌거나 오픈소스 MRI가 Hackaday 컨테스트에서 1등 상을 타기도 했군요.
출처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A6JfZKMV-k_Q1f3STjC7M3t1GbjfJXtSerEyoFv0coM/p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