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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3190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akenC
추천 : 8
조회수 : 2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5/22 23: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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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3년 즈음부터로 기억합니다... 저희 집에서도 살균제를 썼었구요. 다행히 오래 쓰지는 않았고,

아버지, 어머니께서 며칠 쓰시다가, 이런 게 뭐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 하고 가습기 자체를 치워버리고

방에 물을 떠다놓는 걸로 바꾸셨었습니다.




저는 그때 20대였습니다. 

저는 구기종목을 좋아해서 축구 야구 등을 종종 즐겨왔었습니다.

심폐기능도 꽤 괜찮은 편이었지요.

그러다가 이상하게, 운동을 해도 근육의 피로는 전혀 없는데 지나치게 숨이 차곤 했습니다.

살이 쪘나보다, 운동을 안하다가 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을 하다가 군대를 갔지요. 그게 21살쯤일 겁니다.

군대에서 구보도 많이 하고 축구 족구 많이 하잖습니까. 매일매일 뛰어다니고 하는데 폐활량이 늘어나질

않았습니다. 매일 똑같이 뛰어도 비슷한 정도에서 숨이 차고 구토할만큼 숨이 차올랐지요. 그러다가 한번

쓰러졌는데, 의무대에서는 별 얘기 못듣고 외래 나가서 엑스레이 찍어보곤 폐가 좀 이상한 거 같은데 휴가

나가면 병원을 한번 가보라고 하더군요.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고.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듣진 못했습니다만, 폐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여 큰 수술을 두 번 받으셨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폐에 문제가 생겨서 지금까지도 고생하고 계시죠.

저도 밤마다 계속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폐활량은 늘어나질 않습니다. 폐활량이 그렇게 단시간에 늘어나지

않는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밤마다 5km씩 워킹을 합니다. 뛰는 것도 아니고 걷는데도 4km 넘어가면

숨이 찹니다. 그냥 계속 이렇습니다. 

숨을 깊이 들이쉬지도 못합니다. 깊이 들이쉬면 가슴이 엄청나게 아파요. 후-읍 하고 들이쉬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게 안됩니다...




억울해요. 저는 너무 억울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희 아버지, 어머니 모두 억울합니다. 비교적 작은 장애를

가지게 된 저도 이렇게나 억울한데, 처자식을 잃은 분들의 고통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피해자 신청도 못했습니다. 하면 뭐하겠습니까. 이 피해가 가습기 살균제로 비롯되었다는 증명도 안되는데요.



그 당시에 옥시 최고경영자가 지금 구글 코리아의 대표라지요. 저는 그걸 듣고부터 안드로이드 폰도 안씁니다.

구글코리아가 그양반 내보내거나 제 발로 나가기 전까지는 안쓸거에요. 남에게 강요하지는 않지만요.



이 이야기를 써야 하나, 써봤자 관종이라고 찍히지나 않을까 고민 했습니다. 

믿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자유게시판이니까, 이걸 읽어주신 분들은 그래도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을 아시게 된

거니까요. 그리고, 피해자가 뉴스 한켠으로만 존재하는 이들이 아니라, 이렇게 같이 오유에 방문하는 사람 중에

도 있다는 걸 알아주시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건강, 건강이 제일입니다. 건강하세요. 제발, 이 글을 읽는 당신만이라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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